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만 볼 수 있다면 - 그리고 헬렌 켈러 이야기 두레아이들 인물 읽기 5
헬렌 켈러 지음, 신여명 옮김 / 두레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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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이 책을 보면서 어디 아픈 곳 없이 건강한 몸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건강한 몸 하나만으로 얼마나 행복하고 축복받았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내가 헬렌 켈러 같은 입장이었다면 이처럼 생활하면서 모든 것에 감사할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결국 아니다가 먼저 나온다. 그래선지 이 책은 나와 아이들 모두에게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는 것 같아 너무 좋은 책이다.

 

 헬렌 켈러는 이 책의 제목처럼 사흘만 볼 수 있다면 해보고 싶은 것들을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본문 중에서 보면,,,

 

 만약 기적이 일어나 내게 볼 수 있는 시간을 사흘 주고, 이어서 다시 어둠이 시작된다면, 나는 이 소중한 시간을 셋으로 나누어 써 보고 싶습니다.

 

 첫째 날에, 나는 친절과 상냥함과 우정으로 나의 인생을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삶으로 만들어 주었던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먼저, 나는 존경하는 선생님, 애니 설리번 메이시 선생님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슾습니다. 선생님은 어린 나에게 오셔서 외부 세계의 문을 열어 주셨습니다. 나는 선생님의 얼굴을 바라보고 그 윤곽을 기억 속에 담아 고이고이 간직하고 싶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 얼굴을 자세히 관찰하여 나를 교육하는 그 어려운 일을 이루어 내게 한 동정심 넘치는 상냥함과 인내심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그 생생한 증거를 찾아내고 싶습니다.

 

 이튿날, 그러니까 볼 수 있게 된 둘째 날, 나는 동트기 전에 일어나 밤이 낮으로 바뀌는 가슴 떨리는 기적을 바라보겠습니다. 태양이 곤히 잠든 대지를 일깨우면서 펼쳐 보이는 장엄한 빛의 파노라마를 경외하는 마음으로 두 눈에 담겠습니다.

 

 다음 날 아침이 오고, 나는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한다는 기대에 들떠 새벽을 맞이할 것입니다. 확신하건대, 진짜로 볼 수 있는 사람들에게 매일 새벽은 끊임없이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시간일 것입니다.

 

 비록 상상력이 만들어 낸 기적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이날은 셋째 날이자 내가 볼 수 있는 마지막 날입니다. 나에겐 무엇을 후회하거나 동경하면서 낭비할 시간이 없습니다. 봐야 할 것이 아직도 너무 많으니까요. 첫째 날에는 생명이 있는 것이든 없는 것이든 내가 사랑했던 친구들을 보았고, 둘째 날에는 인간과 자연의 역사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현재 사람들이 일하며 사는 세계, 사람들이 일 때문에 자주 다니는 곳을 찾아가려 합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살아가는 여러 모습을 보여 주는 곳으로 뉴욕만 한 데가 있을까요? 그러므로 이날엔 이 도시를 찾아가 보려고 합니다.

 

 이렇듯 헬렌 켈러는 눈이 보이는 사흘 동안 하고 싶은 일은 적어 놨다. 이 책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우리의 신체 기능과 감각들을 무심하게 사용한다.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를 오직 귀머거리만이 알며,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장님만이 깨닫는다. 어른이 되고 나서 시력과 청각을 잃은 사람들이 특히 더 그 소중함을 깨닫는다.

 

 그러나 시력과 청각의 장애를 겪어 보지 못한 사람들은 축복받은 이러한 감각들을 최대한 써 보는 일이 없다. 그들의 눈과 귀는 어떤 장면을 볼 때나 소리를 들을 때 집중하지도 못하고 충분히 감상하지도 않은 책 그저 덤덤하게 받아들일 뿐이다. 그러나 옛말처럼 무엇을 잃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깨닫고, 아파 보아야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이른 성년기에 단 며칠 동안만 장님이 되거나 귀머거리가 되어 볼 수 있다면 큰 축복일 거라는 생각을 해 보곤 한다. 어둠은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깨닫게 해 줄 것이고, 정적은 듣는 기쁨이 얼마나 큰 것인지 가르쳐 줄 것이다.

 

 

[저자소개]

 

헬렌 켈러(Helen Adams Keller) [저]

- 1880년 6월 27일, 미국 앨라배마 주 터스컴비아에서 태어났다. 태어난 지 19달 만에 병으로 인해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는 3중의 가혹한 장애를 지니게 되었다. 1887년, 헬렌에게 새로운 삶을 찾아주고 이후 남은 생을 함께한 스승이자 동반자인 앤 설리번 선생을 만났다. 앤 설리번의 도움으로 헬렌은 라이트-휴메이슨 학교, 케임브리지 학교를 거쳐 래드클리프 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헬렌은 기적을 일으킨 장애아, 연사, 영화배우, 보드빌 배우, 진보적인 운동가 등으로 활발히 활동했으며, 특히 전 세계의 시각-청각 장애인들을 위해 헌신했다. 헬렌은 절망하지 않고 비참한 운명에 도전,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냄으로써 사람이 얼마나 위대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 주었다. 그는 장애인에게만이 아니라 비장애인에게도 끊임없이 희망과 용기를 주는 상징이 되었다.
영화 [해방]과 헬렌 켈러의 삶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정복되지 않은 사람](나중에 [헬렌 켈러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바뀜)에 출연하기도 했다. [정복되지 않은 사람]은 1956년 아카데미 상을 받았다. 1957년에는 텔레비전 드라마 [기적을 일으킨 사람]이 처음 방영되었고, 이 드라마는 이후 연극과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1964년, 헬렌은 미국 최고의 시민에게 주는 상인 '자유의 메달'을 받았다. 1968년 6월 1일, 헬렌은 코네티컷 주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가 지은 책으로 [내가 살아온 이야기](1902~03), [내가 사는 세계](1908), [어둠을 벗어나](1913), [나의 종교](1927), [삶의 한복판](1929), [헬렌 켈러의 일기](1938), [선생님, 앤 설리번 메이시](1955) 등이 있다.
신여명 [역]- 서울대학교 원예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에서 2년 동안 살면서 어학을 공부했다.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로서 어린이 책을 기획하는 한편 해외의 좋은 어린이 책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옮긴 책으로 [중국을 구한 참새 소녀], [하늘 나무], [시티 오브 엠버], [빛의 도시 스파크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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