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가 배꼽 잡는 이야기 사계절 저학년문고 8
조호상 지음, 김성민 그림 / 사계절 / 199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에는 재치 있고 배꼽을 잡을 만큼 우스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좁쌀 한 톨로 강가든 총각, 강아지 한 마리로 호랑이를 한꺼번에 많이 잡은 젊은이, 꾀를 써서 고약한 주인 영감을 혼내 준 머슴, 어처구니없는 억지를 부리는 주막집 주인에게 같은 방법으로 맞받아친 아이의 이야기, 훈장님이 내준 어려운 문제를 재치로 풀어내는 제자 등 아이들의 재치 넘치는 이야기를 하나하나 읽으면서 깔깔깔 웃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혜와 여유 있는 사고를 배울 수 있다.

 

 

 

  이 책을 읽은 우리 아이는 강아지 한 마리로 많은 호랑이를 잡은 이야기가 제일 재밌었단다. 그런데 나도 이 이야기가 가장 재밌다. 그리고 좁쌀 한 톨로 장가까지 간 총각 이야기도 아이는 기억에 남는단다. 아이는 이 총각이 대단해 보인 것이다. 이 이야기는 현실성은 떨어지지만 옛날 우리 조상님들의 착한 마음씨가 잘 표현된 이야기라 생각한다.

 

  강아지 한 마리로 호랑이를 많이 잡은 이야기는, 호랑이를 한꺼번에 많이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한 게으름뱅이 총각이 괭이로 구덩이를 파서 온갖 똥거름을 채운 다음, 그 위에 들깨 한 말을 들이부었다. 수북이 자라난 들깨를 딱 하나만 남겨 두고 몽땅 뽑아냈더니, 그 들깨가 쑥쑥 자라 아름드리 나무만큼이나 커졌다. 총각은 그 들깨를 짜서 여러 개의 항아리에 가득 부어 놓고 강아지 한 마리를 얻어다가 틈만 나면 들기름 항아리에 목욕을 시켰다. 이렇게 들기름에 목욕시킨 강아지를 아주 긴 줄에 매달아 산 속에 두었더니, 다음날 강아지는 살아있고 강아지를 묶었던 긴 줄에는 많은 호랑이들이 엮여 있었다. 비법은 총각이 강아지를 들기름에 목욕시킨데에 있다. 호랑이가 강아지를 잡아먹지만 너무 느끼하고 미끄러워 바로 호랑이 똥구멍으로 나오게 된다. 그러면 다른 호랑이가 또 잡아먹고 또다시 강아지는 똥구멍으로 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해서 호랑이가 줄줄이 엮이게 된 것이다.

 

  이 책은 해학적인 문체와 자연스러운 입말체가 뛰어나 아이들이 이야기의 세계에 흠뻑 젖어들면서 옛사람들의 낙천적인 사고와 삶의 지혜를 생생하게 느껴 볼 수 있다.

 

 

[저자소개]

 

  글쓴이 조호상님은 1963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났습니다. 1989년 [사상문예운동]에 시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그 동안 [연오랑 세오녀], [얘들아, 역사로 가자], [야생동물 구조대], [별난 재주꾼 이야기], [물푸레 물푸레 물푸레], [누군 누구야 도깨비지], [울지 마, 울산바위야] 등을 썼습니다.

 

  그린이 김성민님은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서양화를 공부했습니다. 줄곧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려왔으며, 목판을 이용하여 우리 옛이야기의 세계를 깊이 있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내가 처음 쓴 일기], [두꺼비 신랑], [쥐돌이의 세상 구경], [멧돼지가 기른 감나무], [돼지 콧구멍], [토끼전], [여우누이] 등 여러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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