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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명궁 사위 - 퐁퐁퐁 지혜 이야기 ㅣ 굽이구비 옛이야기 3
전경남 엮음, 김종민 그림, 최원오 감수 / 해와나무 / 2011년 12월
평점 :
대개는 경험을 많이 쌓을수록 지혜가 생긴다고 한다. 경험을 많이 쌓게 되면, 사물의 한 부분만을 보지 않고 전체를 보거나, 관련이 없어 보이는 것들과도 서로 연결해서 더 넓고 깊게 보고 판단할 수 있다.
우리 옛 조상들은 지혜를 으뜸으로 생각했다. 특히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옛이야기를 들여다보면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의 가장 중요한 무기이자 힘이 바로 지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에는 총 열한 편의 지혜와 관련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간혹 어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하지만, 지혜와 관련된 이야기에서 주인공은 대부분 아이이다.
지혜는 객관적 지식보다는 세상의 이치를 깨닫는 데에서 생겨 납니다. 때문에 아이들이 이러한 경지에 이룰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수많은 옛이야기에서 '지혜로운 아이'가 나온다는 것, 즉 '어른 같은 아이'가 등장한다는 것은 그만큼 아이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세계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원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이와는 정반대의 해석도 가능하다. 지혜로운 아이가 맞서고 있는 상대가 어른들 또는 그들이 통제하고 있는 사회이기 때문에, 아이가 기성세대나 기성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두 가지 관점을 모두 생각하면서 지혜 이야기를 감상하는 것이 중요하다.
* 박문수를 도운 아이
암행어사 박문수의 일은 백성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실수로 불쌍한 백성이 죽임을 당한다. 이 일로 자책하던 박문수는 우연히 아이들의 원님놀이를 보고, 자신이 겪은 일에대해 원님 역할을 하는 아이에게 말하고 명 판결을 받는다. 그래서 박문수는 이 아이와 같이 다니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아이의 부모에게 허락을 받고 아이와 동행하게 된다. 아이만도 못한 박문수는 결국 사고를 치게 되고, 이 사고도 지혜로운 아이 덕분에 무사히 넘어가게 된다.
암행어사라면 임금님의 명을 받고 백성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각 지방으로 파견나간 관리를 말한다. 이런 암행어사가 위의 이야기처럼 아이만도 못하진 않았으리라. 그러나 이 책이 이야기해주고 싶은 것은 이 책을 보는 아이들이 지혜로운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아닐까 생각한다.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2/2012/04/16/24/taeseong1203_0207580458.jpg)
<아이들의 원님 놀이를 지켜보고 있는 박문수.>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2/2012/04/16/24/taeseong1203_4558754775.jpg)
<아이 덕분에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던 박문수.>
지혜에 관한 옛이야기에 아이가 자주 등장하는 것은, 아이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의 유일한 방어 수단이 지혜이기 때문이다. 돈이나 권력은 그가 처한 사회적 조건에 따라 있다가 없다가 하는 것이지만, 지혜는 사회적 조건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마련될 수 있는 것이다.
* 재산을 지킨 부잣집 며느리
사회적 약자였던 여성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전통 사회에서 여성은 사회적 활동에 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남성들에 비해 그 사회적 지위가 낮았다. 때문에 여성은 아이, 노인과 함께 사회적 약자로 분류되었다. 그런데 이 며느리는 놀라운 지혜를 발휘하여 문제 상황을 해결한다. 누구도 해결 못할 것 같던 문제를 지혜로써 잘 해결하고 살림 또한 잘 꾸려 나간다. 그리하여 결국 부잣집 며느리가 된다.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1/2012/04/16/24/taeseong1203_5761426840.jpg)
<주어진 재산을 지키지 못해 쫓겨나는 며느리들>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1/2012/04/16/24/taeseong1203_9716686982.jpg)
<똑똑한 며느리 덕분에 집에 곡식이 넘쳐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