살아있는 생명체 중에서 인간이 가장 늦게 진화된다고 한다.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말하고 걷는 아이는 없다. 어느 시기까지는 부모의 절대적인 도움을 받으면서 보호되고, 그들을 보고 배우며 따라 하기 때문에 자식을 부모의 거울이라 말하는 것이다. 세상에 태어난 아이가 0~8세까지 부모의 보호와 사랑 속에서 커야 한다면 그중에서도 진심 어린 관심과 방향성, 교육철학을 가져야 할 부분이 바로 아이의 자신감이다. 어린 시절에 형성된 자신감이 자존감으로 발전하고 세상에 나가 자기 몫을 다하게 된다.
아이가 호기심이 많아 무언가를 자꾸 시도하고 실수를 좀 하더라도 화를 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좋은 징후로 생각하고 기대 어린 시선으로 지켜보는 부모가 되자. 또한 이것저것 많이 가르친다고 해서 좋은 부모가 아니다. 자신감을 심어주면 아이 스스로 자신이 해보고 싶은 것을 찾아내고 도전하게 된다. 그러므로 좋은 부모는 아이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부모이다.
자신감 있는 아이들은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선 스스로 일처리를 할 줄 알며,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보인다. 또한 호기심이 많아 매사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이며, 긍정적이다.
부모는 되도록 아이 편에서 생각해야 한다. 잘한 것에 초점을 맞춰서 칭찬하면 아이는 나도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해 더 잘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므로 부모 눈에 시시하고 사소하게 보이는 일이라도 아이 스스로 노력해서 성공한 일에 대해서는 칭찬해줘야 한다. 그래야 부모가 원하고 기대하는 방향으로 아이가 더 노력하게 된다.
그런데 아이가 잘하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못하는 것은 콕콕 집어서 지적하고 꾸중하는 부모가 많다. 그러면 아이는 잘하던 것까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잘하는 것은 크게 칭찬하고, 못하는 것은 격려해주면 모두 잘하는 아이로 자란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옛말이 있다. 유아교육의 중요성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낸 말이다. 아이의 성격은 다섯 살 이전에 엄마와 어떤 상호작용을 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어려서 모를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은 가장 가가이에 있는 부모의 모습을 보고 배우며 따라 한다.
어른이 보기에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 아이에게는 커다란 상처가 되고 슬픔이나 분노, 두려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기도 한다. 아이가 쉽게 상처받고 두려움을 느끼는 기질을 타고났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부모에게 야단을 맞았거나 친구들과 사이가 좋지 않거나 동생에게 사랑을 빼앗겨 속상하고 서러운 마음이 들어서일 수도 있다. 이럴 때 아이의 마음을 다독이고 치유해주지 않으면 부정적인 감정이 차곡차곡 쌓여 마음이 병들게 된다. 마음이 병든 아이는 소리를 지르거나 누군가를 때리는 등 폭력적인 행동으로 자신의 감정을 터뜨릴 수 있다. 또한, 어른이 되어서도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 쉽고, 자신의 감정을 다루는 데 서툰 사람이 된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속상한 마음을 풀 수 있다. 부모가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자기 마음을 알아주기만 해도 마음속에 앙금이 남지 않는다.
아이의 자존감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부모이다. 학교 선생님이나 친구들보다 가정에서 엄마, 아빠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이다. 그래서 아이는 자라는 동안 부모에게서 긍정적이면서 따뜻한 사랑의 느낌을 받아야 한다.
무엇이든 다 잘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부모의 과욕은 자칫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많은 것을 하는 아이가 오히려 한 가지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할 때가 많다. 게다가 재능이 없는 분야를 계속해서 하게 되면 아이가 좌절하고 실패하는 경험이 쌓임으로써 자칫 "나는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어"라며 자신감을 잃을 수 있고, 어떤 것에도 흥미를 보이지 않는 아이로 자라게 된다.
아이가 진정으로 좋아하고 재미있어 하는 것을 알려면 부모의 세심한 관찰과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에게 많은 것을 가르치고 경험할 기회를 줄 수는 있지만, 그것이 부모의 욕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자!
[저자소개]
저자 : 허영림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유아교육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국민대학교 교육대학원 유아교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영국, 홍콩, 중국 등 해외에서도 부모교육, 교사교육, 유아교육, 해외에서의 자녀교육 등을 주제로 활발한 강연활동을 펼치고 있다.
EBS의 [60분 부모], [라디오 멘토 부모], JEI 재능TV의 ‘허영림 교수의 자녀교육’에 전문 패널로 출연했으며, 서울특별시 보육정보센터와 성북구 영유아플라자 ‘아이조아’, 휴먼 다이나믹에서 부모·유아 관련 전문가 상담을 하고 있다. 저서로 《크게 될 아이는 부모의 습관이 다르다》,《보는 대로 배우는 아이들》,《끄는 부모 미는 부모(2009 문화관광부 우수교양도서 선정)》,《거꾸로 키워지는 아이들》,《영유아의 마음을 여는 보육학 개론(공저)》이 있고, 옮긴 책으로《영유아를 위한 부모교육》,《몬테소리 교구의 이론과 실제》가 있으며,《오감체험 엄마놀이》를 감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