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위한 경제학은 없다 - 부자들이 감추고 싶어 한 1% vs 99% 불평등의 진실
스튜어트 랜슬리 지음, 조윤정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영국의 불평등에 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문제가 과연 영국만의 문제일까? 아마도 선진국으로 가고있는 우리나라의 미래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니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좀 더 나은 미래를 만들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미국에서 불평등의 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대단히 민감한 사안이다. 미국이란 나라는 언제나 세계가 부러워하는 기회의 사회를 만들었다고 자부하기 때문이다. 폴 크루그먼은 "소득 분배에 관한 언급조차 '계급 투쟁' 이라는 비난과 분노를 불러 온다." 고 썼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불평등이 증가하면서 최상위층의 소득이 더 크게 증대되고, 빈부 격차 역시 모든 계층으로 확대되었다. 두 나라에서 심화된 재산 집중 현상은 두 가지 요인에서 비롯되었다. 첫째, 최상위층의 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반면, 중하위층 소득근로자들의 보수는 계속해서 하락했다는 사실이다. 이에 반해 최상위 집단, 특히 기업의 중역, 금융가, 은행가의 보수는 다른 노동 인구에 비해 월등히 증가했다.

 

 

  이런 임금 하락이 의미하는 사실은 1980년대 초부터 임금 노동자 계층에게 돌아가는 국가 생산 가치의 비중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이 현상은 두 가지 별개의 방식으로 일어났다. 첫째, 해마다 기존 국가 생산의 일정 부분이 임금에서 이윤으로 옮겨 갔다. 둘째, 경제 성장으로 해마다 커지는 국가 생산의 증가분에서 노동 계급에 돌아가는 몫이 감소했다.

 

  국가의 부를 소득과 이윤으로 분배하는 방식은 부분적으로 사회 균형의 문제다. 과도한 임금이 회사의 미래를 위협할 수 있는 반면, 과도한 이윤은 감당할 수 없는 불평등 수준을 낳는다. 실제로 이윤 몫과 불평등 수준은 오랜 시간에 걸쳐 서로를 쫓아가는 경향을 보인다. 1980년대 초부터 정치적으로 전개된 이윤 확대 노력의 가장 큰 수혜자는 사회의 소수 집단, 즉 이미 소득과 부의 최상위에 있는 자들이었다.

 

  미국에서는 금박시대의 거인들이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했다. 경제 환경이 산업가와 거상들에게 매우 호의적이어서 가능했다. 노동자들의 힘이 약한 상태에서 임금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었기 때문에 산업은 매우 큰 이윤을 낼 수 있었다. 영국에서는 상대적으로 노동자들이 조직화되지 않았고 회사들은 제대로 규제를 받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임금은 1870년 총국민소득의 절반을 약간 웃돌았다.

 

[위 그림은 2007년까지 40년간 사회학자들이 '노동 계층' 으로 분류한 인구 비율은 70퍼센트에서 44퍼센트로 하락한 반면, '중산층' 은 31퍼센트에서 55퍼센트로 증가했다. 짧은 기간치고는 큰 변화였다.]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영국의 사회 구조는 '피라미드형' 이었다. 맨 위는 소수의 특권 부자층, 중간은 소수의 풍족한 중산층, 그 아래는 대다수의 하위층이 자리한 구성이었다.

 

  저임금 고용의 확대가 생활 수준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하여 정부는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었다. 첫째는 상대적 소득 감소와 빈곤 증가를 내버려 두는 것이었다. 1970년대 말부터 보수당 정부가 취한 정책이었다. 그 결과 상대적인 빈곤은 1979년에서 1990년대 중반까지 두 배로 증가했다. 1997년 노동당이 집권했을 때, 빈곤 가정의 아이는 1979년 여덟 명 가운데 한 명에서 네 명 이상으로 많아진 상태였다. 두 번째 선택은 국가가 개입하여 시장의 힘이 소득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시키는 것이었다. 노동당은 이 정책을 채택했다. 1997년부터 사회 목표를 빈곤 퇴치에 둔 결과, 다음 12년 동안 빈곤도가 약간 떨어졌다. 하지만 보수 불평등이 노동당 집권 뒤에도 계속 증가했기 때문에 정부는 단순히 현상 유지를 위한 것이라고 해도 훨씬 많은 일을 해야 했다.

 

  실직과 저임금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지난 30년의 가장 큰 승자는 금융이었다. 금융은 미국, 영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확대되는 소득 격차의 배후에서 가장 중요한 힘으로 작용했다.

 

  세계는 지금 지난 80년 가운데 가장 긴 침체 국면에 들어가 있다. 다른 대부분의 부국들도 마찬가지지만, 영국은 끝을 알 수 없는 불경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100만 명이 넘는 25세 이하의 젊은이가 무직 상태다. 중저소득층의 생활수준은 10년간 줄곧 하락해 왔으며, 향후 8년간 경기 침체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현 위기는 무엇보다 경제적 파이의 불평등한 분배 방식에서 비롯되었다. 영국뿐 아니라 세계 대부분의 부국에서 노동 계층이 국가 생산 중 차지하는 몫은 점점 더 줄어드는 반면, 대기업과 갑부들이 차지하는 몫은 크게 증가했다.

 

  아마도 이런 문제들로 인해 빈부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누구나 부자가되길 꿈꾸지만, 열심히 노력해도 그 차이를 쉽게 좁히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 노력하는 만큼의 보상이 돌아오는 그런 날이 언젠가는 올거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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