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지구를 죽였는가
클라이브 해밀턴 지음, 홍상현 옮김 / 이책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지구온난화와 관련해 가장 충격적인 사실 중 하나는 기후과학이 발전할수록 온난화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점점 더 나쁜 미래를 그린다는 것이다.

 

  대기 중에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활동에는 세 가지가 있다. 산업 공정에서 에너지원으로 화석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 산림의 벌채와 소각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 그리고 이산화탄소가 아닌 다른 종류의 온실가스 배출이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따르는 경제적 손실에 대한 공포는 언론이나 신문의 헤드라인에서 끊임없이 다루어진다. 경제적 손실을 분석하는 것은 정책결정자들에게 온실가스 배출 절감의 필요성을 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되는 것으로, 분석가들은 그 비용이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많은 환경론자들은 대기업이 환경문제에 책임을 져야 하며 자유시장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온난화 문제의 경우에도 국제적인 기업들이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짊어짐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이제 영원한 성장이라는 마지막 비전을 포함해 더 이상 유토피아나 더 나은 세계에 대한 기대를 버려야 할 시점이다. 성급하게 역사의 종언을 말했던 자유자본주의의 승리는 자유자본주의가 약속한 풍요로운 세상이 산업의 발전으로 인해 파괴되어가는 환경의 위협을 받기 시작하는 시점과 일치한다.

 

  기후변화의 전망을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에게 편했던 대부분의 믿음들, 즉 우리의 세계를 안정적이고 문명화 된 공간으로 유지시켜준 세계관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우리의 삶뿐만 아니라 우리의 미래에 대한 상상과 계획조차도 바꿀 것을 강요한다.

 

  기후변화는 현대 정치의 실패를 대표한다. 선출된 정부는 국민의 뜻에 따라야 하지만 오늘날 세계의 정부들은 국민들의 이익을 대표하지 못하고 거대 에너지회사들과 성장 이데올로기의 노예가 되었다.

 

  우리는 기후변화의 충격에 대한 준비를 자기만의 보호를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로 뭉친 민주주의 정치 건설을 목표로 활발한 정치적 개입을 시작해야 하며, 기후 재앙을 막기에는 이미 늦었지만 아직은 우리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들이 남아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은 어쨌든 온난화와 그 영향을 늦출 수 있기 때문에 노력을 하는 것이 하지 않는 것 보다는 긍정적이다.

 

  지속되는 기후변화는 이제 우리의 법이 보호하고자 하는 안정과 번영, 문명화된 공동체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인류에 대한 의무 혹은 자연 세계에 대한 의무를 상기하여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 재앙의 주범들을 보호하고 있는 법을 무너뜨릴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저자소개]

 

클라이브 해밀턴(Clive Hamilton) [저] 

- 호주의 가장 진보적인 경제학자이자 실천적인 지식인인 그는 2008년 6월 찰스스튜어트 대학교와 멜번 대학교가 함께 만든 응용 철학 및 공공 윤리 연구소의 공공윤리 담당교수이자 예일 대학, 캠브리지 대학, 옥스포드 대학의 초빙 교수이다. 호주국립대학교에서 역사학과 심리학, 순수수학 학위를 받았으며, 시드니 대학에서는 경제학 학위를 받았다. 1986년 영국 서섹스 대학 경제발전연구소에서 [한국의 자본주의적 산업화]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호주국립대학교에서 개발경제학을 강의하였으며, 정부 조직인 산업경제국과 자원평가위원회, 인도네시아의 자원 경제학자로서 일하기도 했다.
1994년 진보 두뇌집단인‘오스트레일리아 인스티튜트’를 설립해 2008년까지 14년 간 연구소장을 맡으면서, 그는 성장 이데올로기에 대한 치밀하고 예리한 비판과 함께 기후변화와 복지, 민영화 등 공공정책 분야에서 진보적인 이론을 수립하고 대안을 제시해 왔다. 2009년 대중토론과 공공 정책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아 호주 훈장을 수여받았고, 녹색당 후보로 정치 일선에도 나서는 등 실천적인 지식인의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2012년 그는 연방정부 기후변화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추대되었으며, 왕립 인문학 협회의 회원이다.

 

 

홍상현 [역] 

-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호주의 퀸즐랜드 대학에서 환경관리 석사 과정을 수료한 후 현재 애들레이드 대학교에서 지속가능한 에너지 정책 연구라는 주제로 박사 과정 중에 있다. 다양한 지식과 경험의 연결고리가 되기를 소망하며, 기후변화를 포함한 다양한 환경 및 지속가능성 등의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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