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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지기 쉬운 영혼들 - 우리가 무너진 삶을 회복하는 방식에 관하여
에리카 산체스 지음, 장상미 옮김 / 동녘 / 2024년 1월
평점 :
프리즘 커버의 예쁜 책을 만나고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영향력 있는 멕시코 이민 2세대 작가라...
더군다나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라니 더욱 궁금했습니다.
그동안 책 속에서 만나봤던 멋진 여성상을 머릿속에 그려놓고 책을 읽었어요.
와...그런데 첫 장 부터 충격이었습니다.
<나의 질이 망가졌던 해>
작가님은 자신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이렇게까지 솔직할 일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녀만의 절규였고, 외침이었고, 용기이기도 했습니다.
세상은 멕시코 이주 노동자의 삶에 관심이 없었고
오히려 하찮은 존재로 여겼습니다.
가난했고 무시당했던 유색인종이었습니다.
우울증, 정신과 치료, 양극성장애, 문제아, 이혼, 임신중지, 가난...
그녀를 따라다니는 꼬리표들은 그녀를 구원해 줄것 같지 않습니다.
주변에 삶의 본보기가 되어줄만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삶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었어요.
삶에 대해 고민은 하되 유머를 잃지 않는 여성이었습니다.
세상은 그녀에게 무례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리카는 웃었습니다.
첫 장을 읽기 시작할때부터 에리카는 보통여성이 아님을 직감할 수 있었어요.
조금 '튀는여자?' 맞아요.
하지만 세상이 온통 자신을 밀어내려고만 할 때 '버틴여자' 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다소 억양이 쎈? 문장들이 나와요.
일명 '사이다발언'이었는데 어느 순간 저도 함께 웃으며 박수를 치고 있더라구요.
그녀의 '겁없음'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세상에는 이런 사람도 저런 사람도 살기 마련이죠.
잘 만들어진 훌륭한 여성들을 보기보다..
우울과 자살에 시달리면서도 기꺼이 자신의 삶을 지켜낸 에리카의 삶을 들여다보며 오늘 또 한번 '살아낼 용기'를 얻어갑니다.
또 그녀가 '버지니아 울프'의 글에서 용기를 얻었듯
우리도 그녀의 글을 통해 고통을 받아들이고 삶을 회복하는 방법들을 배워가요.
그녀의 유쾌한 유머, 세상에 대한 외침.
오래토록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은
강한 인상을 준 작품이었습니다
덧>책 표지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프리즘 커버도 신기했지만 얼굴이 보이지 않는 이 여성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지 궁금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