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임에도 긴 여운이 남는건 주인공 조의 고통이 생생하게 전달되기 때문이다.목적이 있으면 다른 어떤것도 상관하지 않고 그 길만 달려가는 조의 인생과 달리 그가 사실 어릴적 심각한 아동학대 피해자였다는 것은 서로 모순인것처럼 보였다. 일 그 자체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것은 안정된 자아에서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가 아버지의 폭력을 피해 재빨리 숨을 곳을 찼아야만 했던 것은 폭력에서 피하기 위한 목적을 수행하려 즉각적이면서 가장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야 함을 의미했다. 즉, 어릴적 공포의 경험이 그를 순간적이며 목적 자체에 충실한 인간으로 만든것이다.조의 자살충동 등을 나열한 생각을 보면 그가 괴로움을 잊기 위해 자기파괴적인 행동을 하는것을 알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스스로에게 과도하게 부여하는 책임감을 통해 결국 그는 리사를 찾을때까지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냉동탑차에서 무더기로 죽은채 발견된 어린 소녀들에 대한 죄책감, 어린시절 학대에 대한 트라우마 등이 깊게 내재돼있는 한 인간이 결국 범죄의 피해자들을 구하기 위해 온몸을 던지는 것은 그가 과거의 고통스러웠던 경험에서 벗어날지 못할지언정, 결코 나약한 인간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복수와 정의가 한데 얽혀있으면서 그 구분선도 뚜렷하지 않기에 조의 인생에 대해 더 실감나게 생각할 수 있게 한다. 남을 제압하는데에 망치를 즐겨쓸만큼 그 자신도 폭력에 익숙해져있는 상태에서 자기파괴적인 힘을 범죄피해자들을 구하는데에 쓰다니, 깊고 강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