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와는 좀 동떨어진 얘기 같지만, 한국전쟁 당시의 상황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는 그런 내용이다.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다보니 전쟁이라는 것이 막연하게 생각되는것이 사실이다. 출판된 년도는 조금 오래 되었지만 이 책을 통해 이산가족의 아픔과 전쟁을 겪었던 분들의 심경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지금도 어딘가에선 만나지 못하는 가족들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있으리라! 작가의 말 중에서.... 기독교와 맑스주의는 식민지와 분단을 거쳐오는 동안에 우리가 자생적인 근대화를 이루지 못하고 타의에 의하여 지니게 된 모더니티라고 할 수 있다. 전통시대의 계급적 유산이 남도에 비해 희박했던 북선지방은 이 두 가지 관념을 ’개화’로 열렬하게 받아들였던 셈이다. 이를테면 하나의 뿌리를 가진 두 개의 가지였다. 천연두를 서병으로 파악하고 이를 막아내고자 했던 중세의 조선 민중들이 ’마마’ 또는 ’손님’ 이라 부르면서 ’손님굿’ 이라는 무속의 한 형식을 만들어낸 것에 착안해서 나는 이들 기독교와 맑스주의를 ’손님’ 으로 규정했다. - 이 책의 제목이 이렇게해서 ’손님’ 으로 정하게 되었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예전만해도 제일 무서워했던 것이 ’마마’ 라고 들었다. 그만큼 이 ’손님’ 으로 인해 무서운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리라. 이 작품은 ’황해도 진지노귀굿’ 열두 마당을 기본 얼개로 하여 씌어 졌다. 여기서는 굿판에서처럼 살아 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이 동시에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등장하고 그들의 회상과 이야기도 제각각이다. 나는 과거로 떠나는 ’시간여행’ 이라는 하나의 씨줄과, 등장인물 각자의 서로 다른 삶의 입장과 체험을 통하여 하나의 사건을 모자이크처럼 총체화하는 ’구전담화’ 라는 날줄을 서로 엮어서 한폭의 베를 짜듯 구성하였다. 지노귀굿은 망자를 저승으로 천도하는 전국적인 형식의 ’넋굿’ 이다. 지방에 따라서 진오귀, 오구, 지노귀 등으로 불린다. 아직도 한반도에 남아 있는 전쟁의 상흔과 냉전의 유령들을 이 한판 굿으로 잠재우고 화해와 상생의 새세기를 시작하자는 것이 작자의 본뜻이기도 하다. - 황석영 작가가 말하고 있듯이 이 책의 구성은 현실이 먼저 등장하고, 이어서 현실의 요섭 목사가 북한을 방문하면서 과거로의 여행이 시작된다. 과거의 이야기가 시작되고 진행되면서 드디어 현실에서 이야기하던 것들의 의문이 풀리기 시작한다. 또한 죽은 망자들이 나와 각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렇게 과거에 관한 이야기와 망자들의 이야기 모두가 끝나면서 이 책도 마지막을 준비한다. 마지막에 서로 같은 편인줄만 알았던 친구들이 어느 순간부턴 적이 되고, 결국 이들은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