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죽 할멈과 호랑이

팥죽 할멈과 호랑이 - 2004 볼로냐아동도서전 수상작 ㅣ 꼬불꼬불 옛이야기 1
서정오 / 보리 / 1997년 4월

  호랑이와 할머니가 나오면 옛날 이야기 중 하나인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하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런데 이 책의 이야기도 비슷하기는 한데, 좀 더 아이들의 상상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야기의 시작은 옛날 옛날에로 시작된다. 마치 할머니에게서 옛날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말이다.

 

  한 할머니가 산 밑에서 팥을 심다가 황소만한 호랑이를 만나게 되고, 꼼짝없이 호랑이에게 잡아먹히게 된 할머니는 호랑이에게 팥농사 다 지어서 팥죽 쑤어먹을 때까지만 기다려 달라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호랑이는 돌아가게 된다.

 

  결국 호랑이와 약속한 날은 다가왔다. 이날 할머니는 팥죽을 한 솥 가득 쑤어 놓고 울고 계셨는데, 자라가 왜 우냐고 묻자 할머니는 오늘 호랑이에게 팥죽 한 그릇만 주면 자신이 도와주겠다고 말하자 할머니는 얼른 팥죽 한 그릇을 자라에게 준다. 팥죽을 다 먹은 자라는 부엌 물항아리 속에 숨는다.

 

  자라 다음으로 밤톨, 맷돌, 쇠똥, 지게, 멍석까지와서 자라처럼 팥죽 한 그릇씩을 얻어먹고 할머니를 도와주게 된다.

 

  밤톨은 아궁이 속에 숨고, 맷돌은 부엌 천장에 숨고, 쇠똥은 부엌 바닥에 숨고, 지게는 대문 앞에, 그리고 멍석은 마당에 숨었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호랑이가 할머니를 잡아먹으러 집에 도착했다. 그런데 날씨가 너무 춥자 할머니는 부엌 아궁이에서 불 좀 쬐라고 말하자 호랑이는 부엌 아궁이 앞으로 간다. 이 때 아궁이 속에 숨어있던 밤이 호랑이 눈을 때리자 눈이 뜨거워진 호랑이는 눈을 씻으려고 물항아리에 손을 넣는데, 이곳에 숨어있던 자라가 호랑이 손을 물어버린다. 손을 물린 호랑이가 펄쩍펄쩍 뛰다가 그만 부엌 바닥에 숨어 있던 쇠똥을 밟고 미끄러져 넘어지고, 부엌 천장에 숨어 있던 맷돌이 호랑이의 머리 위로 떨어진다. 호랑이는 쓰러졌고 이 호랑이를 멍석이 둘둘 말고, 이 멍석을 지게가 지고 가서 호랑이를 강물에 빠뜨려 버린다.

 

  호랑이가 살았는지 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에 살아 있다고해도 너무 크게 혼이 났기 때문에 다시는 할머니를 잡아먹으러 집으로 찾아오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