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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詩가 되는 시간
김상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9월
평점 :

나이 듦의 미학이 느껴지는 책. 한 중년 남성이 카메라를 들고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일상들을 프레임안에 담아두고 또 그것에 영감을 받아 펜과 종이를 드는 모습이 떠오른다. 연륜이 느껴지는 그의 시를 읽다보면 언젠가 불혹의 나이가 되어있을 나의 모습이 스친다.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영원한 것은 없다.

그의 사진은 3자적입장에서 내가 그들을 바라보는 느낌이 아니다. 그가 찍은 피사체들에 나의 정신이 빨려 들어가 내가 꽃이 되고, 풀이 되고, 새가 되는 기분이다.. 이토록 외롭고 쓸쓸한 기분이 드는 것또한 이때문일까? 그가 사진 속에 담아낸 피사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적막함에 압도되어 책에 더욱 몰입하게 된다. 그들의 강렬한 이미지는 나의 뇌리에서 한참을 맴돌아 다녔다.
사진만큼이나 긴 여운을 주는 시들도 이 리뷰에서 빼놓을 수가 없다. 사진과 시가 뿜어내는 시너지효과로 나의 외로움은 두배가 된다. 삶의 희노애락을 견뎌내고 자연, 모든 것이 흘러가는 것을 그저 가만히 바라보며 옛 자신의 모습을 회상하며 써내려간 시에는 저자만의 특유한 연륜이 느껴진다.
이런 쓸쓸한 감정에 심취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이기에 이 책은 두고 두고 읽을 것 같다. 언젠가 이별에 익숙해지는 그런 시기가 올때까지...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과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도서이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