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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시험이 전 세계 역사를 바꿨다고? - 요즘도 과거시험을 보면서 살고 있는 아이들 ㅣ 특서 청소년 인문교양 2
이상권 지음 / 특별한서재 / 2018년 4월
평점 :

예나 지금이나 어른들은 아이들이 노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떻게 해서든 노는 것을
줄이고 공부를 시키려고 하는데, 옛날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권장했던 놀이가 있다.
그게 바로 주사위 놀이다. 주사위라는 말은 유럽에서 온 놀이를 번역하면서 생긴 것이고,
우리나라 토종 말은 윤목이라고 한다.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윤목 놀이라고 불렀고, 승경도 놀이라고도 했다. 놀이판을 승경도라고 했기
때문이다.

요즘은 집안에서 아이들 교육을 주로 엄마들이 책임진다. 그런데 옛날에는 가장 어른인
할아버지가 손자들 교육을 책임졌었다.
대표적으로 김진이라는 사람을 들 수가 있다. 김진은 과거에 합격하여 공직에 임명되었으나 오래
머물지 않고 사직서를 낸 다음 고향으로 내려가서 자식 교육에 힘썼다. 그 결과 다섯 명의 아들이 과거에 합격했다.

시험 날짜가 다가오면 관할 관청에 가서 수험생 등록을 해야 한다. 옛날에는 요즘처럼 전산화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등록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로웠다. 신분증 역할을 하는 것들이 있기는 했어도 요즘처럼 사진을 찍어서 부착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수험생이 가짜가 아닌지 구별해야 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까다롭게 하는 것이다.
현직 관리의 아들이나 명문가의 아이들은 그 절차가 까다롭지 않았지만 별 볼 일 없는 사람들은
그 시작부터 복잡했다. 그중 하나가 신원 검증을 받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사조단자라는 것을 제출해야 했다.
요즘으로 말하면 가족관계증명서라고 할 수 있지만 가족의 범위가 아주 넓어서 친가와 외가
4대조까지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문서라고 생각하면 된다. 당연히 이름이 있고, 생년월일, 관직 등이 자세히 적혀 있다. 그것을 보고 조상들
중에서 죄인이나 반역자는 없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조상들 중에서 중대한 죄를 지은 죄인이 있는 경우에는 시험을 볼 수가 없었다. 당연히
천민들도 볼 수가 없었다. 사조단자는 조상들 중에서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보는 것이었다.

지금은 초등학교부터 무상교육을 실시하지만 조선시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초등학교였던 서당을 무상교육하게 되면 나라에서 아주 돈이 많이
들어갈 것이고, 또한 양반이 아닌 사람들이 마음껏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양반이 아닌 사람들 중에서도 과거 합격자가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양반들이 초등학교부터 무상교육을 할 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조선은 요즘 하고는 정반대로 대학부터
무상교육을 실시한 것이다. 조선의 최고 대학이었던 성균관부터 중등학교였던 향교까지는 무상교육을 했지만 평민들이 많이 다녔던 서당은 무상교육이
아니었다.
성균관이란 조선을 이끌어갈 맞춤형 공무원을 배출해내는 곳이다. 그러니 성균관에만 입학하면 어느 정도 출세가 보장된 셈이었다. 성균관에
입학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보통 사람들은 성균관 학생들을 우러러보았다. 지금 로스쿨하고 거의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왜냐면 성균관에 입학하면
거의 다 과거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다.
그래서 양반들 중에서는 성균관에 입학한 학생들을 정략적으로 사위삼기도 했다. 성균관 학생들 입장에서도 그런 결혼식을 마다하지 않았다.
왜냐면 보다 더 좋은 가문의 사위가되면 그만큼 든든한 백이 생기는 것이고, 훨씬 더 수월하게 공부하여 과거에 급제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