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고전을 읽어드립니다 - 어떻게 읽을 것인가
서민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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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다닐 때는 필독서라고 해서 방학동안 꽤 많은 고전을 읽었는데 숙제처럼 읽었던 터라 감흥은 그다지 없었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업무나 자기개발서 위주로 독서를 하다보니 고전이나 소설에는 손이 잘 가지 않아 고전과는 거리가 먼 독서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고전이라면 우리의 시야를 넓게 해주고 생각을 키워주는 좋은 책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 꼭 읽어야 겠다는 강박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고전은 두께도 얇고 읽어보니 내용도 어렵지 않지만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을 정확히 알 지 못하기 때문에 고전이 읽히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어느 정도 저자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저의 경우 고전을 읽는 동안 저희와 다른 문화권의 옛날 이야기라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도 많고 읽기 어렵게 씌여진 부분도 많아 끝까지 읽지 못한 책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숙제처럼 읽지 않고 고전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캐치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저자는 총 13권의 고전을 소개하며 어떤 생각을 했는 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그 중 8권을 읽었습니다만 그리 재미있게 읽은 기억은 없습니다. 저자도 그 13권의 고전을 모두 재미있게 읽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고전을 읽는 동안 재미있는 생각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톨스토이의 부활을 읽으며 저자가 진정한 사과와 시모토아라는 기생충까지 생각하는 과정이 독특했습니다. 사실 저는 그 책을 읽으며 주인공들의 생각이나 삶이 잘 이해되지 않아서 더 독특하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톨스토이의 안나카레리나를 소개한 글은 더 재미있는 관점을 표현해서 좀 놀랐습니다. 안나카레리나가 자기 일이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는데.. 자기 일이 있었다면 안나가 브론스키에게 그렇게 집착하지 않고 그렇다면 다른 상황이 벌어졌을 수도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키티와 레빈의 사이를 비교하는 대목에서는 부부사이에도 어느 정도의 경각심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신랄한 얘기와 함께 두 커플의 대조가 재미있었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고전 중에는 저자가 고전을 읽으며 접근했던 다양한 생각들과 독특한 관점을 설명해주고 그 관점을 따라가는 게 재미있었던 책도 있었지만 도무지 왜 추천하는 지 이해되지 않는 책도 있었습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이 그 책이었는데요. 고전의 내용도 그렇지만 그럼에도 그 책이 명작인 이유는 더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은 과연 명작인 지 묻는 저자의 마지막 질문에 깜짝 놀랐습니다.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을 때도 명작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진 적이 없습니다. 저도 그 책을 읽으며 특별히 느낀 점이나 기억나게 재미있었던 점은 없었지만 단순히 고전인 이유가 있겠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저자의 생각을 읽다보니 고전이라고 하더라도 막연히 읽지 말고 '왜?' '이건 맞는 건가?' 와 같은 생각을 늘 하고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설명하는 내용은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었고 공감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해보지 않은 부분을 읽으니 그 관점에서 고전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읽어야하는 고전 100"과 같은 리스트에 휘둘리지 말고 나의 관점, 나의 생각을 다시한번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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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 쓰기 - 인생이 바뀌는
양병무 지음 / 행복에너지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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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업무 중의 하나가 제 의견을 이메일로 써서 소통하는 것인 것 같습니다. 복잡한 업무에 대해서는 대화로 논의하는 것보다는 이메일로 써서 논지를 표현하는 것이 오해의 소지를 덜고 빠르게 업무를 진행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 업무에 대해 이메일을 쓸 때도 읽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쓰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나름 노력해서 글을 썼다고 생각했는데 다 쓰고 보면 영 답답한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좀 더 자연스럽고 쉬운 글을 쓰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1부 행복한 글쓰기와 2부 행복한 책 쓰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글쓰기가 되어야 책쓰기가 쉬워지며 책 쓰기를 해야 글쓰기에 자신감이 생긴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글쓰기가 고통인 이유를 읽으면서 제가 왜 글쓰기를 두려워하는 지 곰곰 생각해봤습니다. 저의 경우는 글을 잘 쓰겠다는 의욕이 앞서서 오히려 글을 쓰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글을 쓰는 것이 너무 어려운 것 같습니다. 글을 잘 쓰는 작가님들도 여러 번의 수정을 통해 좋은 글을 쓴다는 저자의 말이 위안이 되면서 글을 써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 칼럼을 분석하고 필사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과 같이 글을 쓰는 작가가 되었다는 저자의 경험담을 읽으면서 저도 제 생각을 부담없이 표현하고 써보자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문화유산답사기로 유명한 유홍준 교수님도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을 200번이나 필사했다는 사실을 읽고는 저도 이제 글쓰기라는 달리기를 위해 시작점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자가 알려주는 칼럼 분석법을 시작으로 저도 글쓰기에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나 '따뜻한 가슴을 냉철한 머리로 전환하는 글쓰기'라고 표현한 저자의 이야기는 매일 같이 일하는 직원들과 소통하는 이메일도 객관적인 사실을 가독성 좋게 쓰는 방법을 조금 더 생각해보자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실 글쓰기와 책쓰기는 천지차이라고 생각됩니다. 글쓰기까지야 어찌어찌 해볼 수 있지만 책을 쓰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마음 속 깊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자신의 머릿속 메시지를 밖으로 꺼내는 기술만 있으면 책을 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 분야에서 10년이상 종사한 전문가들도 모두가 책을 쓸 수있는 자격을 갖추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에 나도 가능할까? 라는 생각을 하며 내심 설레었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세상을 향해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 즉, 문제의식이 있다면 가능하다고 이야기 하는데요. 사실 10년 정도 회사생활을 하면 주변의 모든 상황에 익숙해져서 문제의식도 희미해지게 됩니다. 이럴 때 찾아오는 것이 매너리즘인데 문제의식을 가진다는 것은 매너리즘의 대척점에서 제 일에 대해 생각하고 변화하는 것이 무엇인지 항상 흐름을 따라가고자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책을 내는 것 자체도 중요하지만 저는 제 일에 대해 무뎌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문제의식을 갖는 자세자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자세를 기반으로 문제의식을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으로 책을 쓰게되면 정말 금상첨화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불현듯 고등학교때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때 전 추리소설을 너무 좋아해서 항상 추리소설을 가방에 넣고 다니며 학교에서도 독서실에서도 읽었습니다. 그러면서 언젠가 나도 추리소설을 썼으면 좋겠다. 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대학을 가고 직장을 다니며 그 꿈은 완전히 제 기억에서 사라졌더라구요. 이 책을 읽으며 그 생각이 나서 왜 이 꿈을 완전히 잊고 살았을까하는 답답한 마음과 함께 조금만 더 노력을 해볼걸 하는 후회가 들었습니다. 이번에 다시한번 글쓰기와 책쓰기에 도전해서 언젠가는 꼭 추리소설을 써보리라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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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윤순식 옮김 / 미래지식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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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는 언젠가 꼭 한번 읽어야지 하면서도 손이 잘 가지 않는 책 중의 하나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입니다. 책의 두께도 두껍거니와 몇 번이나 읽다가 다시 덮게 될 정도로 어려워서 늘 읽는 것을 미루게 되는 책입니다. 니체의 철학의 정수라고 일컬어지는 이 책은 수많은 비유와 잘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들때문에 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어느 샌가 덮어져 책장 한켠에 다시 꽂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꼭 끝까지 읽겠다고 다짐을 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서른에 산 속에 들어가 10년간 정신을 수양하고 고독을 즐겼는 데 어느 날 홀로 산을 내려갑니다. 이 책은 차라투스트라가 산을 내려가 여행을 하며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나 그의 독백을 통해 니체의 사상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만나게 된 성자와 얘기를 나누며 왜 산을 내려왔냐는 질문에 "나는 인간을 사랑하오"라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그 성자와 헤어진 후에 차라투스트라는 독백을 합니다. '신이 죽었다.'고.. 저는 이 두 문장을 읽으며 니체가 하고 싶었던 말이 바로 이 말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19세기의 유럽은 제국주의가 팽배해지면 열강들의 전쟁이 곳곳에서 벌어지는 불안한 정세 속에 시달리고 있었고 산업혁명으로 인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과학에서는 다윈의 진화론을 비롯해 생물학이나 물리학 방면에서 여러가지 중요한 발견이 이어지게 되는 시대였습니다. 이와 같이 불안한 정세 속에서 이전의 가치는 몰락하고 새로운 가치로 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허무주의에 빠질 수 밖에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와 같은 세상을 바라보는 니체가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하고 싶었던 얘기는 차라투스트라가 얼룩소 마을에서 말했던 "모든 신들은 죽었다. 이제 우리는 초인이 나타나기를 바란다." 로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니체는 인간을 극복한 초인을 가르칩니다.


그는 인간의 사랑스러운 점이 그가 건너가는 존재이며 몰락하는 존재라는 데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사실 이 부분은 읽으면서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건너가는 존재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어디를 건너간다는 의미일까요? 그리고 몰락하는 존재라서 사랑스럽다는 것은 몰락을 하고 다시 무언가를 재건하기 때문에 사랑스럽다고 표현한 걸까요? 또 이 책에서 차라투스트라는 "보라, 다가온다, 가까이 오고 있다, 위대한 정오가!" 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왜 정오가 위대한 거지?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줄곧 의문에 의문만 꼬리를 물고 속시원히 해답을 얻지 못하니 읽기가 수월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해답은 없지만 제가 생각해보고 또 구글링도 해보고 하면서 니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사유하는 힘이 조금은 생긴것 같습니다.


다만 이 책안의 늙은 여자와 젊은 여자에 대해서 에서 마지막에 "여자들에게 간다고? 그렇다면 회초리를 잊지 마시게!"라는 차라투스트라의 말은 읽으면서 여자를 비하하는 것 같은 어조가 느껴져 좀 불편했습니다.


이 책에서 니체는 우리 삶에서 마주치는 거의 모든 가치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사실 한번 읽고는 이해 했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읽다가 차라투스트라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 보다도 이해하지 못한 그의 독백이 더 머릿속에 남는 것 같습니다. 책을 다 읽고 덮은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한번 더 펼쳐서 읽으며 이번에는 제 삶의 가치와 비교해가며 또 다른 사유를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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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카페 - 350년의 커피 향기
윤석재 지음 / arte(아르테)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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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죽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아이스아메리카노에 대한 사랑이 지대한 것 같습니다. 저도 아침에 커피를 마셔야 정신을 차리고 일상을 살 수 있을 정도로 커피를 사랑하고 관심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커피를 파는 카페라는 장소는 사람들을 만나거나 혼자 공부를 하거나 스마트폰을 하면서 그냥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되어 그냥 지나치는 장소로 여겨왔습니다. 최근에는 독특한 인테리어의 카페나 책을 함께 파는 북카페, 그리고 빵을 함께 파는 베이커리 카페도 많이 생겨 보는 재미, 먹는 재미가 배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카페를 찾아가는 재미도 커졌습니다만 여전히 지나치는 장소지 문화를 위한 장소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파리의 카페는 문화와 예술의 장소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런지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세기 고종이 아관파천을 하며 러시아공관에서 1년을 지내는 동안 커피를 즐기게 되어 커피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역사 중 가장 암울했던 조선의 19세기에 커피가 시작되었다는 것이 현재의 커피사랑과 대비되어 씁쓸하면서도 가슴아프게 다가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3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파리의 카페도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아닌 역사의 물결을 바꾸기도 하고 자유에 대한 위대한 사상들이 전파되기도 했으며 세계 미술사나 문학사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시장터에 파리 최초의 카페가 문을 열었다는 대목은 파리에 왜 유독 노천카페가 많은 지를 설명하는 것 같아 재미있었고, 17세기에 문을 연 카페 프로코프가 아직도 영업을 한다는 것도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음에 파리를 가게되면 꼭 카페 프로코프로 가서 커피를 마시며 역사의 숨결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18세기에는 파리의 여러 카페에서 혁명파와 반혁명파가 정치적인 논쟁을 벌이게 되며 혁명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에 카페가 존재하게 됩니다. 프랑스 혁명 전 팔레 루아얄에 있는 카페 드 프와에서 혁명을 지지하던 젊은 변호사 카미유 데물랭이 연설을 하게 되고 이 연설은 카페에 모여있던 수많은 부르주아를 선동하게 되었습니다. 그 연설이 있고 이틀 뒤 프랑스 혁명의 도화선이 되는 바스티유 감옥 습격사건이 벌어지게 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가 설명하는 18세기 파리의 카페의 모습을 읽다보니 커피향이 아닌 혁명의 화약냄새가 느껴집니다.

혁명이후 19세기에는 오스만 남작에 의해 파리시의 좁고 구불구불한 길들이 해체되고 일직선으로 뻗은 대로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 대로를 중심으로 화려하고 아름다운 대형 카페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파리의 카페는 유럽 각국에 명성을 떨치게 되며 유럽의 귀족이나 돈많은 한량들에게 한번쯤은 들러야 하는 곳으로 인식되게 됩니다. 또한 에밀졸라, 플로베르와 같은 당대의 많은 유명 소설가들과 마네, 모네, 피카소와 같은 인상주의 화가들의 주요 활동무대로 이들은 카페에서 토론과 연구를 하며 프랑스의 문학사와 미술사를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20세기의 시작에는 파리에서 만국 박람회가 개최되면서 사람들은 풍요로워졌고 예술과 문화가 번창하는 아름다운 시대, 벨 에포크가 전개됩니다. 이때 파리는 유럽에서 가장 활력있는 도시, 문화와 예술의 세계 중심지로 변하게 되었고 유럽의 많은 예술인들이 파리로 오며 서로 교류하고 예술의 흐름을 주도하게 됩니다. 세계대전, 스페인독감, 그리고 대공황이 연달이 터지면서도 파리는 예술의 중심이었고 파리 내에서 예술가들이 모이는 장소는 달라졌어도 여전히 카페들이 그 중심에 있었습니다.

이 책에는 파리카페뿐만 아니라 파리의 랜드마크들의 사진들과 그림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서 보는 재미를 줍니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며 지금도 영업 중인 파리의 카페에서 세계사, 문학사, 미술사 에서 이름을 봤던 인물들이 커피를 마시며 연설을 하거나 그들의 작품을 토론하고 연구하는 모습이 그려져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최근에 재미있게 봤던 미드인 "에밀리, 파리에 가다" 에서 여러 카페들이 많이 나오는데 대부분 노천카페였습니다. 왜 유독 파리에서는 노천카페가 많이 보이는 지 궁금했는데 파리의 카페가 시장터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읽으면서 조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또 파리를 그리는 영화나 그림에서 항상 카페를 보게 되는 데 왜 그런걸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는데 이 책을 보며 350년동안 참혹하고도 아름다웠던 역사의 한 가운데 파리의 카페가 있었다는 것이 느껴져 다음에 파리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게 될 날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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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이상 휘둘리지 않을 거야 - 타인과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심리워크북
샤론 마틴 지음, 양소하 옮김 / 에디토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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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고나서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식당을 가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아니라 같이 간 사람들이 주문하는 음식을 같이 주문하거나 제일 빨리 나오는 음식으로 주문하게 됩니다. 또 회사에서 회의를 할 때도 이견이 있지만 남의 눈치를 보면서 얘기하지 못하는 저를 보게 됩니다. 그런 일이 있으면 자괴감이 들면서 이러지 말아야지 하는 데 어느 순간 다시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저를 억누르게 됩니다. 이런 일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되다보니 어느 순간 제가 뭘 좋아하는 지도 모르게 되고 다른 사람들과 분쟁없이 저를 표현하는 방법도 모르게 되더군요. "나는 더 이상 휘둘리지 않을 거야"라는 책 제목이 제 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어디까지 거리를 두어야 할 지 알려주는 심리 워크북입니다. 저자는 심리치료사로 많은 사람과의 내담을 통해 명확한 나만의 경계와 적절한 타인과의 거리감이 인간의 자존감을 지키는 데 있어서 아주 중요하며 우리 삶을 크게 변화시킨다는 것을 깨닫고 경계설정 기본 안내서를 컨셉으로 이 책을 제작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총 4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 1부 에서는 경계가 무엇인지, 왜 경계가 필요한 지, 그리고 왜 경계설정이 어려운 지 그 이유에 대해 얘기하며 경계에 대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먼저 저자는 경계란 한 개인이 자신이 누구인지를 정의하고 나와 내가 아닌 것을 구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다른 사람과 어떻게 상호작용할 것인지 다른 사람에게 어떤 대우를 받고 싶은 지 나에게 괜찮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를 정하는 기준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경계란 여러 상황과 관계에 따라 또 변화하는 나의 요구에 따라 유연하게 바뀌며 무엇이 효과가 있고 없는 지를 계속해서 반영해 조정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경계를 만들며 유지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로 느껴졌습니다만, 나 자신을 지키고 상대와의 좋은 관계유지를 위해서는 항상 경계에 대해 생각하며 다듬어나가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2부에서는 경계를 설정하고 소통하는 방법과 경계위반을 다루는 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경계를 설정하는 4단계 공식을 소개하며 감정을 뒤로 두고 논리적으로 경계를 설정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경계가 약하거나 경직되거나 또는 일정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들이 많이 발생합니다. 이럴 때는 상황에서 한 걸음 물러나 지금의 불편한 감정이 경계위반 때문이지 명확히 판단해야 한다는 저자의 조언이 저에게는 와닿았습니다. 그리고 타협과 양보를 구분하여 상호적인 의미의 양보를 하고 있는 지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도 중요한 점인 것 같습니다. 특히 아니라고 말하는 연습을 하기 위한 저자의 여러가지 대화 템플릿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제 3부에서는 직장의 인간관계와 파트너, 자녀, 가족, 친구 그리고 대하기 어려운 사람들과의 경계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경우의 경계 기술을 생각할 수 있도록 여러 예제를 들어 설명해서 저의 경우를 반추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했으며 연습문제에서 저자의 질문을 생각하면서 상황에 따른 저의 경계를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제 4부에서는 타인의 경계를 존중하고 나를 위한 건강한 제한선과 습관을 만드는 등 자기 관리로서의 경계 관련 기술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신과 경계를 어떻게 설정할지 고민하기 전에 자기 관리가 부족하다고 스스로 평가내리지 말라는 저자의 얘기가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전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데 폭식을 하고나서 금새 "난 안돼!"라고 생각하며 포기하고 더 많이 먹어버리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기 관리가 필요한 영역을 파악하여 행동을 바꾸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 지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 와중에 자신에게 엄격하기 보다는 다정하게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경계를 세우는 것이나 이를 관리하는 것은 때때로 좌절이나 낙담을 불러 일으킵니다. 저자는 이를 정상이라고 하며 매과정마다 감정을 폭발시키지 말고 스스로의 진짜 욕구와 감정을 돌아보며 나가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사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가 타인과의 경계를 유지하며 나를 잃지 않는 밸런스 인 것 같습니다. 타인과 다툼없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때론 나를 내려놓고 다른 사람의 주장을 수용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나에게 필요한 것을 단호히 요구했을 때 상대가 불쾌해 하거나 화를 내는 경우를 보게 되면 내가 잘못한 게 아닐 까하는 죄책감이 많이 들게 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에 나 자신의 필요를 포기하고 상대의 의견을 수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다시 내 필요를 요구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게 되고 위축되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을 지키고 타인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계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경계를 유연하게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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