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아이들은 모두 씨앗을 가직 있다. 씨앗의 크기가 나무의 크기를 결정하지 않는다. 마을에 흩날리던 작은 씨앗들도 나중에 보면 거목 느티나무가 되기도 하듯이 말이다. 이처럼 씨앗의 모양과 크기로 아이들의 꿈을 측정할 수 없다. 거대한 나무로 자랄 수 있게, 또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우리 어른들의 의무라 생각한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일은 아이가 원하는 것과 부모가 해주고자 하는 것 간의 끊임없는 조정과 중재인 듯하다. 특히 엄마의 자애로운 손길을 받으며 사랑을 듬뿍 받은 아기가 어른이 되어서도 더욱 창의적이고 행복한 사람이 된다. 그러기 이해서는 아이는 절대 혼이 나거나 주눅이 들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렇게 자라난 아이들의 독립성 결여나 진취성 부족 같은 문제점을 염려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높다.
아이가 자기 삶에서 행복하기를 바란다면, 부모부터 아이를 자신의 잣대로 평가하고 주저앉히고 적당히 안주시키고 심지어 결과만 좋으면 만사 오케이라는 식으로 대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은 도전을 즐기도록 가르치는 것, 실수를 흥미롭게 바라보도록 해주는 것, 노력을 기꺼이 즐기도록 해주는 것, 그리하여 인생에서의 진짜 공부를 지속하게 해주는 것이다.
우울증은 아동도 예외는 아니다. 우울증에 갇힌 사람의 시야는 매우 좁아진다. 그래서 제삼자가 보기에는 전혀 엉뚱한 방식으로 사태를 받아들이고 극단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우울증이 내면화하면 심한 경우 자살을 포함한 자학으로, 외부화하면 폭력으로 나타난다.
부정적인 상황을 진취적인 마음가짐으로 돌파하는 대신, 확대 해석하거나 방어기제를 작동시켜 행동을 취하지 못하게 위축시키는 것이 우울증이 하는 일이다. 또한 우울증이라고 하면 매우 심각한 수준의 질병만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우유부단함이나 미루기, 머뭇거림, 도피 같은 행동도 우울증의 여러 양상들 중 하나다.
공부 잘하는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머리가 좋아서 그런 게 아니다. 평소에 연습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아닌 척해도 실은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이미 다른 학생들보다 공부 근육을 많이 만들어놓았다. 그래서 성적이 좋고 공부 잘하는 학생이라고 칭찬 받는 것이다. 칭찬을 받으니 더욱 열심히 하고 싶어진다. 더욱 열심히 노력하니까 뇌는 점점 더 좋아진다. 똑똑해지는 가속도가 붙는 것이다.
그러므로 누구라도 나는 머리가 나쁘다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대신, 충분히 공부 연습을 해주면 뇌가 성장하고 공부를 잘할 수 있다. 뇌 세포의 연결을 더 많이 만들려면 더 어려운 것을 익히고 많이 연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미 알고 있는 것, 쉬운 것을 연습하는 것은 뇌가 성장하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좋은 공부는 먼저 즐겁고, 하고 싶어서 하는 공부여야 한다. 목적하는 바가 있고 그것으로 가기 위한 중간과정으로 필히 거쳐야 하는 어렵지만 흥미 있는 무언가를 마스터 해가는 과정이 공부다. 즐겁고 하고 싶으니까, 정해진 교과목이나 수업 외에도 다양한 채널, 다양한 소스를 들여다보고 파고들고 싶어진다.
정서적 안정감은 어른이 되어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어주는 마음의 힘이다. 어떤 경우라도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니며, 충동적이거나 파괴적인 감정이 생겨나더라도 그것에 지지 않고 이겨낼 수 있다는 자기애이다. 이는 주로 유아기에 보듬어주는 부모와의 애착 관계에 의해 든든히 자리잡는다.
훌륭한 성인이 되기 위해 우리 아이들이 가져야 할 자산은 정서적 안정감, 삶의 의미, 태도와 성격이라는 인성이다. 이 바탕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다면 하루동안 아무리 공부를 시켜도 소용이 없다.

[저자소개]
저자 : 원준희
코넬 대학교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고 정치경제학 학부를 마쳤으며,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 이후 증권회사인 자딘 플레밍, 투자회사인 리먼 브라더스, 살로먼 스미스 바니 등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국내외 유수의 기업 투자, 인수합병 등에 관여했다. 2001년부터는 국내에서 다양한 분야의 중견기업들을 인수하여 직접 경영에 참여함으로써 성공적으로 회생시켰고, 교육 분야의 명문 학원들을 합병하여 (주)타임교육을 설립, 현재까지 회장직을 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