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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양 간 코끼리 ㅣ 큰숲동화 1
김문태 지음, 허구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11년 1월
평점 :
태종 11년(1411년) 2월에 일본의 왕 원의지가 우리나라에 없는 코끼리를 바쳐 사복시에서 기르게 하였다. 이듬해 12월에 공조전서인 이우가 코끼리에게 못생겼다며 비웃고 침을 뱉다 밟혀 죽는 사건이 터졌다. 결국 코끼리를 전라도 순천부의 장도라는 섬으로 유배가게 되었다. 그러나 코끼리는 수초를 먹지 않아 날로 수척해졌고, 사람만 보면 눈물을 흘리곤 하였다. 세종 3년(1421년) 3월에 임금이 불쌍히 여겨 물과 풀이 좋은 곳을 가려서 코끼리를 내어놓고, 병들어 죽지 말게 하라는 어명을 내렸다. 역시 성군이신 세종대왕만의 어명이다. 세종대왕은 조선에 있는 모든 백성들 뿐만 아니라 동물과 그 밖의 모든 것에 신경을 쓰셨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겠다 하겠다.
이 책은 사실을 바탕으로 꾸며진 이야기 책이다. 태종 시절 백성들이 처음 본 코끼리는 얼마나 무섭고 신기 했을까? 우물 안 개구리가 우물이 제일 큰 물가라 생각하듯이, 조선 백성들에게 처음 본 큰 동물이라곤 황소 밖에 없었으니 황소보다도 훨씬 큰 코끼리를 눈 앞에서 보면서도 믿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코끼리가 궁에서 관료를 밟아 죽이는 사건이 터지자 태종은 다른 관료들처럼 코끼리를 한 섬에다 유배 시킨다. 그러니 이 곳 섬 사람들은 코끼리를 보고 얼마나 놀랬을지는 가히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이 섬의 최고 부자인 최 부자는 코끼리를 보고 놀라하는 섬 사람들에게 코끼리의 무게를 맞추면 쌀 한가마니를 주겠다고 말한다. 이를 듣고 있던 이 생원이 최 부자 앞으로 나간다. 역시 어디고 숨은 고수는 있기 마련이다. 최 부자는 무식한 섬 사람들이 무슨 수로 코끼리 무게를 잴 것인가 생각하고는, 어차피 못 마칠 것이라 생각하고 던진 질문이었다. 그런데 이 생원은 코끼리를 배에 태우고 배가 물에 얼마만큼 가라 앉는지를 체크한 뒤, 코끼리를 다시 내리고 돌을 배에 싣어 코끼리를 태워서 가라 앉았던 만큼 돌을 배에 싣는다. 그리고는 그 돌들의 무게를 하나 하나 측정해서 합하면 바로 코끼리의 무게인 것이다. 이에 최 부자는 어쩔 수 없이 쌀 한가마니를 주게 된다.
우리의 주인공인 개동이는 이 광경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하고는 이 생원에게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느냐고 묻자 이 생원은 책을 보면 된다고 말해준다. 자신이 한 것도 이미 삼국지라는 책에 나와 있다고 얘기해 준다.
개동이는 집 안에서 책만 읽던 이 생원을 다시보게 된다. 이 후 이 생원은 다시한번 활약을 하게되고, 이 광경을 본 개동이는 이 생원에게 글을 배우려 결심하게 된다. 그리고 과거를 준비한다.
조선 시대에 가난한 양반들은 평민들과 별반 다른 생활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개동이네도 양반네 집이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당장 먹고 사는 것이 더 중요해 개동이는 글을 배우지 못한다. 또한 이 당시에는 글을 안다고 다 과거시험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동이 친구 삼식이는 개동이와 함께 글을 배우지만, 나중에 과거시험은 볼 수 없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글을 배우기도 하지만, 글을 배워 책을 읽으므로서 사람답게 살아가는 법도 배우게 된다는 것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시대가 신분을 가르지만, 배울 수 있다면 배우는 것이 최상이라는 생각이다. 지금도 평생을 공부하면서 살지 않으면 도태되고 만다.
세종대왕의 말처럼 누구든 나에게 가르침을 주는 사람은 나의 스승이다라는 말 너무 좋다. 이 말처럼 누구에게든 배울 점을 꼭 있다는 말이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