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 이현수 장편소설
이현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엔 그냥 소설이라고만 생각하고 읽었는데, 읽다보니 이 책은 한국전쟁 중에 벌어진 '노근리 양민학살사건'에 관한 이야기 였다. 또한 충북 영동 출신인 작가가 고향의 아픈 과거를 이야기 한다.

 

  이 책에 두 아이가 노근리 쌍굴에서 탈출하기 위해 깜깜한 밤에 알몸에 진흙을 바르고 탈출을 시도한다는 대목이 나온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불현듯 한 영화가 떠올랐다. 그 영화는 바로 노근리 사건을 배경으로 한 '작은연못'이란 영화다.

 

  이 영화를 보면서 어떻게 이렇게 잔인하게 양민을 학살할 수 있을까? 생각했었다. 아무리 전쟁중이고 미군들이 양민과 인문군을 구별하기 힘들었다고해도 양민과 인민군 할 것 없이 모두를 사살할 수 있었던 것일까? 아마도 이들은 자신들이 왜 죽어야 했는지 영문도 모르고 죽어갔을 것이다. 이것은 전쟁에서 비롯된 비극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끔찍한 것 같다.

 

  이 책은 헝클어진 기억의 타래실을 함부로 잡아당신 여자 김진경과 내시가를 지키는 수문장 김태혁의 두 관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다큐멘터리 작가 김진경은 어린시절 내시가문의 딸이라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놀림과 괴롭힘을 당한다. 이런 어린시절이 싫어서 김진경은 고향으로 다시는 돌아가지 않으리라 다짐하게 된다. 하지만 노근리 사건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라는 국장의 지시 때문에 어쩔수 없이 고향으로 가게 된다.

 

  고향에서 김진경은 다큐멘터리를 위한 취재와 인터뷰를 하던 중 자신의 어머니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알게 된다. 김진경은 어머니가 자신을 낳다가 죽었다고 알고 있었는데, 사실은 노근리 쌍굴에서 목을 메어 죽었음을 알게 된다. 이런 어머니의 비밀을 알면 알수록 노근리 사건을 점점 파고들게 된다.

 

  요즘 우리들은 자신의 일이 아니면 관심조차 갖지 않고 산다. 하지만 이런 사건은 겪지는 않았어도 잊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이런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기억하는 것이 최소한의 우리들의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므로 이 분들의 아픔을 조금은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많은 독자들이 읽고 많은 사람들이 공유했으면 좋겠다.

 

~~~~~~~~~~~~~~~~~~~~~~~~~~~~~~~~~~~~~~~~~~~~

 

[저자소개]

 

이현수 [저]

- 충북 영동에서 태어나 1991년 충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그 재난의 조짐은 손가락에서부터 시작되었다]가, 1997년 제1회 문학동네신인상에 단편소설 [마른 날들 사이에]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토란] [장미나무 식기장], 장편소설 [길갓집 여자] [신기생뎐]이 있다. 무영문학상과 한무숙문학상을 수상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