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회- 마지막회> 

 “자, 모든 준비가 다 되었겠지?”

“물론이지 미르야.”

“모두 고마워요. 여러분들의 힘이 "온 대륙"에서도 큰 도움이 될 거예요.”

 부루가 고개를 숙이며 정중하게 말했다.

“도움은 무슨, 저 녀석들은 서로 싸우지나 않으면 다행인줄 알아야 해.”

미르가 툴툴거렸다.

“미르, 그렇게 말하는 게 아냐?”

 부루가 당황해서 미르를 바라보았지만 미르는 못 본 척 고개를 홱 돌렸다.

“역시 난 투덜이 미르보다 상냥하고 부드러운 부루가 맘에 들어”

“나도 그래, 광철이가 착했던 이유가 바로 다 부루의 원래 성격 탓이었나 봐.”

“맞아, 그런데, 부루는 왜 어린아이 모습이었던 거야?”

 석우가 고개를 갸우뚱 했다.

“달 두꺼비 열쇠가 목에 걸려 있어서 사람 눈에는 어린 아이 모습으로 보였던 거지요.”

 부루의 설명에 석우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만약 열쇠가 목에 걸린 게 부루가 아니라 미르였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아마, 준태처럼 생기지 않았을까? 히히…….”

“맞아, 맞아 헤헤헤.”

“이것들이 정말! 자꾸 쫑알거리면 그냥 놔두고 갈 거야.”

미르가 노려보며 말하자 석우와 찬이는 입을 꾹 다물었다 하지만, 서로를 바라보며 금세 킥킥대고 웃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우돌 영감님을 구하러 온 대륙으로 가는 모험 길엔 한결이와 석우 그리고 찬이도 따라가게 되었다. 미르와 부루는 반대 했지만 미르가 무사히 돌아오는 것을 보고 싶은 한결이와 다음 주에 시험을 보는 게 겁나는 석우와 찬이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결국, 절대로 위험한 행동은 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삼총사는 "온 대륙"을 함께 가게 된 것이다.

“어휴, 저 녀석들은 구제불능이라니까. 자 빨리 부엌 중앙으로 와. 이제 문이 열릴 시간이야.”

“잠깐 내 초코 맛 젤리 좀 챙기고.”

“나도 공룡 도감하고 요괴 백과사전을 챙겨야 해.”

석우와 찬이가 자기 짐들을 정리하느라고 허둥지둥하는 사이 미르와 부루는 부엌 중앙으로 모였다. 보름달 빛은 이제 점점 가운데로 모여져 미르와 부루를 비추었다. 찬이와 석우도 냉큼 달려들어 두 용들 사이에 섰다.

“한결아 서둘러!”

“응!”

한결이는 비장한 표정으로 달 두꺼비 열쇠를 움켜진 채 미르 옆에 섰다,

“우와 그러고 있으니까 한결이가 무슨 마법사 같아!”
“그래, 그래.” 
 

한결이는 석우와 찬이의 말에 얼굴이 붉어졌다. 한결이는 긴장했는지 침을 꿀꺽 삼키고 열쇠를 하늘 높이 쳐들었다. 이윽고 은빛 원들이 빙글빙글 돌고 빛 가루들이 커튼처럼 쏟아져 내렸다. 
 

“지금이야, 한결아!”

미르의 목소리가 들리자 한결이는 열쇠를 쥔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 삼총사들은 서로 서로 손을 꼭 잡았다. 한결이는 친구와 미르, 부루를 찬찬히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이고는 큰소리로 주문을 외웠다.

“리디롱다! 리디롱다!”
“자, 가자! 온 대륙으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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