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은 나쁘다고 말하지만
가야노 도시히토 지음, 임지현 옮김 / 도서출판 삼화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첫 장을 넘기면 '폭력은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온다. 나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폭력은 나쁘다고 말할 것이다. 이유는 어려서부터 무수히 폭력은 나쁜거라고 들으면서 자랐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이 문제에 정답이 있을까? 그것을 알고 싶어 이 책을 보게 되었다.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학새들에게 폭력은 나쁘다고 가르치지만, 정작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바르게 인도하기 위해 체벌이라는 것을 하는 경우가 있다. 과연 이 체벌은 폭력이 아닌 것일까? 그런 폭력의 기준이 어딘가에 따라서 답도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니 결론은 폭력 자체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폭력은 경우에 따라 '좋은 것'일 수도 있고, '나쁜 것'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정당하 때도 있고, 정당하지 못할 때도 있다. 때와 경우에 따라 긍정할 수도 있고, 부정할 수도 있다.

 

 

  폭력이란 단순하게 생각하면 신체나 물체에 가해지는 파괴적인 힘에 지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폭력은 단지 힘에 지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폭력은 단지 힘의 작용 중 하나이며, 여기에서 인간이 경우에 따라 '좋다' 혹은 '나쁘다'라는 가치판단을 부여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폭력 자체를 나쁘다고 단정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학교에서 배우는 '폭력=악'이라는 안이한 도식은 버려야 한다. 이것을 버린 상태에서 폭력을 고찰해야만 우리 사회의 폭력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폭력은 '나쁜 것'이라고 누구나 말하면서도 우리는 왜 이렇게 폭력에 이끌리고 폭력을 동경하게 되는 것일까? 무척이나 아이러니하다. 그렇지만 여기에는 확실한 이유가 있다. 이는 우리의 존재 자체가 폭력을 바탕으로 성립되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존재가 폭력을 바탕으로 성립되어 있다는 말은 도대체 무슨 뜻일까. 이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폭력을 통하지 않고는 획득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서 다른 생물을 살생하고 그것을 섭취한다. 신체를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동물이나 식물을 살생하고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살생은 피할 수 없는 폭력이며, 이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같이 음식이나 신체의 안전, 권력 등이 모두 폭력을 통하지 않고는 얻을 수 없는 한,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폭력은 사라질 수 없다. 그것은 폭력 자체가 우리의 존재 안에서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는 불변의 현실을 보여 준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존재가 폭력을 바탕으로 성립되어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인간 존재는 폭력으로부터 떼어놓을 수 없으며 우리 사회에서는 폭력을 통하지 않고는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있다. 이를 인정하지 못하면 우리는 폭력을 고찰할 수 없고, 폭력이 범람하는 이 사회에서 생존해 나갈 방법을 터득할 수 없을 것이다.

 

 

[폭력에 대처하는 세 가지 방법]

 

1. 합법적인 폭력을 독점하는 국가를 통해 폭력에 대처하는 방법

 

2. 합법성은 갖지 않으나, 그 지역을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폭력 조지으로부터 보호받음으로써 폭력에 대처하는 방법

 

3. 스스로 폭력을 조직하고 행사함으로써 자력으로 범죄나 외부의 폭력에 대처하는 방법

 

이 세가지 방법중에서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바로 첫 번째 방법이다.

 

 

[저자 소개]

 

카야노 도시히토(가야노 도시히토)(萱野稔人) [저]

- 와세다 대학 문학부를 졸업하고, 2003년 파리 제10대학 대학원 철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파리 대학 철학박사). 현재 즈다쥬크(津田塾)대학 국제관계학과 준교수로 재직하면서 철학을 강의 중이다.
저서로는 [돈과 폭력의 계보학(カネと暴力の系譜學)], [권력을 읽는 법―상황과 이론(權力の讀み方―狀況と理論)], [오늘날, 철학이란 무엇인가?(いま, 哲學とはなにか)(공저)]등이 있으며 국내에는[국가란 무엇인가](산눈, 2010) 가 소개되었다.

 

임지현 [역]

- 중앙대학교 일어일문학과 석,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영상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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