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고전 - 철학 고전을 이해하기 위한 길잡이
로베르트 짐머 지음, 이동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철학 고전은 무엇보다 우리 자신이나 우리가 함께 살고 있는 사회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가능하게 해준다.

 

  솔직히 수많은 철학 고전을 읽는 것은 상당한 인내와 고통을 동반한다. 더욱이 번역된 서양 철학 고전이 대부분 우리말 같지 않은 어색한 문장이나 일상적으로 쓰이지 않는 개념들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접근하기 더욱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이 책에 제시된 16편의 에세이는 철학이라는 것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뭐든 처음에 방식을 몰라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결국 시작을 하게되면 그 다음은 어떻게 해서든지 전진할 수 있게 된다. 바로 누구나 어려워하는 철학에 들어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그럼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에세이 몇 가지를 살펴보자.

 

  플라톤은 소크라테스가 트라시마코스와 정의에 관해 토론했던 기존의 [트라시마코스]라는 대화에 기초해서 [국가론]을 구성했다. 그리고 르네상스 때 [국가론]은 수많은 국가 유토피아의 모범이었다. 또한 19세기와 20세기 마르크스주의자들도 계급 없는 사회의 목표를 정식화하고 플라톤이 심어놓았던 유토피아적 싹을 그 안에 이식해놓았다. 플라톤은 정의가 말이나 요구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한 사회의 모델에 구체적인 생각으로 나타나야 한다는 요청을 수용한 것이다. 그래서 그는 정치철학의 상상들을 오늘날까지도 고무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태평성대에 깊숙이 뿌리박힌 인간의 꿈도 다루었다.

 

  몽테뉴의 [에세]는 신뢰성, 구체성, 가벼움을 철학에 부여했다. 이것들과 함께 철학은 철학을 연구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삶의 인도자로서 원했던 독자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은 아주 소수의 작품들에서 볼 수 있듯이, 철학에 새로운 공간을 열기 위해 의심을 생산적 힘으로 사용하여 그 한계에까지 이르는 사유를 위한 것이다. [방법서설]이 일종의 스케치라고 한다면, 그 스케치는 철학사에 있어 위대한 개척자 가운데 한 사람이 남겨놓은 유산이다. 데카르트는 [방법서설]과 함께 어떤 영역에 발을 내디뎠다. 철학은 오늘날까지 그 영역의 크기와 한계를 측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존 로크의 [통치론]은 인간이 잃어버릴 수 없는 자유로운 시민의 권리를 보여줌으로써 소수의 정치철학 작품들이 했던 것처럼 인간의 자기 의식을 강화했다.

 

  칸트는 인간 이성의 월권에 대항했고 동시에 이성이 가진 창조성과 수행 능력에 대해 눈을 뜨게 해주었다. [순수이성비판]과 함께 형이상학은 긍극적으로 사변의 하늘에서 비판적 시험이라고 하는 땅으로 내려오게 된 것이다.

 

  [이것이냐 저것이냐]는 쇠렌 키르케고르의 가장 유명한 책이며, 이 책을 통해 키르케고르는 삶이 전혀 순수한 이론적 물음이 아니라는 점과 자신의  삶을 결단해야 하는 모든 인간이 철학에 눈을 감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뚜렷이 기억나게 했다.

 

  철학자의 과제는 일반 대중 앞에 나타나 특정한 가치를 고백하고 왜 이러한 가치를 결정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근거를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것이다. [정의론]이 이룩한 가장 중요한 공헌은, 철학이 그러한 근거에 대해 다시 공개적으로 논쟁을 하면서 한 사회에 있어 정의의 물음을 스스로 다시 제기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민주주의가 현대 철학의 이론적 기초를 얻게 되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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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로베르트 짐머(Robert Zimmer) [저]

- 1953년 트리어에서 태어나 자르브뤼켄과 뒤셀도르프대학에서 철학과 영문학을 공부했다. ‘비판적 철학을 위한 모임’의 회원이며 대학에서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과 실용서를 주로 쓰면서, 베를린에서 자유 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유럽 도덕론자 입문](1999), [에드먼드 버크 입문](1995) 등이 있으며, 마르틴 모르겐슈테른과의 공저로 [칼 포퍼](2002), [철학의 만나는 지점](2002), [철학사의 이해](2003) 등이 있다.

 

 

이동희 [역]

- 한신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헤겔의 정신현상학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무총리 산하 시민사회발전위원회 전문위원과 한신대 학술원 연구교수로 활동하였다. 지은 책으로는 Der in die Natur versenkte Geist(1996), [사진으로 보는 서양 철학 기행]1 (2000), [공동체란 무엇인가?](2002), [21세기 한국 시민사회의 발전방향과 과제](2004), [라이프니츠를 중심으로 본 유럽 계몽주의시대 중국철학 수용문제](2005)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슐라이어마허의 해석학](2000), [쉽게 읽는 헤겔-정신현상학](2002), [메타피지카 공주](2003), [라이프니츠가 만난 중국](2004), [니콜라스의 유쾌한 철학카페](200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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