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문예출판사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에 관한 시대적 배경을 먼저 알고 읽으면 더욱 재밌게 읽을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에서 지리적 배경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시대적 배경이다. 이 소설은 비록 1960년에 처음 출간 되었지만, 1930년대의 경제 대공황을 시대적 배경으로 삼고 있다.

  미시시피 주나 루이지애나 주와 함께 미국 남부 가운데서도 남부라고 할 앨라배마 주는 흑인 민권 운동의 온상과 같은 곳이다. 미국의 성자로 흔히 일컫는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미국의 양심으로 처음 그 이름을 떨친 곳도 이곳이요, 일련의 사건으로 1960년대의 흑인 민권 운동에 처음 불을 지핀 곳도 이곳이다. 1890년에 처음 그 모습을 드러낸 이른바 '짐 크로우 법'은 온갖 방법으로 흑인들의 권리를 제한했다.

  예를 들어 흑인들은 공공 건물에 들어갈 때 백인이 사용하는 문이 아닌 다른 문을 사용해야 했다. 식당에서도 흑인은 백인과 같은 방에서는 식사를 할 수 없었다. 물론 화장실이나 물을 마시는 음료대도 백인용과 흑인용으로 엄격히 구별되어 있었다. 같은 하나님을 섬기는 교회도 서로 달랐고 감옥도 달랐으며, 심지어는 죽어서 묻히는 묘지까지도 서로 달랐다. 버스나 기차를 타도 흑인은 맨 뒷자리에 앉아야 하고, 그 뒷자리마저도 백인이 버스에 올라타면 양보해야 했다.

  이와 같은 시대적 배경을 염두에두고 이 책을 읽는다면 이 책에서 나오는 재판 과정이 이해가 될 것이다. 이 재판에서 흑인이라는 이유로 배심원들로부터 무조건 유죄가 선언된다. 얼마나 황당한 이야기인가! 정황은 완전히 무죄인데도 말이다.

  애티커스는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엽총을 사주면서 어치새 같은 다른 새를 죽이는 것은 몰라도 "앵무새를 죽이는 건 죄가 된다."고 말한다. 다른 새들과 달리 앵무새는 아름다운 목소리로 사람들의 귀를 기쁘게 해줄 뿐 곡식을 먹거나 창고에 둥지를 트는 등 해를 끼치지 않는다. 인간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 새를 죽이는 것은 죄가 된다는 것이다. 부래들리나 톰 로빈슨은 바로 앵무새와 같은 인간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데도 다른 사람들의 편견이나 아집 때문에 고통을 받고 목숨을 잃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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