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쟁사 속 여성
주미영 지음 / 인간사랑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쟁은 역사적으로 남성의 장으로 간주되어 왔다. 전쟁 영웅은 늘 남자들이었고, 여자들은 전쟁 속에서 희생자나 피해자가 되었을 뿐이다. 그러나 남자 만큼 용감한 여성들을 미국이 치른 전쟁에서 상당수 찾아 볼 수 있다. 단지 오래 전에 일어난 사건에 대한 기록이 부재해 정확하게 정황이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여성들의 전쟁 참여나 국방에서의 기여는 인류 역사에서 흔히 경시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많은 국가에서 여성들이 군인이 괴거나 전쟁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허용되기 시작한 것이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지만, 전쟁에 대한 인식이 힘의 상징인 남성들의 장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민주주의 국가로 탄생했던 미국의 독립 전쟁 당시 영국 식민지 내 백인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로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열들하다고 간주되었을 뿐만 아니라 법률적으로도 여성들의 지위는 열등한 상황이었다.

 

 미국 전쟁사에서 최초로 여성이 군대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때가 독립 전쟁으로 기록되고 있지만, 정확한 말하면 군인이 아니라 군대 내에서 간호, 봉재, 요리 등의 도움을 주는 전통적인 역할만 수행했을 뿐이다.

 

 여성의 전투 참여는 남성들의 적과의 싸움에서 얼마나 가용될 수 있었는가에 달려 있었다. 남자들이 군 입대로 집을 떠나 마을을 지키지 못할 경우 남아 있던 여성들은 남자 옷을 입고 소총과 건초용 갈퀴 등으로 무장해 지킬 수밖에 없었다.

 

 전쟁터에서의 여성들이란 자신을 희생하는 간호사로서, 로맨틱한 스파이 역할로서, 그리고 남자들이 없는 집을 지키는 용감한 여성의 모습으로 상상되지만, 상당수 여성들이 무기를 들고 전투에 참여하고, 감옥에 갇히기도 하고, 전쟁터에서 사망하기도 했다.

 

 여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전투에 참여한 이유는 제각기 달랐다. 일부 여성들은 자신의 남편, 연인, 가족과 함께 있기 위해서 군에 입해했다. 또 어떤 여성들은 전쟁을 마치 흥분되고 자주적인 것으로 또는 마치 여행을 한다는 생각에서 참여하기도 했다. 이와는 달리 노동 계층과 가난한 여성들의 경우에는 장려금 지급과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봉급을 보장받는 데 매료된 생계형 군입대이기도 했다.

 

 제1차 세계대전은 여성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진일보하는 기회가 되었다. 여성들은 자신이 속한 일정 사회계층에서 주로 종사하던 직종에서 벗어나 다른 분야에까지 진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하층 계급에 있던 여성들의 교육이 확대되면서 전문 분야에서 일할 수 있었다는 점을 괄목할 만한 진전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미국 사회 내 여성들은 큰 변화를 경험했다. 그런 변화에 이어 제2차 세계대전 역시 여성들에게 이전과 다른 새로운 삶의 틀을 제공해 주는 계기가 되었다. 1930년대부터 시작된 경제 대공황 하에서 높은 실업률로 인해 많은 여성들이 남자들 대신 일자리를 잃게 되었지만 전쟁으로 인해 다시 여성들은 일자리를 얻을 기회가 늘었고, 오히려 남자들이 했던 일을 대신할 정도로 미지의 영역까지 진출하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났다. 이렇게 생활뿐만 아니라 전쟁에서의 여성의 역할도 보다 적극적 참여도 변화되었다. 이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미국에서는 현대적 의미의 여권 운동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여성들도 전쟁에 참여할 수 있어서 더 이상 남성들만의 장이 아니었고, 전쟁터가 아닌 실생활에서도 많은 여성들이 다양한 직업에 진출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미국 내 여성 참여는 새롭고, 가족 지향의 남성성이 더욱 요구되기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 미 여군이 군대 내 금녀의 벽을 허물고 있는 것은 이미 검증되었다. 과거에는 전쟁터에서는 힘과 용맹함이 가장 중요한 자질로 평가받았지만, 최근에는 기술도 중요한 능력으로 인정을 받으면서 여군들의 참여 분야가 많이 늘어났다.

 

 

[저자소개]

 

저자 : 주미영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정치외교학사)
Pennsylvania State University 정치학 석사 ?
Michigan State University 정치학 박사
아태평화재단 선임연구위원
서울대학교 미국학연구소 책임연구원
현재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SSK사업 전임연구원

주요 저서
『2008 미국대선을 말한다』(2008, 공저)
『대통령제와 정치적 메커니즘』(2009, 공저)
『글로벌 경제질서 재편과 G20 정상회의』(2010, 공저)
『미국 정부와 정치2』(2013, 공저)

관심분야
미국정치, 비교정치
email: myju@hufs.ac.k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