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p. 390

"네가 나보다 예뻐서 싫었어." 핍이 말했다. "넌 이 회사에 잔뜩 있는 알파걸이고 난 아니라서 싫기도 했어. 네가 스탠포드 대학교를 나온 것도 싫었고,
네가 돈 걱정을 할 필요 없는 입장인 것도 싫더라고, 네가 얼마나 대단한 특권을 누리고 사는지 절대 모를 사람이라는 것도 싫었어. 네가 선라이트 프로 젝트를 사랑하는 것도, 이곳이 얼마나 괴상한 곳인지 개의치 않는 것도 싫었 어. 네가 남을 비난할 필요 없는 사람이라는 것도 싫었어. 가난이 뭐고 남에게 빚을 지는 게 뭔지, 우울증 걸린 편부나 편모 밑에서 자라는 게 뭐지 남친을 못 사귀어서 분노하고 사람이 이상해지는 게 뭔지 상상조차 못 하는 것도다 싫었어. 아, 됐어." 핍은 넌더리를 내며 고개를 저었다. "다 내 자기 연민에서비롯된 생각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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