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가분 - 마음주치의 정혜신의 나를 응원하는 심리처방전
정혜신.이명수 지음, 전용성 그림 / 해냄 / 201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나를 응원하는 심리처방전이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이끌렸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도 이렇게 편안한 마음으로 삶을 살아가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마음이 또다시 복잡해진다면 언제고 꺼내 다시 읽으면 다시 마음이 편안해 질 것 같다.

  심리적으로 자기를 보호하는 일을 이기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경우에도 나를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이 된다면 주변 사람들도 보호하려는 마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불완전성을 명료하게 의식하면서도 자기 존재의 긍정성을 홀대하지 않고 토닥일 수 있다면 그 또한 능력이다.

  '나' 답지 못한 행동이란 세상에 없다. 상대방의 눈에만 '너' 답지 못하게 비칠 뿐이다. '너답지 못하다' 는 말은 상대방을 옴짝달싹 못하도록 심리적 올가미를 던지는 행위와 다르지 않다. 뭔가 새로운 각오로 다시 시도려는데 누군가 내게 '너답지 않게 왜이래' 라고 말할 때, 뱀처럼 휘감기고 늪처럼 허우적거리게 하는 그 질척한 느낌, 얼마나 싫고 맥빠지는가 말이다.

  나의 20대에는 뭐든 자신감이 넘쳤던 것 같다. 하지만 30대가 되면서 자신감보단 안전한 일을 더욱 선호하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자신감도 잃어가고 있었나보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서 다시 20대와 같은 자신감을 회복하게 되었다.

  보통 사람들은 쓸데없는 자존심은 버리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쓸데없는 자존심을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니 다른 사람에게 쓸데없이 보여도 내 자신에게는 전혀 쓸데없는 것이 아닌 자존심도 있다.

  살면서 무엇보다 먼저 시정되어야 할 것은, 자기를 잘 보듬지 못하고 귀히 여기지 못 하는, 자기애와 관련된 나태함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나태함을 바로 잡는 게 말처럼 쉽지 않으니 항상 시정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는게 아닌가 생각된다.

  믿을 수 없는 외부환경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의 잠재력에 대한 너그러움과 믿음으로 '나만이 희망이다' 라는 말을 실감한 적이 있다면 무척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희망이란 단어는 '나를 다독이고 애정하고 믿어줄 수 있는 능력' 의 또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살다 보면, 원하지 않던 방향으로 일이 잘 풀리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모자람이 성취의 가장 중요한 동기라는 성공신화는 어떤 경우엔 가장 마음에 와 닿는 잠언이 된다. 지금 무언가 모자란다고 느낀다면 '조만간 무엇을 이루겠구나' 하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가장 깊고 절박한 것들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삶의 갈림길에서 꼭 꼭 봉인되어 있던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을 누군가가 존재했다면 그것은 축복이다. 털어놓을 마음이 생겼다는 그 자체로 소중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홀가분하게 살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자신의 가장 고백하기 힘든 사연을 훌훌 털어놓을 누군가를 만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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