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비행선 강도 사건 브리짓 밴더퍼프
마틴 스튜어트 지음, 데이비드 하벤 그림, 윤영 옮김 / 정민미디어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와 함께 읽으려고 펼친 책인데, 결국 저부터 빠져들어 단숨에 끝까지 읽고 말았습니다. 『브리짓 밴더퍼프 대비행선 강도사건』은 단순한 어린이 모험 소설을 넘어서는 매력을 가진 작품이에요. 사건의 발단부터 전개, 결말까지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고, 특히 마지막의 반전은 어른이 보기에도 놀라울 정도로 흥미진진했습니다.
주인공 브리짓은 엉뚱하지만 용감하고, 조금은 괴짜 같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인물이에요. 말괄량이 삐삐나 마틸다처럼 생기 넘치고 개성 있는 캐릭터라서, 읽는 내내 아이도 저도 완전히 빠져들었습니다. 특히 이번 이야기에서는 가족과 함께 파리 제빵 경연대회에 가기 위해 하늘을 나는 비행선에 오르면서 벌어지는 사건이 중심이 되는데, 도난당한 황금 거품기의 행방을 쫓는 과정이 퍼즐처럼 이어져서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어요.
중간중간 등장하는 수수께끼나 추리 도구들, 브리짓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유머는 어린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빵과 발명품이 어우러진 설정은 상상력을 자극해줍니다. 아이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 하며 신기해했고, 저는 장면마다 감탄하면서 읽었어요.
무엇보다 이 책이 마음에 남았던 건, 단지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에서 끝나지 않고, '가족', '믿음', '사랑'이라는 따뜻한 주제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는 점이에요. 고아였던 브리짓이 새로운 가족과 유대를 쌓아가는 과정은 어른 독자에게도 울림을 줍니다.
생생한 삽화와 영화처럼 생동감 넘치는 전개, 그리고 아이와 어른 모두를 사로잡는 이야기의 힘. 이 책은 그런 요소들을 모두 갖추고 있어요. 아이와 함께 읽으며 웃고, 긴장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몰라요.
단순한 어린이 도서로 보기엔 아까울 정도로 잘 만들어진 이야기.
『브리짓 밴더퍼프 대비행선 강도사건』,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
브리짓의 다음 모험도 꼭 함께하고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을 움직이는 놀라운 화학 - 주기율표에 숨겨진 우리 주변의 신기한 비밀들
표트르 발치트 외 지음, 리사 카진스카야 그림, 이경아 옮김, 이황기 감수 / 미디어숲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기율표만 보면 머리가 지끈지끈, 화학이라 하면 그저 멀고도 낯선 학문이라 생각했던 저에게 이 책은 작은 충격이자 반가운 발견이었습니다. 화학이 세상을 움직인다고? 음, 반신반의하며 책장을 펼쳤는데요—어느새 재미있게 읽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했답니다.
얼마 전, "관심 없는 분야의 책을 한 권쯤 읽어보면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는 말을 듣고 선택한 이 책. 진짜 그 말, 사실이었어요. 일상과 가까운 이야기로 풀어낸 화학의 세계는 생각보다 덜 어렵고, 오히려 궁금한 점이 자꾸 생기게 하더라고요.
책에서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화학 물질과 반응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줍니다. 분자식 같은 것도 ‘이게 그렇게 어려운 개념이었나?’ 싶을 정도로 부드럽게 다가왔고요, 특히 DIY 시약 만들기 코너는 아이와 함께 직접 해보고 싶을 만큼 재미있고 유익했어요. 과학놀이에 관심 있는 부모님들께도 강력 추천!
마그네슘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평소 ‘몸에 좋다’는 인식만 있었는데, 불꽃과도 관련 있다는 사실은 새로운 시선이었어요. 그렇게 읽다 보면 우리가 몰랐던, 그러나 가까이에 늘 있었던 화학의 흔적을 하나씩 발견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이 책이 ‘화학은 나랑 상관없는 거야’라는 벽을 허물어줬다는 점이에요. 지루한 공식이나 딱딱한 이론 중심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화학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흥미롭게 알려주니까요.
화학이 어렵게만 느껴졌던 분들, 저처럼 주기율표만 봐도 도망가고 싶던 분들께 추천합니다. 이 책을 통해 세상을 움직이는 ‘화학’의 힘을, 그리고 그 화학이 얼마나 우리 삶 속에 깊이 들어와 있는지를 알게 되실 거예요. 어렵지 않아요, 재밌어요. 진짜로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한민국 헌법 읽기와 필사 - 국가와 국민의 약속, 헌법 읽고 쓰기
대한민국 지음 / 시원북스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작년 12월 3일 이후, '헌법'이라는 단어가 제법 가까워졌습니다. 그전에는 막연히 교과서 속 문장이나 시험에 나오는 법 조항 정도로 여겼는데, 이제는 그 헌법이 실질적으로 우리 사회의 방향을 잡아주는 '원칙'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회가 돌아가는 과정에서 헌법이 위반되고, 그 결과를 헌법재판소가 판결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 깊이 알고 싶다는 마음도 생겼습니다. 그렇게 이 책을 집어들게 되었어요.

《대한민국 헌법 읽기와 필사》는 말 그대로 헌법 조문을 읽고 직접 써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왼쪽 페이지에는 헌법 조문이 인쇄되어 있고, 오른쪽에는 같은 조문을 따라 쓸 수 있도록 공란이 마련되어 있어요. 단순히 읽는 것을 넘어서 손으로 직접 써보며 조문 하나하나를 천천히, 곱씹듯이 되새기게 됩니다. 덕분에 몰입도가 꽤 높고, 자연스럽게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려 노력하게 되더라고요.

헌법 제1조부터 차근히 읽다 보니 “아, 내가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구나”라는 감각이 새삼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그 민주주의가 단지 원리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작동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요즘 같은 때, 특히 ‘비상계엄’과 관련된 조항을 자세히 읽어보니, 지금의 뉴스와 상황이 좀 더 선명하게 이해되었어요. 헌법이라는 게 단지 법조문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구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중요한 기준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무언가를 ‘필사’한다는 행위는 어쩌면 가장 느린 독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느린 속도 덕분에 더 깊이 새길 수 있는 문장도 있는 법이죠. 이 책은 바로 그런 ‘느림’의 힘을 빌려 헌법을 우리 삶 속으로 끌어옵니다. 지금 이 시점에 헌법을 읽고 써본다는 건, 단지 법을 아는 것을 넘어서, 더 나은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한 시작점이 되는 일이라 생각해요.

사회가 흔들릴수록, 우리가 붙잡아야 할 건 ‘원칙’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책입니다. 차분하게 나만의 속도로 헌법을 읽고 써보며, 우리 모두가 이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경 - 에피소드와 명화로 읽는 한 권으로 끝내는 인문 교양 시리즈
시부야 노부히로 지음, 양지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성경은 늘 어딘가에서 마주치게 되는 이름입니다.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역사나 예술을 접하다 보면 성경 속 인물이나 구절들이 참 자주 등장하잖아요. ‘언젠가는 한번쯤 제대로 읽어봐야지’ 하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워낙 방대하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서 늘 미뤄왔습니다.

그런 제게 『명화와 에피소드로 보는 성경』은 좋은 첫걸음이 되어 주었습니다. 우선, 책의 분량이 부담스럽지 않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 성경의 주요 이야기들을 쉽고 간결하게 소개하고 있어서 막연했던 성경에 대한 이해를 차근차근 쌓아갈 수 있었습니다.

특히 흥미로웠던 점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거나 자주 봐왔던 명화들이 성경의 어떤 장면에서 유래된 것인지를 연결해 설명해 준다는 점이었습니다. 카인과 아벨, 노아의 방주, 바벨탑 같은 이야기들이 실제로 성경에 나오는 내용이라는 사실도 이번에 새삼 알게 되었고요. 수태고지나 최후의 만찬 같은 익숙한 그림들이 왜 그렇게 많이 그려졌는지도, 이 책을 통해 맥락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책 속 명화들은 일러스트 형태로 수록되어 있는데, 특히 인상 깊거나 더 궁금해진 작품들은 따로 검색해보면서 감상의 폭을 넓힐 수 있었던 것도 또 하나의 재미였습니다.

비단 종교적 관심이 없더라도, 이 책은 예술과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성경을 중심으로 한 서양문화의 배경지식을 넓히는 데도 도움이 되고요. 어렵게 느껴졌던 성경을 그림과 함께 부담 없이 접하고 싶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945년 이후 현대미술
데이비드 홉킨스 지음, 강선아 옮김 / 미진사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현대미술은 늘 저에겐 어렵게 다가오는 분야였습니다. 전시장에서 작품을 마주할 때면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하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곤 했고, 그래서인지 작품과 나 사이엔 늘 보이지 않는 거리가 존재했다고나 할까요. 그 막막함 속에서 [1945년 이후 현대미술]을 읽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미술사적으로 정보를 얻기보다는, 현대미술이라는 복잡하고 난해한 세계를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 책은 그런 바람에 충분히 응답해주었습니다.

데이비드 홉킨스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예술이 처한 존재론적 위기에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 아우슈비츠에서의 집단학살 등 인간의 파괴성과 윤리적 한계가 극단으로 치닫던 그 시대에 예술은 과연 어떤 방식으로 계속될 수 있었을까요? 아도르노가 “아우슈비츠 이후 서정시는 야만”이라고 말한 것처럼, 예술은 근본적인 질문에 직면하게 되었고, 이 책은 그 질문들 속에서 현대미술이 어떤 방식으로 진화해왔는지를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홉킨스는 추상표현주의, 팝아트, 미니멀리즘, 개념미술 등 전후 현대미술의 다양한 흐름을 단순히 사조로 구분하지 않고, 그것이 탄생하게 된 정치적·사회적 맥락까지 함께 짚어줍니다. 추상표현주의가 냉전 시기의 미국과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었는지, 팝아트가 소비문화를 비판하면서도 동시에 그 문화와 어떻게 공모했는지, 그리고 개념미술이 왜 예술의 물질성을 거부하게 되었는지를 읽는 과정은 정말 흥미로웠어요. 그저 “어려운 예술”이라고만 여겼던 작품들이 그 시대의 현실에 어떻게 반응해왔는지를 알게 되면서, 막연했던 이미지들이 구체적인 의미를 갖기 시작했습니다.

책에는 풍부한 도판이 실려 있어서 시각적으로도 이해를 도왔습니다. 잭슨 폴록이나 마르셀 뒤샹처럼 이름만 알고 있었던 작가들의 작품 세계도 이전보다 훨씬 입체적으로 다가왔어요. 여전히 현대미술은 쉽지 않지만, 이 책을 통해 낯선 세계를 바라보는 눈이 조금은 열리는 경험을 했습니다.

또한 9·11 테러 이후, 디지털 기술과 글로벌 네트워크 시대의 미술 흐름에 대한 설명도 무척 인상 깊었어요. 현대미술이 단지 예술 내부의 실험이나 양식 변화에 그치지 않고, 감시 사회, 국경 문제, 디아스포라, 디지털 정치성 등 동시대의 복잡한 이슈들을 어떻게 담아내는지를 다루는 부분에서, 예술이 세상을 읽는 하나의 방식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물론 이 책은 한 번에 가볍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어렵게 느껴지는 개념도 있었고, 몇몇 부분은 다시 읽어야 이해가 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만큼 곱씹을수록 더 많은 걸 느끼고 생각하게 되는 책이기도 했습니다. 아직 완전히 다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책이 번역되어 출판되었다는 것이 참 반갑고 고맙게 느껴졌답니다.

현대미술이라는 낯선 세계에 한 발짝 다가서고 싶은 분들에게, [1945년 이후 현대미술] 좋은 출발점이 되어줄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예술을 통해 우리 시대의 질문과 마주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