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3년 세기의 여름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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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1차 세계대전이 있기 한 해 전인 1913년의 한 해를 1월부터 12월까지 월별로 기술하고 있지만, 각 꼭지들은 오롯이 시간 순서대로 배열되어 있지 않다. 또한 1월부터 읽어가다 보면, 익숙한 이름도 있고, 생소한 이름들도 있을 것이며, 그들의 유명한 일화도 있지만 숨겨져 있던 이야기도 있어 읽는데 재미와 흥미를 더해준다. 그리고 읽는 동안 내 자신이 1913년으로 여행을 떠난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미국드라마 "24시"라는 것이 있다. 1편부터 24편이 한 시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드라마의 특징은 시즌마다 24편인 것이다. 24편인 이유는 드라마 제목처럼 하루 24시를 말하는 것으로 1편이 그 날의 1시간을 보여주고 있다. 그만큼 박진감, 긴장감, 흥미 등 매우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래선지 시즌 8로 마감한 이 드라마를 매우 재밌게 봤었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읽는데, 미국드라마와 같은 느낌을 받아 재밌게 봤다. 1913년의 열 두달을 월별로 보다보니 이전까지 보던 고전들과는 다른 맛이 있다. 읽으면서 빠져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나 생각된다.

 

 이 책의 시작에 나오는 루이 암스트롱이 나오는데, 루이 암스트롱은 1913년 0시 1초에 총을 쏴서 체포된다. 뉴올리언스의 열두 살 소년은 춤친 리볼버로 새해인사를 하려 했던 것이란다. 그렇게 소년원에 보내지지만 그 곳에서 무척 날뛴다. 그때 보호 관찰관이 소년의 손에 트럼펫을 쥐여주었고, 그것을 받아 든 루이 암스트롱은 갑자기 잠잠해 졌다고 한다.

 

 이 책의 시작부터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그런 이야기로 시작 된다. 그러니 뒤로 갈수록 어떤 이야기들이 나올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 책의 방대한 정보량에 많은 공부가 되기도 하고, 당대 예술가들의 소소하면서 은밀한 사생활과 내면을 엿보는 재미도 있다.

 

 이 책은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유럽으로 시간여행을 떠나게 해줄 타임머신과도 같다. 강대국들이 식민지 건설로 세력을 키워가던 제국주의의 정점, 서서히 민족주의가 확산되고 여기저기서 약소국가들이 독립을 외치고, 제1차 세계대전의 서곡이라고 할 발칸전쟁이 한창이고, 강대국들은 군비를 확장해가던 시대. 철도, 무선전신, 전기 등의 기술 발전은 사람들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가속화되고, 산업화 흐름에 떠밀려 도시로 밀려든 사람들은 피로에 찌든 얼굴로 무엇에 쫓기듯 거리를 내달린다. 끊임없는 전쟁의 위협과 각박한 도시생활에 지쳐 사람들이 자기소외에 갈팡질팡하는 불안의 시대이자, 신경과민의 시대이다.

 

 미술가이자 문화사가인 저자 플로리안 일리스는 3년에 걸쳐 이 인물들의 전기, 자서전, 편지, 일기, 사진, 그림, 문학작품, 당시 신문과 잡지 등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재구성하여 1913년이라는 역동적인 한 해를 찬한하게 재현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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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플로리안 일리스(Florian Illies) [저]

- 1971년 독일 헤센 주 슐리츠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본 대학과 옥스퍼드 대학에서 미술사와 근대사를 공부했다.
독일의 대표 신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의 문예부 편집자로 일했고, 예술잡지 [모노폴Monopol]을 창간, 발행했으며, 유력 시사주간지 [디 차이트Die Zeit]의 문예부장을 지냈다. 현재 베를린의 경매회사 빌라 그리제바흐Villa Grisebach의 공동 대표이사로서 19세기 예술을 담당하고 있다.
1980년대에 청년기를 보낸 세대의 자화상을 그린 [골프 세대Generation Golf](2000) 등 이전까지 펴낸 네 권의 책이 모두 합해 10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한경희 [역]

- 서울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옮긴 책으로 [그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어떤 말을 할까][처음부터][파란 문 뒤의 야콥][헤르만][불안, 그 두 얼굴의 심리학][벌거벗은 원숭이에서 슈퍼맨으로][유럽 문화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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