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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가 사랑한 파리 - 명화에 담긴 101가지 파리 풍경 ㅣ 화가가 사랑한 시리즈
정우철 지음 / 오후의서재 / 2025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정우철 도슨트가 옆에서 조곤조곤 설명해 주는 듯한 기분으로 파리를 걸어보는 책,
『화가가 사랑한 파리』입니다.
명화 속 파리의 풍경을 따라 여행하듯 읽게 되는 책인데요.
저는 정우철 도슨트를 EBS 방송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어요.
그림을 어렵지 않게, 하지만 깊이는 놓치지 않도록 안내해 주는 설명이 늘 인상적이었는데
이번 책에서는 그 무대가 ‘파리’로 옮겨졌습니다.
르누아르, 마네, 쇠라, 피사로 등
총 17명의 거장들이 그려낸 파리의 풍경을
101점의 작품으로 따라가다 보면,
책장을 넘기는 것만으로도 프랑스 파리를 여행하는 기분이 듭니다.
프롤로그에 담긴 작가의 말도 특히 따뜻하게 다가왔고,
수많은 화가들이 사랑했던 도시 파리를
그들과 함께 거닐어보는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같은 풍경을 보고, 같은 도시에 살았던 화가들이
각자의 시선과 색으로 파리를 그려냈다는 점이
한눈에 비교되어 보여서 더 흥미롭게 느껴졌어요.
들라크루아, 모네, 르누아르, 고흐, 샤갈, 피카소, 쇠라까지.
이름만으로도 묵직한 거장들의 작품이
‘파리’라는 공통된 배경 안에서 이어지니
근대미술의 한 편의 장편 서사시를 읽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한 도시를 중심으로 명화를 엮어가는 시선이 신선했고,
그림을 연결해 가며 읽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었어요.
무엇보다 도판이 참 좋았습니다.
그림이 선명하게 실려 있어
한 점 한 점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었고,
잠시 일상을 멈추고 그림에 머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화가들 각자의 ‘파리’ 중에서
특히 모네의 파리가 조금은 새롭게 다가왔어요.
“나는 깃발을 좋아했다. 첫 번째 국경일인 6월 30일
나는 그림 도구를 든 채 몽토르게이 거리를 거닐었다.”(p.42)라는 문장과 함께
〈축제가 열린 파리 몽토르게이 거리〉를 보고 있자니,
자연 풍경을 주로 떠올리던 모네의 이미지와는 다른
활기찬 파리의 모습이 낯설면서도 인상 깊었습니다.
샤갈의 파리 역시 특별했는데요.
샤갈 특유의 따뜻한 색채로 그려진 파리는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파리 곳곳의 모습을 화가마다 다르게 담아내니
도시 자체에 대한 호기심도 자연스럽게 커졌고,
책을 넘길수록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 마음속에도 각자만의 파리가
한 편의 명화처럼 그려지기를 바란다고 했는데요.
아직 파리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이 책을 읽으며 저만의 파리를
마음속에 차곡차곡 저장해 두는 시간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