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마치며 

  

 장편 동화 용튀김의 연재가 모두 끝났습니다.   

 읽어 보시면 삼총사가 온 대륙으로 출발하는 것에서  

 이야기가   끝납니다. 왜일까요?

 사실  이 동화는 원래 글쓰기를 좋아하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들과   책만들기를 함께 하려고 만든 작품입니다. 

 그래서 1권 분량을 제가 직접 쓰고  나머지 1권 분량은  

 능력있는 학생들이 쓸수 있도록 열어 놓은 작품입니다.  

  나단은 도대체 누구이고 

 우돌 영감은 어떻게 된 것일까요? 

 검은 용들이 지배한 온 대륙은 어떤 모습이고  

 삼총사들은 어떤 모험을 할까요? 

 그 모든 것이 참여하는 학생여러분들에게 열려 있습니다. 

 원고지 550-600매 사이로 자신의 상상력을 한껏 부풀려 

 환상적인 이야기를 쓸 자신이 있는 분들은 

 제가 쓴 이야기 다음을  써 나가시면 됩니다.  

 작품성 있고 상상력이 풍부한 작품을 선발 해서  

제가 쓴 것과 합해  두 권의 책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작가가 꿈이거나 동화쓰기, 판타지 등을 쓰는 초등학교,  

중학교  친구들의 참여를 기다리겠습니다. 책을 내는 걸로  

선정된 작품은 저작권과 인세는 일반 작가와 동일하게 적용될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저와 함께 작업할 수 있는 다른 작품들의  

기회도 함께 드립니다.  

 다른 출판사들의 공모와 비교해서는 보잘것 없지만  

작가를 꿈구는 청소년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원고를  보내실 곳은  morazan@naver.com  입니다.  

 

 참 그리고 이 것과 별도로 용 튀김의 두번째 이야기는  

 11월 부터 연재를 다시 할 예정입니다.  제 이야기와 

 공모 글을 참여해 주신 친구들의 이야기가 비슷한 점과

 다른 점도 있을 것 같네요.  

 그것도 참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제 동화를 읽어주시고 격려의 글 남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11월에 다시 두번째 이야기로 찾아  

뵙겠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용튀김 이야기를 쓸 여러 친구들의 도전도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용튀김 두번째 이야기 공모> 

 

대       상: 대한민국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이면 누구나 

원고 접수: 메일로 받습니다. morazan@naver.com  

               메일 제목에 용튀김 공모라고 써 주시고   

               성명, 주소,  학교 명 등을 적어주세요 

분       량: 원고지 550-600매 내외 

 기       간: 2009년 10월 6일 -  2009년 12월 30일까지 

발       표 : 20010년 1월 1일 이 곳 블로그  

 

당선된 한 분은 용 튀김 두 번째 권을 책으로 출판하는  

기회를 드립니다.   물론 인세와 저작권은 당선자가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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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회- 마지막회> 

 “자, 모든 준비가 다 되었겠지?”

“물론이지 미르야.”

“모두 고마워요. 여러분들의 힘이 "온 대륙"에서도 큰 도움이 될 거예요.”

 부루가 고개를 숙이며 정중하게 말했다.

“도움은 무슨, 저 녀석들은 서로 싸우지나 않으면 다행인줄 알아야 해.”

미르가 툴툴거렸다.

“미르, 그렇게 말하는 게 아냐?”

 부루가 당황해서 미르를 바라보았지만 미르는 못 본 척 고개를 홱 돌렸다.

“역시 난 투덜이 미르보다 상냥하고 부드러운 부루가 맘에 들어”

“나도 그래, 광철이가 착했던 이유가 바로 다 부루의 원래 성격 탓이었나 봐.”

“맞아, 그런데, 부루는 왜 어린아이 모습이었던 거야?”

 석우가 고개를 갸우뚱 했다.

“달 두꺼비 열쇠가 목에 걸려 있어서 사람 눈에는 어린 아이 모습으로 보였던 거지요.”

 부루의 설명에 석우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만약 열쇠가 목에 걸린 게 부루가 아니라 미르였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아마, 준태처럼 생기지 않았을까? 히히…….”

“맞아, 맞아 헤헤헤.”

“이것들이 정말! 자꾸 쫑알거리면 그냥 놔두고 갈 거야.”

미르가 노려보며 말하자 석우와 찬이는 입을 꾹 다물었다 하지만, 서로를 바라보며 금세 킥킥대고 웃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우돌 영감님을 구하러 온 대륙으로 가는 모험 길엔 한결이와 석우 그리고 찬이도 따라가게 되었다. 미르와 부루는 반대 했지만 미르가 무사히 돌아오는 것을 보고 싶은 한결이와 다음 주에 시험을 보는 게 겁나는 석우와 찬이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결국, 절대로 위험한 행동은 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삼총사는 "온 대륙"을 함께 가게 된 것이다.

“어휴, 저 녀석들은 구제불능이라니까. 자 빨리 부엌 중앙으로 와. 이제 문이 열릴 시간이야.”

“잠깐 내 초코 맛 젤리 좀 챙기고.”

“나도 공룡 도감하고 요괴 백과사전을 챙겨야 해.”

석우와 찬이가 자기 짐들을 정리하느라고 허둥지둥하는 사이 미르와 부루는 부엌 중앙으로 모였다. 보름달 빛은 이제 점점 가운데로 모여져 미르와 부루를 비추었다. 찬이와 석우도 냉큼 달려들어 두 용들 사이에 섰다.

“한결아 서둘러!”

“응!”

한결이는 비장한 표정으로 달 두꺼비 열쇠를 움켜진 채 미르 옆에 섰다,

“우와 그러고 있으니까 한결이가 무슨 마법사 같아!”
“그래, 그래.” 
 

한결이는 석우와 찬이의 말에 얼굴이 붉어졌다. 한결이는 긴장했는지 침을 꿀꺽 삼키고 열쇠를 하늘 높이 쳐들었다. 이윽고 은빛 원들이 빙글빙글 돌고 빛 가루들이 커튼처럼 쏟아져 내렸다. 
 

“지금이야, 한결아!”

미르의 목소리가 들리자 한결이는 열쇠를 쥔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 삼총사들은 서로 서로 손을 꼭 잡았다. 한결이는 친구와 미르, 부루를 찬찬히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이고는 큰소리로 주문을 외웠다.

“리디롱다! 리디롱다!”
“자, 가자! 온 대륙으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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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회> 

 

“꽝철이 또는 깡철이라고 부르며 하늘을 날수 있고 가뭄을 부르는 괴물로 알려져 있다. 여의주가 없어도 하늘을 날 수 있으며 꽝철이는 몸에 분노를 품으면 불기운이 발생하여 지나가는 곳의 모든 것이 타버리거나 강이나 바다의 물이 증발되기도 한다. 원래 용이었으나 벌을 받았거나 어떤 문제로 지상으로 떨어져 깡철이가 된 경우와, 용이 되지 못한 분노를 품고 있는 이무기가 깡철이가 되는 경우가 있다.”

 미르의 등위에 올라타 학교로 날아가면서 찬이는 친구에게 흥분한 목소리로 책 내용을 읽어주었다. 한결이는 순진하고 바보 같기만 한 광철이가 그런 무서운 괴물이라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하지만, 운동장 전체가 거대한 불기둥이 되어 있는 것을 보니 그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 방화사건은 누군가 광철이를 화나게 했을 때 발생했던 거야?”

“그래, 지난번 교실에서 본 손자국 말이야 그거 광철이의 손자국이 분명해 그때 준태 자식이 광철이를 넘어뜨렸잖아.”

“준태뿐만이 아니겠지. 다른 아이들도 광철이를 놀리고 괴롭혔으니까.”

“그때마다 화재가 발생한 거구나!”

“그래. 그리고 우리가 아까 광철이의 눈빛을 못 본 채 넘어간 덕분에 지금은 운동장 전체가 불타고 있는 거야.”

한결이는 다시금 좀 전의 광철이의 얼굴이 떠올라 마음이 무거워졌다.

“우선 빨리 운동장 불을 꺼보자 그리고 광철이와 준태 녀석들도 찾고 .”

미르가 이렇게 말하고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찬바람이 휙휙 볼을 때리고 지나가는 바람에 삼총사의 얼굴은 모두 빨갛게 되었다.

“우와! 불기둥이 학교를 다 집어 삼키겠어.”

“저런 불 따윈 이 미르님의 입김 한 방이면 끝나.”

미르가 차가운 냉기를 내뿜자 불길은 조금씩 사그라졌다. 하지만, 이내 불길이 더욱 커졌다.

“뭐야? 저 저 녀석 때문이구나!”

미르의 말에 삼총사들은 모두 미르를 따라 머리 위를 올려다보았다. 그러자 삼총사의 눈에도 미르보다 더 높은 곳에 온 몸이 붉은 거대한 괴물이 떠 있는 것이 보였다. 괴물은 거대한 용을 닮았지만 전체적으로는 뱀처럼 보였다. 괴물은 입에서 거대한 불기둥을 계속 뿜고 있었다.

“저, 저 녀석이 광철이야?”

“미르보다 몸집도 큰 것 같아. 이거, 검은 용 때 보다 쉽지 않겠는데.”

“저 녀석이 계속 불을 뿜고 있으면 불은 글 수가 없어 내가 저 녀석을 맡을 테니까 석우와 찬이는 학교 운동장 불을 꺼봐.”

“우리 둘이 어떻게?”

“그건 너희가 알아서 생각해 !”

미르는 몸을 크게 요동치면서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 바람에 삼총사 모두 그대로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다.

“우와! 살려줘.”

다행히 찬이가 커다란 익룡으로 변해서 석우와 한결이를 태우고 날아올랐다. 삼총사가 안전한 것을 본 미르는 좀 더 높이 하늘로 올라가 광철이가 변한 괴물 앞에 섰다. 그러자 불기둥을 쏘던 괴물도 잠시 주춤하고 미르를 바라보았다.

“자 이때야, 우린 빨리 운동장에 불을 끄는 거야.”

“하지만, 어떻게? 우린 미르처럼 냉기를 뿜을 수도 없잖아. 소방차로 변할 수도 없고…….”

“생각해 봐 머리는 생각하라고 있는 거잖아.”

“나는 고민이 많으면 괜히 먹고 싶어진 단말이야.”

“어이구 내가 저 녀석에게 뭘 이야기 하는 게 잘못이지.”

“잠깐, 석우의 능력이면 불도 끌 수 있을 것 같아.”

한결이가 눈을 반짝였다.

“석우의 능력으로?”

“그래 내게 좋은 생각이 있어 찬이야. 우선 학교 옆에 있는 송내천으로 가자 어서!”

“송내천 거긴 왜?”

“석우가 송내천 물을 잔뜩 먹어줘야겠어. 지난번에 검은 연기처럼 말이야. 그리고 이번엔 다시 토해 내는 거야.”

“그거 괜찮은데?”

“뭐가 괜찮아. 먹고 나서 다시 뱉으라니 그런 억울한 일이 어디 있어?”

석우가 툴툴거렸지만 찬이는 들은 척도 안 하고 날개를 활짝 펴서 송내천으로 향했다.

삼총사들이 불을 끄기 위해 송내천으로 향할 때 미르는 붉은 괴물이 된 광철이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그만둬! 세상을 다 태워버릴 셈이야!”

미르가 온 힘을 다해 차가운 기운을 내뿜고 구름을 모아 비를 내리려고 하면 붉은 괴물은 어느새 구름을 다 증발시켜버리고 불벼락을 내뿜었다. 그러면 미르는 다시 기운을 내서 그 불벼락을 차갑게 식혀 버렸다.

“미안해! 용서해 줘!”

괴물이 울부짖듯이 소리치며 다시 불을 내뿜었다. 목소리는 아직 광철이의 목소리 그대로였다.

“이 녀석 나하고 장난하자는 거야? 뭐야?”

화가 난 미르가 있는 힘껏 냉기를 내뿜었다. 그러자 붉은 괴물은 그 냉기를 이기지 못하고 하늘에서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쳇, 까불고 있어. 미안하다고 하며 공격하는 건 뭐야? 정말 짜증나!”

미르는 푸륵 푸륵 소리를 내며 얼어붙은 채 공중에 떠 있는 붉은 괴물을 노려보았다.

“그런데, 이 녀석, 왜 아직도 공중에 떠 있는 거지?”

그때였다. 붉은 괴물의 몸이 점점 더 붉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치 태양처럼 붉은 괴물은 온몸이 이글이글 타기 시작했다.

“미, 미안해!”

울부짖는 소리와 함께 괴물의 몸에서 사방으로 불벼락이 쏟아져 내렸다. 하늘은 온통 빨갛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뭐, 뭐야. 이거”

미르가 숨을 들이마시려고 했지만 뜨거운 불들이 미르의 주위를 에워싸기 시작했다.

 

 미르가 위험에 처한 사실을 모르는 삼총사들은 잔뜩 물을 마신 석우를 데리고 학교 운동장으로 서둘러 날아갔다.

“헥헥! 뭐가 이리 무거워!”

“어쩔 수 없잖아. 불을 꺼야 하니까 조금만 참아.”

“그래 이제 거의 다 왔어.”

“알고 있어 하지만, 이제 거의 추락할 지경이라고.”

찬이는 석우가 너무 무거워 날개를 피는 것도 힘들었다.

“자, 다 왔어 여기서 물을 다 토해 내야 해!”

“모두? 좀 남겨두면 안 돼?”

석우가 아쉬워서 한마디 했다.

“안 돼!”

“제발, 빨리 뱉어!”

찬이의 짜증 섞인 목소리를 듣고 서야 석우는 마신 물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운동장에는 마치 비가 오는 것처럼 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몸이 좀 가벼워진 찬이는 운동장 이곳저곳을 누비면서 물을 뿌리게 도와주었다. 그러자 학교 전체를 다 태울 것 같은 불기둥도 점차 꺼져갔다.

“저기 봐, 준태하고 다른 아이들이야.”

준태와 아이들은 얼굴이 꺼멓게 그을린 채로 정글짐 위에 올라가 울고 있었다. 다행히 모두 다친 것 같지 않았다.

“아무도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헤헤 그래도 얼굴이 숯검정이 된 걸 보니 좀 고소한걸.

“하하 그러네.  그럼 이제 미르를 도우러 가자.”

“그래, 근데 너무 더워진 것 같지 않아?”

“석우의 말에 한결이가 위를 올려다보았다.

“맙소사 하늘이 불타고 있어.”

 미르는 서둘러 냉기를 내뿜었지만 주변을 둘러싼 불길은 좀처럼 꺼지지 않았다. 게다가 더운 열기 탓에 숨이 가빠진 미르는 점점 지치기 시작했다.

“캑캑! 이제 더 이상 냉기도 내뿜을 수 없어. 어떡하지?”

“미안해, 미안해…….”

 붉은 괴물은 슬픈 표정으로 미르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뒤로 젖히고 나서 온 힘을 다해 불벼락을 미르에게 내뿜기 시작했다.

“틀렸어 이제…….”

미르가 고개를 돌렸다. 그때였다. 휙 하는 소리와 함께 찬이가 석우와 한결이를 태우고 나타났다. 석우는 재빨리 입을 벌려 불기둥을 다 삼켜 버리고 말았다.

“와, 이거 군밤 맛이 나는데!”

석우가 입맛을 쩍쩍 다셨다. 미르가 걱정인 한결이는 폴짝 뛰어서 미르에 등에 내려앉았다.

“미르야, 다치지 않았어?”

“응 간신히 저 먹보 녀석 덕분에.”

이렇게 말 했지만 미르의 얼굴에는 고마움이 묻어나 있었다.

석우와 찬이는 하늘을 붉게 만든 불꽃과 불벼락들을 하나씩 하나씩 날름 삼키기 시작했다. 미르도 기운을 내서 하늘 높이 올라가 차가운 공기를 마음껏 들이켰다.

“후! 이제 살 것 같네. 자, 그럼 우리도 시작해 볼까?”

“잠깐, 기다려봐. 미르야,”

“응?”

“광철이, 표정……. 너도 봤지?”

“응, 무척 슬픈 표정이었지. 저 놈 그 표정을 한 채 마구 잡이로 공격하는 이상 한 놈이야.”

“광철이가 왜 슬픈 걸까?”

“그거야 내가 어떻게 알아.”

“나도 몰라 그래서 난  광철이에게 물어보고 싶어. 가까이 가보자 ”

“뭐라고? 저 녀석에게 말 해 받자야. 어떤 말을 해도 아예 못 듣는 것처럼 행동하는 거 너도 봤잖아.”

“내가 말하고 싶어서 가는 게 아니야 그냥 광철이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더 가까이 갔다간 불덩이가 되고 말텐데도?”

“그래도 갈래. 저 표정, 예전에 본적이 있어.”

“예전에?”

“응, 거울 속에서 봤던 내 표정이야. 석우와 찬이를 만나기전 그리고 미르를 만나기전 내 표정…….”
“…….”

미르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쳇, 좋아 그럼 한번 만이야. 불타 죽어도 난 모른다고.”

“미르야 고마워.”

한결이는 미르를 곡 껴안았다. 미르는 하늘높이 올라 아주 차가운 기운을 잔뜩 모았다, 그리고 세상에 모든 비구름도 불러 모았다, 그러자 미르와 한결이의 몸은 차가운 살얼음이 얼기 시작했다.

“자, 가자!”

 미르는 매서운 눈초리로 냉기를 내뿜으며 광철이에게 돌진했다. 한결이는 고개를 들어 광철이의 불타고 있는 슬픈 눈을 바라보았다.

“미안해! 미안해!”

광철이의 입에서 불벼락이 뿜어졌다.

‘아니야, 광철아 내가 미안해…….’

한결이는 광철이의 슬픈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더 이상 못가 .”

미르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하지만, 한결이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미르의 머리 쪽으로 기어가서 광철이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미안해 광철아, 이제 내가  네 이야기를 들어줄게.”

그러자 놀랍게도 광철이의 입속에서 내뿜어지는 불벼락이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작은 불꽃마저 사그라지자 괴물로 변한 광철이의 입속에 투명한 것이 한결이의 눈에 띄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한결이는 금방 알아차렸다.

“열쇠다!”

한결이는 미르의 머리에서 펄쩍 뛰어 광철이의 입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위험해. 한결아!”

미르의 고함 소리를 뒤로한 채 한결이는 손을 활짝 뻗어 투명하고 아름다운 달 두꺼비 열쇠의 가운데 부분을 움켜쥐었다.

“잡았다!”

“캑! 캑!”

광철이가 괴로워하며 몸을 흔들었다. 그 바람에 한결이는 멀미가 날 지경이었지만 열쇠를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캑! 쾌액!”

광철이가 입을 크게 벌리고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조금만 더 힘내 광철아!”

한결이는 자신도 모르게 광철이에게 응원을 보냈다. 광철이는 한결이의 응원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해서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드디어,

“쑤욱!”

 열쇠가 빠졌다. 하지만, 달 두꺼비 열쇠를 쥔 한결이는 서쪽 하늘 쪽으로 멀리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미르가 재빨리 움직여 한결이를 덥석 물었다.

“바보, 네가 죽는 줄 알았잖아.”

“고마워. 미르야.”

미르는 푸륵 푸륵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며 광철이 쪽으로 다시 방향을 바꾸었다. 불타오르던 하늘은 석우와 찬이 덕분에 점차 푸른 하늘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런데 변하는 건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목에 걸린 열쇠를 토해낸 광철이의 모습도 점점 변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뱀도 용도 아닌 이상한 괴물의 모습이었지만 서서히 광철이의 모습으로 변하였다.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다시 광철이의 몸이 점점 빛을 발하더니  아름다운 붉은 빛이 맴도는 용의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런, 저 녀석은 부루잖아! 부루! 네가 살아있었구나! 부루!”

미르는 놀란 눈으로 광철이에게 달려들었다.

“부루? 미르와 헤어진 붉은 용 부루 말이야?”

한결이도 광철이가 부루였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부루는 미르의 목소리를 듣고는 정신이 번쩍 들었는지 놀란 눈으로 말했다.

“어? 미르, 어떻게 된 거야? 우돌 영감님은? 내가 어떻게 여기 있는 거지? 네 등에 타고 있는 아이는 또 뭐야?”

광철이 아니 붉은 용 부루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미르는 아무래도 좋았다. 지금은 죽었다고 생각한 부루가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기 때문이었다. 미르와 부루는 서로 등을 비비며 하늘을 힘차게 날아올랐다. 그 덕분에 한결이는 눈이 핑핑 돌았지만 한결이의 기분도 날아갈 것 같았다.

“뭐야? 아까까지 죽기 살기로 싸운 놈들이 왜 저렇게 서로 좋아하고 난리야.”

멀리서 남은 불덩이를 해치우던 찬이가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석우에게 말했다.

“그러게, 그래도 서로 싸우는 것 보단 좋은 일이지. 안 그래 그런데 뭐 차가운 거 먹을 것 좀 없냐? 너무 뜨거운 것만 먹어서 입천장이 다 까졌어.”

“뭐야? 또 더 먹을 게 남았단 말이야?”

“당연하지 난 먹지 않으면 잠도 안 온단 말이야.”

“어이구 내가 못 말려.”

붉고 푸른 두 마리 용이 사이좋게 날아다닌 탓인지 하늘엔 아주 곱고 예쁜 노을이 그려지고 있었다.

“와, 정말 예쁘다!”

 한결이, 미르와 부루 그리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모르는 찬이와 석우까지 모두들 아름다운 저녁노을에 속에 풍덩 빠져서 시간가는 줄 몰랐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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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회> 

 

“야 여기 책 정말 많다 그치?” 
 

“바보, 도서관이니까 많지.”

“난 아직도 배속이 니글거려 미치겠어.”

 시간의 언덕에 다녀온 미르와 아이들은 며칠 동안 지독한 멀미 때문에 고생을 했다. 게다가 그리들의 왕이 낸 수수깨끼는 일주일 동안 아무리 생각해도 무슨 뜻인지 조차 알지 못했다. 결국, 삼총사와 미르는 수수깨끼를 푸는데 도움을 얻기 위해 한 번도 가 본적 없던 학교 도서실까지 오게 되었다.

“계수나무는 달에만 있잖아. 그런데 등잔 밑에 숨은 달은 무슨 뜻이지?”

한결이는 미르를 위해서라도 빨리 수수깨끼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수수깨끼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달이 어떻게 등잔 밑에 숨어? 그럼 등잔은 엄청 크겠네.”

“바보야, 그건 수수깨끼야. 진짜 그런 게 아니라고.”

찬이가 석우를 보며 한심하다는 듯 말했다.

“쳇 그건 나도 알아. 내가 뭐 진짜 바본 줄 알아?”

“그만 티격태격 싸워. 다음 보름날까지는 얼마 안 남았단 말이야. 꼭 열쇠를 찾아야 해. 미르 봐봐, 지금 화가 나서 계속 왔다갔다만 하고 있잖아. 저 녀석 당장이라도 온 대륙에 쳐들어갈 것 같아.”

“그래, 알았어. 다들 힘내자 힘! 그런데 하늘을 나는 이무기는 또 뭘까?”

“공룡 박사, 괴물 박사님이 이무기도 몰라?”

“바보야 누가 이무기를 모른데? 보통 이무기는 여의주가 없기 때문에 하늘을 날지 못한단 말이야.”

찬이는 한국의 요괴라는 책을 펴들고는 “이무기”를 설명한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난 백 개의 강이란 말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걸.”

석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몰랐어? 그건 "온 대륙"을 말하는 거잖아. 백 개의 산과 백 개의 강으로 이루어진 세상!”

한결이의 말에 석우는 헤헤 거리며 애꿎은 자기 머리만 긁적였다.

“달을 삼킨 아이는 뭘 의미할까 무슨 산 같은 거 아닐까?”

“맞다! 산 그래 산! 그럼 불속에서 우는 소리는 뭐야.”

“메아리 아닐까 그래 메아리!”

석우가 흥분에서 큰 소리를 질렀다. 아까부터 삼총사들을 보며 인상을 쓰던 사서 선생님이 드디어 참지 못하고 몸을 일으켰다.

“너희! 종용히 좀 못하겠니?”

“죄, 죄송합니다.”

한결이는 얼굴이 빨개져서 고개를 숙였다. 찬이와 석우도 목소리가 작아졌다.

“치, 저쪽 5학년 애들도 떠들잖아. 왜 우리만 혼내는 거지.”

“그야 네가 도서실이 더나가도록 소릴 질렸으니까 그렇지.”

“네가 언제? 내 목소리가 얼마나 작은데 발표할 때 선생님이 몇 번씩 큰소리로 말하라고 하신단 말이야.”

“그만 좀 싸우고 책 좀 더 찾아봐.” 
 

그때였다. 건너편 책장에서 5학년 아이들이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이들은 요새 관심거리인 방화 사건을 말하는 것 같았다. 
 

 “어젠 목욕탕 옆 골목이 새까맣게 탔데. 이번엔 할아버지 한 명이 다치셨다는데?”

“또 야? 이젠 듣는 것도 지겹다 도대체 방화범은 언제 잡히는 거지?”

“그런데 그 할아버지 불길 속에서 어린 아이 울음소리를 들었데.”

“정말 ? 그럼 걔는 어떻게 된 거야?”

“몰라, 설마 불속에서 아이가 울고 있었겠어? 그냥 잘못 들은 거 아니냐?”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자, 한결이는 두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야, 너희도 들었지?”

“뭐? 무슨 소리야?”

“마, 맞다! 불 속에 어린아이!”

찬이가 놀라서 큰 소리를 지를 뻔 했다. 석우도 그제야 찬이의 말을 알아들었다.

“그럼, 그 수수깨끼에 나오는 아이가 바로?”

“그래, 설마  방화사건 하고 달 두꺼비 열쇠가 관계가 있을 줄이야.”

“그러게, 그래서 속담도 있잖아 등잔 밑이 어둡다고 .”

“등잔 밑!”

이번엔 한결이가 고함을 지를 뻔 했다.

“이럴 수가, 등잔 밑에 숨은 달이란 바로 이 말이었구나!”

“그럼, 뭘 기다려 빨리 그 골목으로 달려가야지.”

“가만, 이 책에 달 두꺼비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이걸 좀 더 읽고 가자.”

“안 돼. 시간 없어. 그냥 빌려서 나가자.”

한결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미르에게 달려갔다. 미르와 한결이 그리고 석우가 정신없이 계단을 내려갔고 찬이도 빌린 책에 눈을 떼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친구들을 쫓아갔다.

“헥! 헥! 달 두꺼비는 보름달이 뜨는 날 달에서 이 세상으로 내려온데. 그러니까 달 두꺼비 뼈로 만든 열쇠는 이세상과 다른 세상을 연결 할 수 있는 거야.”

학교 건물을 막 나오면서 찬이가 말했다. 찬이의 오른 손에는 “한국의 요괴”라는 책이 펄럭이고 있었다.

“그럼 이무기에 대해서도 좀 더 찾아봐. 혹시 정말 하늘을 나는 이무기가 있는지도 모르잖아.”

 “그런 건 없다니까. 여의주가 있어야 하늘을 난단 말이야. 잠깐 저 녀석들 준태와 그 똘마니들 아니야? 어라, 광철이도 있네.”

찬이가 가리키는 운동장 한 구석, 등나무 교실에 정말 준태와 준태를 따르는 아이들, 그리고 당황한 표정에 광철이가 보였다.

“저 녀석들 또 광철이를 괴롭히는 게 분명해. 나쁜 자식들, 우리가 도와주자.”

“안 돼, 광철이는 늘 저렇게 당하는 게 일이잖아. 우린 먼저 열쇠를 찾는 게 급해.”

웬일로 한결이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찬이와 석우도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광철이가 아까 우리 보던 얼굴 너도 봤지? 마치 도와달라는 것 같았어.”

교문을 나서면서 석우가 마음에 걸리는 듯이 말했다.

“알아, 하지만, 어쩔 수 없어. 광철이는 다른 아이들이나 선생님들이 도와줄 거야.”

이렇게 말하는 한결이의 마음도 무거웠지만 한결이는 하루 빨리 미르가 웃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한결이에게는 달 두꺼비 열쇠를 찾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미안해, 광철아, 다음엔, 다음번에 그냥 널 두고 가진 않을게. 미안해.”

 한결이는 자꾸 무거워지는 마음을 이겨내려는 듯이 더욱 힘차게 달렸다. 
 

“우와 정말 새까맣게 탔구나!”

“그래 전봇대도, 벽이며 바닥 모두가 다 까맣게 그을렸어.”

“이 불 속에 어린아이가 있었단 말이지?”

“말도 안 돼. 누구든 이곳에 있으면 구운 통닭처럼 되고 말거야. 음, 맛도 별로 없고”

석우는 그을린 부분을 조금 떼어서 입에 털어 놓고는 인상을 썼다.

“이게 혹시 이무기의 짓은 아닐까?”

“불을 이용하는 이무기라니 그런 게 어디 있니?”

“뭐 있을 수도 있지. 안 그래? 모든 것을 먹을 수 있는 나 같은 사람도 있는데 뭐.”

“어이구, 넌 다 먹을 수 있어서 좋겠다.”

그때였다. 석우와 찬이가 두 눈을 치켜뜨고 말싸움을 하는 모습 그대로 자리에 얼어붙어 버렸다. 물론 그것은 바로 미르 때문이었다.

“이 두 바보들이 말장난 하는 것 듣는 것도 이제 지쳤다. 달 두꺼비 열쇠는 보이지도 않는데 신경질 나게.”

“그래도 널 위해 여기가지 와준 거야.”

한결이나 난처한 듯이 웃으며 미르에게 말했다.

“쳇,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여기서 뭘 찾을 수 있겠어.”

미르는 조급하고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

“영감이 없다고 생각하니 뭘 해도, 뭘 해도 신나지 않는단 말이야.”

“미르야…….”

한결이는 더 이상 말을 못하고 미르를 바라보았다.

그때, 얼어붙은 두 아이의 몸이 땡 하고 풀렸다.

“에취! 에고, 추워. 난 오늘 옷도 얇게 입고 왔단 말이야.”

“에취! 그리고난 몸이 추우면 더 배고파진다고!”

“이런 녀석들에게 내 비늘을 준 게 잘못이지. 그냥 여의주를 이용해서 확 예전으로 돌려버릴까 보다.”

미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잠깐, 미르야 그럼 너 혹시 이 골목도 불타버리기 직전으로 돌려놓을 수 있어?”

 한결이가 무언가 생각난 듯이 말했다.

“그야 당연하지 여의주를 이용하면 그건 어렵지 않아.”

“좋았어! 그럼, 그렇게 해보자 이 골목이 불타기 바로 전으로 말이야. 그럼 불 속의 아이도 아니면 달 두꺼비 열쇠에 대해서도 뭔가 단서를 찾을 수 있지 않겠어?”

“그래 그거 좋은 생각이다.”

찬이와 석우도 고개를 끄덕였다.

“쳇, 별로 큰 기대는 안 하지만, 어디 한번 여의주를 써 보지.”

 미르는 머리를 쳐들고 크게 한 번 으르렁 거렷다. 그러자 입 속에서 푸른 광채가 나기 시작 했다, 순간 번쩍하는 섬광이 보이더니 새까맣게 타서 아무것도 남지 않았던 골목 모습은 온대간데 없고 미르와 삼총사들의 눈앞엔 말끔한 골목이 모습을 드러냈다.

“와! 이거 신기한데.”

“돌려놓은 시간이 딱 5분 전이야 그러니까 그전에 단서를 찾아야 해. 만약 5부이 지나도 골목에 서 있다간 석우 말처럼 통구이가 될 걸”

“으으, 그건 정말 싫어.”

삼총사와 미르는 골목 구석구석을 살펴보았지만 특별한 것은 눈에 띄지 않았다.

“뭐야, 이거 아무것도 없잖아. 5분 전에도 이렇게 말끔한데 도대체 언제 불이 붙은 거야?”

“이제 3분밖에 안 남았어.”

미르가 삼총사 주위를 스르르 지나가면서 짓궂게 한마디 했다. 그 바람에 아이들은 얼굴이 빨개져서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뭐야, 이제 2분밖에 안 남았는데 아이는커녕  방화범도 보이지 않잖아.”

“이제 1분이야.”

“어떡해, 도대체 단서는 어디에 있는 거야? 담벼락을 다 뒤져봐도 있는 거라곤 손자국 하나밖에 없는데……. 가만 손자국?”

한결이는 깜짝 놀라 소리쳤다. 탄 자국 같은 손자국을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맞아, 지난번에 교실에서 청소하다 발견 한 것도 이런 모습이었는데…….”

“위험해!”

미르가 순식간에 한결이와 석우 그리고 찬이를 덥석 물고는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리고 곧바로 골목은 커다란 불길에 휩싸였다. 미르는 다시 여의주를 사용하여 원래의 시간으로 돌아왔다.

“1초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 했어.”

“맞아. 난 내가 정말 죽는 줄만 알았어.”

찬이가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드디어 알아냈어. 교실에서도 불이 난 것도 똑같아 . 불탄 자국에서부터 불이 시작된 거야.”

한결이가 흥분해서 소리쳤다.

“뭐야, 그럼 도대체 불속에 아이는 뭐지?”

“불탄 자국이 뭔지도, 똑바로 봤어. 그건 분명히 손자국이야. 아이의 손자국…….”

“하지만, 도대체 그 아이가 누군지는 알지 못하잖아. 이래가지곤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그때였다. 찬이가 불쑥 이렇게 말을 내뱉었다.

“맙소사, 그 아이가 누구인지 이제야 알겠어.”

“뭐라고?”

 아이들과 미르는 고개를 돌려 찬이의 얼굴을 살피고는 깜짝 놀랐다. 찬이의 얼굴인 백지장처럼 창백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찬이는 들고 있던 책이 툭 떨어지는 것도 모른 채 혼잣말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 아이는 바로……. 광철이야.”

찬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학교 쪽에서 거대한 불길이 솟아올랐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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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빛이 점점 사그라지고 나자 삼총사와 미르는 어느새 "용 분식집" 부엌으로 돌아와 있었다.

“만세! 성공이야 우리 돌아왔어!”

석우가 찬이와 얼싸안았다.

“그래, 다행이야.”

한결이도 미르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자기를 희생하면서 약속을 지킨 그리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들리는 것 같았다.

‘지금가진 난 그리가  이상하게 생긴 괴물이라고만 생각했어. 진작 그리들에 대해 좀 더 잘 알았다면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

한결이는 그리의 마지막 눈빛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쳇, 그 고생을 했는데 결국, 아무것도 얻은 게 없네.”

미르는 지친 얼굴로 푸륵푸륵 입김을 내뿜었다.

“너무 기운 빠져 하지 마, 그래도 모두 다 살아왔잖아. 이게 다 우릴 도와준 그리 덕분이야.”

한결이도 그렇게 이야기를 했지만 이제 어떻게 달\두꺼비 열쇠를 찾을지 난감하기만 했다.

“그 수수깨끼 대왕,  우리에게 수수깨끼를 알려준다고 해놓고 우리 속이고 말이야. 너무했어.”

찬이는 수수깨끼 대왕 보다는 사실 그 말에 속아 손을 번쩍 든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나 있었다.

“그러게. 그리들은 약속을 꼭 지킨다며? 왜 그리들의 대왕은 안 그런 거지?”

석우도 투덜대며 습관적으로 주머니 속에 손을 집어넣었다. 하지만, 초코 맛 젤리는 보이지 않았다.

“에구 배고파 이젠  젤리도 없고. 이 분식집엔 남은 떡볶이라도 없나?”

“헤, 석우는 여전히 먹는 거 타령이구나! 잠깐 그거야! 석우야 네가 아까 한말 다시 해봐.”

갑자기 한결이는 눈빛을 빛내며ㅑ 말했다. 석우는 얼떨결에 방금했던 말을 반복했다.

“배고파 이젠 젤리도 없고…….”

“아니 그 말, 하기 전에 한말 말이야 그 말 어디선가 들은 것 같아.”

“내가 뭐라고 했더라? 배고파서 기억도 안 나네. 음……. 수수깨끼 대왕이 우리에게 수수깨끼를 알려준다고 했는데 속였다는 것 말이야?

“그래 맞아!”

“그게 어때서?”

석우나 찬이 모두 영문을 몰라 한결이를 쳐다보았다.

“탈출할 때 생각 안나 그때 그리가 한말.”

“뭐라고 했지? 난 기억 안 나는데.”

“나는 약속을 지켰어. 뭐 그런 말 아니던가?”

“바보들, 그리들은 약속 꼭 지켜. 대왕님도 약속 지켰고 나도 약속 지켰어. 잊지 마라 잊지 마 이거였어.”

미르가 한심하다는 듯이 말했다.

“맞다 틀림없어. 그 말이 맞는다면 수수깨끼 대왕도 우리에게 한 약속을 지켰다는 말이잖아.”

“수수깨끼 대왕이 언제 우리에게 수수깨끼를 냈는데? 난 들어본 적이 없는데.”

석우와 찬이는 서로 바라보았다.

“아니 분명히 있었어. 미르 너도 알고 잇지?”

“맞아, 그리들 생각보다 약은 녀석들이네.”

이렇게 말하는 미르의 눈도 생기를 띄기 시작했다.

“도대체 둘이 뭐라고 하는 거야. 난 아직 모르겠단 말이야.”

“그래, 그래 나도 나도.”

“바보, 미르들의 왕이 우리가 나타났을 때 부른 노래 기억 안나?”

“나지? 그 노래가 왜?”

“그 노래가 바로 수수깨끼인거야.”

“그렇구나! 그럼 그리가 한 말도 이해가되네. 수수깨끼 대왕은 이미 우리에게 수수깨끼를 던져 준 거야. 그것도 두 번씩이나.”

“그럼 뭘 망설여 그 노래 가사를 살펴보면 될 거 아니냐.”

“근데 말이야. 그게 지금 전혀 생각이 안나. 넌 혹시 기억나는 구절 있어?”

“없어. 그냥 좋은 노래라고 생각했지. 아! 이무기인가 뭐가 하는 게 나왔는데.”

“달을 삼킨 뭐였더라?”

“맞다 맞아. 달을 삼킨 두꺼비 맞지.”

“그런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바보들 그렇게 하다간 십년이 걸려도 못하겠다.”

“미르야, 넌 뭐 기억나는 거 없어?”

“있지. 전 부다 기억나는 걸 용들은 너희 사람들보다 훨씬 기억력이 좋단 말이야”

“그럼 진작 좀 알려주지.”

“언제 물어는 봤냐? 지금 보니 기억력도 떨어지는 너희가 수수깨끼를 알아봤자 아무 소용없을 것 같은데?”

“너무해 미르.”

한결이가 미르를 흘겨봤지만 미르는 못 본척하며 수수깨끼 대왕이 부른 노래를 그대로 다시 불렀다.

언제 쯤 계수나무 그늘로
돌아갈거나
백 개의 강에는 슬픔만 흐르고
등잔 밑 숨은 달은
애를 태우네.

이무기 하늘을 날아
불타버린 하늘,
달을 삼킨 아이만
불 속에서 슬피 우네.

“와!  이제 기억난다. 미르 녀석 정말 대단한걸!”

“후암, 됐으면 이제 너희 머리도 좀 굴려봐 난 피곤해서 자야 되니까.”

미르는 말을 끝내자마자 드르렁 코를 골며 자기 시작했다.

“쳇 미르 녀석 얄밉다가도 자는 모습은 귀엽단 말이야.”

찬이가 미르를 보며 혀를 쏙 내밀었다.

“우리도 오늘은 집에 돌아가자. 모두 피곤하잖아.”

“그래 난 배고파서 죽을 것 같아.”

“하하! 역시 석우야.”

“하하하”

삼총사는 한바탕 크게 웃었다. 삼총사들에게 오늘 하루는 정말 많은 일이 일어난 날이었다. 온 몸이 쑤시고 피곤했지만 그래도 기분은 왠지 좋았다. 삼총사들은 미르가 깰까봐 살금살금 용 분식집 부엌에서 빠져나왔다.  용 분식집 부엌을 조용히 닫으면서 한결이는 미르를 찬찬히 바라 보았다. 미르는 조용히 코를 골고 단잠에 빠져있었다. 아직 달 두꺼비 뼈로 만든 열쇠를 찾지 못했고 수수깨끼조차 풀지 못했지만 한결이는  하루라도 더 미르와 함께 있을 수 잇다는 사실이 너무나 행복했다. 한결이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미르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 미르, 내일 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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