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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숙제 - 남들처럼 살면 내 인생도 행복해지는 걸까요?
백원달 지음 / FIKA(피카) / 2020년 11월
평점 :

11년 차 직장인 서른세 살의 유나.
어른 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그녀의 성장과정을 보며 마음이 시큰해짐을 느꼈다. 그녀는 그저 사는 것에 목 매여있었다. 무언가에 쫓기듯이 정신없이 살다가 뒤를 돌아보니 진정 나를 위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의 이야기는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청년.. 특히 중년의 나이에 접어드는 여성의 이야기이다.

불투명한 미래를 위해 현재의 나를 희생하는 우리의 삶. 오늘을 위해 사는 내가 되고 싶지만 현실에 맞닥뜨리는 순간 나의 버킷리스트는 또 뒷전이 된다. 그렇게 미루다보면 내가 좋아하는게 뭔지도 잃어버리는 상황이 온다. 유나는 우연한 계기로 좋아하는 것을 다시 시작하고 도전하며 무미건조했던 삶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30대 여성들에게 가장 큰 미션이 되어버린 결혼. 사람들은 여성성의 생명선을 30대 중반쯤으로 본다. 과거엔 20대 중반이었지만 많이 늘었다고 웃고 싶지만 그러기엔 여성성의 한계선에 근접한 이들에게 사회는 너무 잔인했다. 30대까진 여유로웠던 그녀들이지만, 30대를 넘기기 시작하니 감당하기 힘든 '인생의 숙제'들이연달아 닥쳐온다. 결혼,출산,육아..그들의 잔치행렬에 탑승하지 못 하면 '낙오자'가 된다. 대학진학,취업보다 중요한 내 인생의 80%를 함께 보내야 할 반려자를 만나는 일은 신중에 신중을 가해도 모자랄터인데, 사람 누구라도 붙잡고 결혼해야할 것처럼 부추긴다. 유나도 마찬가지였다. 확신없는 사람과 결혼을 꿈꾸는 그녀에게는 너무 가혹한 일이었다.

'인생의 숙제'에서 눈여겨볼 것이 주변 인물들의 에피소드다. 주인공인 유나보다 더 색깔도 분명하고, 개성도 강하고, 특색이 있는 주변 인물들인지라 기억에 남는다. 분명 밉상의 캐릭터들임에도 그들의 삶을 자세히 들여보면 다들 눈물 나는 사연을 하나씩 가지고 있고, 그들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찾을 수도 있었다.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는 다 거기서 거기다. 우리는 모두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나의 모습들은 철저히 배제하고 덮으려고 애쓴다. 억지로 만들어낸 어설픈 가면 놀이에 균열이 생기고 그 어색함이 연속되면 밉상 캐릭터가 된다. 독자들의 눈에는 그저 안쓰러워보기만 하는 유나도 아마 주변 인물들에게는 밉상 캐릭터 중 하나일 것이다. 나 또한 타인에게는 주변 인물 123, 밉상 인물일 것이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