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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30 : 보바리 부인 ㅣ 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30
박성문 글, 박수로 그림, 황의조 감수, 손영운 기획, 귀스타브 플로베르 원작 / 채우리 / 2014년 3월
평점 :
귀스타브 플로베르는 1821년 12월 12일에 프랑스 루앙에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나고 살았던 19세기의 유럽은 그 이전의 시대와는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인간의 이성에 대한 믿음을 토대로 하는 르네상스와 산업 혁명의 성공으로 인간의 과학과 기술 문명이 비약적으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문학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돈키호테]를 대표작으로 하는 '피카레스크식 구성'의 소설이 프랑스에 전해지면서 고전주의나 낭만주의와
다른 '사실주의'가 탄생했다. 이 사실주의를 완성한 작가가 바로 귀스타브 플로베르였다.
플로베르는 정신 질환으로 평생을 홀로 살며 은둔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런 플로베르에게는 두 명의 연인이 있었다. 엘리자 쉴레젱제르는
그가 열다섯에 만난 연상의 유부녀로 정신적 흠모의 대상이었고, 여류 시인 루이즈 콜레는 8년 정도 사귀었는데 주로 편지를 주고받았으며 실제
만남은 아주 드물었다고 한다.
또한 플로베르는 작가로서의 명성은 얻었지만 경제적으로는 아주 힘든 생활을 했다. [보바리 부인]은 사람들의 도덕성을 문란하게 한다는
이유로 법원에 기소까지 되었다. 물론 재판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기는 했지만 경제적으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 뒤에도 [살람보]
[감정 교육] 등의 몇몇 작품을 발표했지만 조카딸의 파산을 막기 위해 재산을 정리하였고 건강도 좋지 않아 말년의 삶은 평탄하지 못했다. 결국
그의 나이 60세에 뇌출혈로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
소설 [보바리 부인]에서 보바리 부인의 개인적 타락은 개인의 도덕적 방종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는 분명히 개인이 지탄받고 책임져야 할
일이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서 보바리 부인이 자살을 선택한 것은 어떤 행태로든 보바리 부인이 자신의 과오를 책임지는 것으로 보인다.
보바리 부인을 둘러싼 세계에서 그녀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인물은 네 명의 남자이다. 보바리 부인의 내면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아버지,
보바리 부인의 마음속 불씨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남편 샤를르, 자신의 욕망에만 사로잡혀 있는 어설픈 레옹, 철저히 그녀를 이용하는 로돌프가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그녀를 이해한다고 말은 하지만 사실 그들이 그녀에게서 본 것은 자신들의 욕망일 뿐이었다. 깨끗한 옷감일수록 다른 색에 쉬 물이
드는 것처럼 어쩌면 보바리 부인은 너무나 순수했기에 더 빨리 타락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녀를 물들인 빨강, 파랑, 검정의 물감들도 따지고
보면 모순 덩어리인 인간 사회의 한 문제적 개인들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