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을 타는 날이었다.  

 문자가 날아왔다. 

베르베르의 신작 파라다이스의 예약판매가 시작되었습니다. 

하루종일 일이 손에 안잡히고, 얼른 집에가서 입금하고만싶었다. 

나는 작가주의적인 독서를 하는 편이지만, 그다지 충성도가 높진 않다.  

일종의 보험이라고 생각하여, 재밌게 읽은책의 작가는 기억해두었다가 신작이 나오면 챙겨보곤하는데, 한 번이라도 재미가 없었다면 그 뒤부턴 거의 절대로라고 해도 좋을만큼 차기작은 챙기지 않는다. 

그런 나에게 예외를 제공한것이 베르베르와 히가시노 게이고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두말할것없이 흑소,독소,괴소소설이고..(아무리 팬이라도 이것 좀 심했다.)

베르베르는 뇌 에서 좀 실망을 안겨주었는데, 신작이 나왔을때 잠깐 고민했지만 이 분야에서 이만큼 날 궁금하게 만드는 작가는 또 없기 때문에 속는셈치고 마지막으로 사본다는게 여기 파라다이스까지 입금하게 되고 말았다. 

미치겠다.  예약판매를 출판사의 상술이니 뭐니 이런거 다 때려치우고나서  예약을 하고 실제로 출판이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동안 날 고문하는게 너무 힘들다. 

이제 책이 나온다는걸 알았는데 2주간 어떻게 기다리라는 말인지.. 

이 기다림이 끝나면 베르베르가 날  책속의 파라다이스로 데려가줄꺼라는 믿음만이 날 기쁘게 고문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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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행 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태동출판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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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백야행은 오늘 극장에서 개봉했다.  

아마 화제작이 되지 않을까...생각한다. 그만큼 원작이좋고, 이미 일본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어서 매니아층을 단단히 형성하고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나는 소설이 재밌는데는  두 가지중 하나만 충족시켜도 어느정도 만족 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하나는 개성있는 캐릭터이고, 하나는 탄탄한 드라마인데 백야행은 둘 다 갖고있는 욕심많은 소설이다. 

 

분명히 이 책은 내용과 줄거리면에서 탁월하다.  그런데 읽다보면 작가가 이야기를 만든다는 느낌이 아니라 주인공들이 이야기를 끌고나가는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게 바로 캐릭터의 힘이다.  특히 여주인공캐릭터인 유키호는 단순한 팜므파탈, 단순한 복수,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선 그 위에 있는 무언가를 느끼게 해준다. 실제로 나는 이 책을 덮고나서도 한동안 유키호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질 못했다.  

 

작가의 한국에서 출간된 책들은 거의 다 읽어봤는데, 나는 단연 백야행이 그의 대표작이라고 말하고 싶다. (용의자x의 헌신도 대단했지만..)  

특별히 더 설명이 필요없는 소설이다. 그냥 첫페이지를 여는 순간부터 세번째권 마지막장을 넘길때까지 숨도 크게 쉬지 못하고 읽어내려가게 될테니까... 

마지막페이지를 본뒤에 머리가 멍해지고...그 뒤에 정신을 차리게 될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장담 할 수 없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유키호를 이해 할 수 밖에 없다는 건 사건의 당연성이 아니라 완벽하게 설정한 캐릭터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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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리뷰를 쓴다는건 이 책이 어떤 책인지 누군가에게 알리는 의미가 있다.  

리뷰를 알리겠다는 생각으로 쓴적도 있고, 굉장히 재미있어서 나도 모르게 흥분해서 써본적도 있다. 

하지만, 리뷰..에 대해서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리뷰는 책의 줄거리나열이 아니다.  

나도 가끔 서점에서 본 책이 아닌데,처음 본 작가이고, 줄거리가 마음에 들면 리뷰를 참고한다.  

그런데 보면...책의 줄거리를 줄줄 써내려간걸 보는 경우가 많다.  실패한 독후감상문을 보는 기분이다.

내가 알고싶은건, 이 책을 읽은 사람이 느꼈을 감정...대략의 분위기에서  좀 더 수준높은 부분을 원한다면 비평이다.

꼭 거창한 글쓰기를 하거나,책을 압축하여 줄거리를 전부 나열하거나 하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꼭 꽉 짜여진 글쓰기를 해서 아름다운 문장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 책을 읽었을때의 느낌,감동을 나타내면 좋은거다.  그게 가장 좋은 리뷰, 책을 구매할때 참고하고싶은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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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독서
김경욱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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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욱씨는 처음 접하는 작가다.  

읽고나서 한숨이 나왔다. 책을 꽤 많이 읽는다고 생각했는데...아직도 읽을 책이 이렇게나 많이 남아있었다니.. 멀었구나..

 제목부터 유혹적인 이 책은 사실 작가가 그렇게 친절하진 않은것 같다.  

책을 원래 많이 읽지 않는 사람이 읽기에 편한 소설이 아니라는 뜻인데, 그런 점이 좋다. 

독서량이 어느 정도 있으면 이 작품의 약간 관념적인 부분도 수월히 받아들일 수 있다. 

이제부터 책을 읽어보려고 시작한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지만, 그만큼 약간 수행(?)을 거쳐온다면 훨씬더 재미있게 느낄 수 있는 좋은 맛이 난다.  

천년여왕이라는 이야기는 어디선가 본듯한 줄거리다. 이 작가가 스토리 때문에 이 이야기를 일부러 어디선가 본듯한 이야기로 꾸몄다면 그건 정말 탁월한 유머라고 할 수 있다.(책에는 작가가 되려고 준비하는 남자와 그의 아내가 나오는데, 남자가 이야기를 쓰고 아내에게 보여줄 때마다 아내는 어디선가 본듯한 이야기라 평을 한다.) 

내가 이 단편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는 게임의 규칙이다.  

맨앞에 수록된 위험한 독서도 좋지만, 후련하면서 쓸쓸한 맛이 나는 것이 나는 게임의 규칙이 더 마음에 들었다.

김경욱씨의 초기작이 기대된다. 후후  

차기작이 아니라 초기작이 기대되다니 이것도 재미있는 읽기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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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촌 공생원 마나님의 280일
김진규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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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세어 넣으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정말 단지 책에 대해서만 별을 준것인가, 아니면 책을 산게 아까워서 너무 박하게 준것인가.. 

 하지만 난 책에 대한 기대까지 지불해서 책을 구입한것이고, 더구나 서점에서 왔다갔다 지나다 산것이 아니라 작가의 책을 기다렸다가 산것이기에 그냥 한개만 준다. 

 이건 문학동네에서 수상을 했던 김진규작가의 데뷔이후 첫소설작품이다.  

 보통 큰상을 타고 데뷔를 하면 그 다음작품부터는 자신의 데뷔작에 묻히는 경우가 있는데, 또 그런 안타까운 경우를 보게된것 같다.  

 결론은 제목에 나와있다. 

게다가 안타깝게도 책의 뒷편에 써있는, ㅡ당신 자식이 아닙니다ㅡ 라는 글만보고 이 글의 마무리까지 알아버렸다. 

휴..... 

전체적으로 등장인물이 너무 많은데, 전부 살리고자 한 욕심이 화를 불렀다.   여유공간이 하릴없이 남는공간이 아니라 꽉찬공간을 위해 필요한 공간이라는 미덕을 작가는 잠시 잊은것 같았다. 

 나열된 에피소드는 많은데 이야기들이 중간중간 연결이 안되어서 자꾸 흐름을 놓치게 되는것도 단점이다.   

큰 줄기는 잃을 수 없는 주제이긴 하다,이 책은.  하지만 그건 작가한테만 그런거지, 독자한테까지 그런것은 아니지 않은가... 

책을 주의해서 읽다가도 점차 주의해서 읽지않게 되고, 그러다보면 이 얘기가 결국 무슨 얘기를 하던 중이었지? 하는 황당함마저 안게된다.  

 너무 기가찼던 나머지 나는 편집자까지 원망했다.   작가의 역량을 끌어올려주는 것이 편집자의 역할 아닌가..그냥 원고만 받고, 교정만 본다음에 바로 책을 낸것인가.. 

나 참..

 이게 데뷔작이었으면 좋을뻔했다 는게 내 솔직한 심정이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너그럽게 보아줄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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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10-06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심도 비판도 고맙습니다.
독자분께서 훗날, 이 작가 잘 자랐구나, 하실 수 있게 공부도 고민도 더 많이 하겠습니다.




올리브씨 2010-02-11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글을 올리신 분도, 댓글을 다신 작가님도 너무 멋지십니다.^^
제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도 있는지라, 공감하고 글 남기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