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오프라인 - 경험하고, 공감하고, 관계 맺는 ‘공간’의 힘
최원석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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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토종벼 팝업 스토어

욕망은 이성과 합리성의 영역 밖에 있습니다. 애초에 자연 상태의 인간은 불합리한 존재입니다. 우리가 합리적이라면 목이 말라서 물을 먹고 싶을 때 삼다수를 사지 에비앙을 사지 않는데요. 책도 오프라인 서점에서 사는 것보다 온라인으로 사는 게 편하고 할인도 더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면 기능상으로 효율이 제로로 수렴되는 명품 가방은 만들지 않겠죠. ​ 하지만 인간의 비합리적 본성이 문명을 이끌고 자본주의는 발전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고로 소비자의 욕망이 시장의 가치를 만듭니다. 욕망이 만들어 내는 시장에는 제한이 없는데요. 제품의 가격을 결정짓고 성과를 내는 포인트는 오프라인에 있습니다. 오프라인을 공급 관점으로 바라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 공급 부족인 시대는 주로 과시하는 목적과 기능을 담당했습니다. 반면 공급 과잉인 현재는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목적지의 역할을 합니다. 기능 소비에서 가치 소비로 전환이 오프라인에도 투영이 된 것입니다. 현대 소비자는 욕망을 의사결정 과정의 상위 가치를 둡니다. 그들은 공간을 장악하기보다 장악당하기를 바랍니다. ​ 결국, 오프라인 책의 최원석 필라멘트앤코 대표는 팝업 중 토종 벼를 주제로 실험을 해봅니다. 주식인 쌀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익숙해서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프로젝트 렌트가 준비한 팝업스토어를 보면 생각이 달라지죠. 단순히 쌀이라고 하면 백미가 떠오를 것입니다. ​ 그러나 일제강점기 때는 사뭇 다릅니다. 한반도에서 재배한 쌀의 종류는 무려 1,450여 종인데요. 종, 맛, 개성이 출중한 우리 쌀 이야기를 사람들과 공유했습니다. 그리고 반응은 뜨거웠죠. 그의 팝업스토어는 토종을 쌀을 150~200그램 단위로 개당 7천 원에 판매했습니다. 방문객들은 가격 비교를 하지 않고 사 들고 나갑니다. 사람들은 기능적 소비자와는 다른 태도로 공간에 스며드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 브랜드 중요하지만 상품을 더 강조

관계의 깊이를 결정하는 것은 양적 횟수가 아니라 경험의 질적 밀도입니다. 열 번을 만나도 기억에 남지 않는 사람과 한 번을 만나도 평생 잊을 수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의 특징은 감동을 주거나 신선한 매력이 있는데요. 팝업도 마찬가지입니다. 큰돈을 들여서 만든 팝업스토어에 이벤트 상품만 받고 쌩하고 나가버린다면 의미 있는 고객일까요? ​ 결국, 오프라인 책의 최원석 필라멘트앤코 대표는 브랜드 메시지를 알리겠다는 목표 의식 없이 팝업 현장에서의 제품 판매량, 방문객 수, SNS 팔로워 수를 늘리는 데 급급해 경품을 퍼주는 판촉형 팝업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무가치하다고 알려줍니다. 오프라인에서 입 아프게 물건이 좋다고 칭찬은 하지만 정작 물건을 사지 않으면 그 공간에서의 경험은 미완으로 남겠죠. ​ 소비는 고도의 정신적 비용을 지불하고 이루어지는 의사결정 행위이기 때문인데요. 방문율과 구매 전환율을 다르게 봐야 하는 이유라고 작가님은 말씀해 주십니다. 고로 쉽게 얻는 것은 사람의 기억에서도 쉽게 잊히기 때문에 기획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오픈런을 해서 명품 가방을 사는 점, 피케팅으로 산 공연이 기억에 더 남는 점을 통해 브랜드와의 관계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 특히 상품에 중점을 두는 기획이 중요합니다. 상품이 주인공이 되면 가격이 아니라 감수성의 저항에 부딪힙니다. 브랜드 메시지가 분명한 공간에서 상품의 가치를 간접적으로 보여주기만 해도 소비자는 상품의 진가에 공감하며 자발적으로 대가를 지불할 것입니다. 제품 구매를 강요하거나 무료로 주는 것은 브랜드와의 관계를 악화하는 구시대적 상행위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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