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고전을 읽어드립니다 - 어떻게 읽을 것인가
서민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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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다닐 때는 필독서라고 해서 방학동안 꽤 많은 고전을 읽었는데 숙제처럼 읽었던 터라 감흥은 그다지 없었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업무나 자기개발서 위주로 독서를 하다보니 고전이나 소설에는 손이 잘 가지 않아 고전과는 거리가 먼 독서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고전이라면 우리의 시야를 넓게 해주고 생각을 키워주는 좋은 책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 꼭 읽어야 겠다는 강박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고전은 두께도 얇고 읽어보니 내용도 어렵지 않지만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을 정확히 알 지 못하기 때문에 고전이 읽히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어느 정도 저자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저의 경우 고전을 읽는 동안 저희와 다른 문화권의 옛날 이야기라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도 많고 읽기 어렵게 씌여진 부분도 많아 끝까지 읽지 못한 책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숙제처럼 읽지 않고 고전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캐치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저자는 총 13권의 고전을 소개하며 어떤 생각을 했는 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그 중 8권을 읽었습니다만 그리 재미있게 읽은 기억은 없습니다. 저자도 그 13권의 고전을 모두 재미있게 읽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고전을 읽는 동안 재미있는 생각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톨스토이의 부활을 읽으며 저자가 진정한 사과와 시모토아라는 기생충까지 생각하는 과정이 독특했습니다. 사실 저는 그 책을 읽으며 주인공들의 생각이나 삶이 잘 이해되지 않아서 더 독특하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톨스토이의 안나카레리나를 소개한 글은 더 재미있는 관점을 표현해서 좀 놀랐습니다. 안나카레리나가 자기 일이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는데.. 자기 일이 있었다면 안나가 브론스키에게 그렇게 집착하지 않고 그렇다면 다른 상황이 벌어졌을 수도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키티와 레빈의 사이를 비교하는 대목에서는 부부사이에도 어느 정도의 경각심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신랄한 얘기와 함께 두 커플의 대조가 재미있었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고전 중에는 저자가 고전을 읽으며 접근했던 다양한 생각들과 독특한 관점을 설명해주고 그 관점을 따라가는 게 재미있었던 책도 있었지만 도무지 왜 추천하는 지 이해되지 않는 책도 있었습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이 그 책이었는데요. 고전의 내용도 그렇지만 그럼에도 그 책이 명작인 이유는 더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은 과연 명작인 지 묻는 저자의 마지막 질문에 깜짝 놀랐습니다.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을 때도 명작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진 적이 없습니다. 저도 그 책을 읽으며 특별히 느낀 점이나 기억나게 재미있었던 점은 없었지만 단순히 고전인 이유가 있겠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저자의 생각을 읽다보니 고전이라고 하더라도 막연히 읽지 말고 '왜?' '이건 맞는 건가?' 와 같은 생각을 늘 하고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설명하는 내용은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었고 공감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해보지 않은 부분을 읽으니 그 관점에서 고전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읽어야하는 고전 100"과 같은 리스트에 휘둘리지 말고 나의 관점, 나의 생각을 다시한번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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