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상담이 필요한 여자랑 사랑을 한다는 것.
순수 p. 556

 나는 이게 부당하다는 걸, 옳을 수가 없는 말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침묵하자 애너벨은 상처를 받았고 더 침통한 표정과 차가운 눈빛으로 입을 닫았다. 나는 내 생각에 옳으니 그르니 하는 것보다 애너벨이 상처받은 게 더 중요했다. 그래서 나는 좀 더 조심을 하든지 앉아서 누든지 하겠다.
고 말했다. 그러나 애너벨은 내가 화가 났고, 마지못해 굴복했으며, 따라서 우리가 모든 것에 대해 진심으로 동의하지 않는 한 우리의 합일에 평화는 없다는것을 감지했다. 애너벨이 울기 시작하자, 나는 그녀를 괴롭히는 보다 깊은 원인을 한참 동안 찾아야 했다.
"나는 앉아서 눠야 하는데, 너는 왜 앉아서 누면 안 돼? 네 소변 방울이 떨어진 곳이 안 보일 수가 없고, 매번 그걸 볼 때마다 여자인 게 얼마나 부당한지가 떠올라. 그게 얼마나 부당한지 넌 모를 거야. 절대 알 수가 없을 거야.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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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주인공 안 좋아하기도 힘든데. 전형적인 자기중심적 인물. 세상이 본인 뜻대로 돌아가길 바라지만 막상 그렇게 돌아가면 그거대로 불평할 인물
순수 p. 393

핍은 이곳 직원에 대한 적대감을 일부 극복하고 무리 중 한 명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잘하는 짓인지 아니면 비열한짓인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자신이 발전하고 있는지 타락하고 있는지도 분간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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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p. 390

"네가 나보다 예뻐서 싫었어." 핍이 말했다. "넌 이 회사에 잔뜩 있는 알파걸이고 난 아니라서 싫기도 했어. 네가 스탠포드 대학교를 나온 것도 싫었고,
네가 돈 걱정을 할 필요 없는 입장인 것도 싫더라고, 네가 얼마나 대단한 특권을 누리고 사는지 절대 모를 사람이라는 것도 싫었어. 네가 선라이트 프로 젝트를 사랑하는 것도, 이곳이 얼마나 괴상한 곳인지 개의치 않는 것도 싫었 어. 네가 남을 비난할 필요 없는 사람이라는 것도 싫었어. 가난이 뭐고 남에게 빚을 지는 게 뭔지, 우울증 걸린 편부나 편모 밑에서 자라는 게 뭐지 남친을 못 사귀어서 분노하고 사람이 이상해지는 게 뭔지 상상조차 못 하는 것도다 싫었어. 아, 됐어." 핍은 넌더리를 내며 고개를 저었다. "다 내 자기 연민에서비롯된 생각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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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여기에 없었다
조너선 에임즈 지음, 고유경 옮김 / 프시케의숲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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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임에도 긴 여운이 남는건 주인공 조의 고통이 생생하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목적이 있으면 다른 어떤것도 상관하지 않고 그 길만 달려가는 조의 인생과 달리 그가 사실 어릴적 심각한 아동학대 피해자였다는 것은 서로 모순인것처럼 보였다. 일 그 자체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것은 안정된 자아에서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아버지의 폭력을 피해 재빨리 숨을 곳을 찼아야만 했던 것은 폭력에서 피하기 위한 목적을 수행하려 즉각적이면서 가장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야 함을 의미했다. 즉, 어릴적 공포의 경험이 그를 순간적이며 목적 자체에 충실한 인간으로 만든것이다.
조의 자살충동 등을 나열한 생각을 보면 그가 괴로움을 잊기 위해 자기파괴적인 행동을 하는것을 알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스스로에게 과도하게 부여하는 책임감을 통해 결국 그는 리사를 찾을때까지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냉동탑차에서 무더기로 죽은채 발견된 어린 소녀들에 대한 죄책감, 어린시절 학대에 대한 트라우마 등이 깊게 내재돼있는 한 인간이 결국 범죄의 피해자들을 구하기 위해 온몸을 던지는 것은 그가 과거의 고통스러웠던 경험에서 벗어날지 못할지언정, 결코 나약한 인간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복수와 정의가 한데 얽혀있으면서 그 구분선도 뚜렷하지 않기에 조의 인생에 대해 더 실감나게 생각할 수 있게 한다.
남을 제압하는데에 망치를 즐겨쓸만큼 그 자신도 폭력에 익숙해져있는 상태에서 자기파괴적인 힘을 범죄피해자들을 구하는데에 쓰다니, 깊고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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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여기에 없었다 p. 29

 조는 아버지의 구타가 자신의 영혼을 지배해 마치토템처럼 자의식에 새겨져 있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했다. 가학적인 아버지의 폭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은 그 행위가 정당하고 아버지는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고 믿는 것뿐이었다. 게다가 그 믿음은 여전히 조와 함께했고 돌이킬 수도 없었다. 조는럴음아버지가 시작한 그 폭력행위를 끝내려고 거의 오십년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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