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향기 I
노연숙 / 빛남출판사 / 1995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프롤로그에 보면,

사랑을 가졌던 젊은이들이여.
이글을 읽고 나면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다고 울지 말아라.
상대와 애심의 교신이 되지 않더라도 
그가 지상에 존재한다면
그런 사랑의 이별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 말아라.
죽음보다 더한 이별의 슬픔이 어디 있겠는가.
신의 뜻 없이는 죽어서도
다시는 만날 수조차 없는 것보다
더한 슬픔이 지상에 또 있겠는가.

라는 말이 나온다.

 이 책을 보면서 정말 사랑의 방법과 방식에는 여러가지가 있구나하고 느꼈다. 이기적인 사랑이 판치는 요즘과는 대조적인 사랑이다.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벅차고, 전화 목소리만 들어도 가슴 저리며, 그 사람의 소식 만으로도 가슴 뛰는 그런 사랑. 과연 요즘도 이런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아마도 시대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시인을 사랑한 여자...그래서 자신도 시인이 된 여자...

 진정 사랑한다면 사랑하는 사람의 처지나 상황은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 책에선 말해준다. 점점 각박해지고 서로에게 무관심해지는 요즘 같은 때 이런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아름다운 사랑들이 생겨났으면 하고 기대해 본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 나오는 [이별 후의 그리움] 이란 시를 소개해본다.

아래채 너와 지붕에
달빛 내려얹힐 때,
밤이 흘려둔 흙마당에 서서
그대 잠은
어디만큼 가고 있는지를 생각해보았지.
어둠에 묻혀야 빛나는 낮의 분신으로
구름은
이곳의 아침 해를 삼키고
씨앗 같은 별을 틔워,
새벽 바람 맞으며
감잎 사이를 드나드는데,
홀로 가는 그대 길 놓인 하늘에도
이곳의 밤과 구름이 흘러내려
그대 발 닿는 곳마다 비추어주는지를
감나무 그림자를 비껴 지나
달과 걸으며 생각해보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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