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 청개구리 New 이야기 그림책
탕무니우 지음, 조윤진 옮김 / 보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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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적 있지 않으세요? 평소에 즐겨 듣던 노래라 노래방에서 한번 불러봤는데 너무 어려워서 중간에 멈췄던 경험이요. 흘려 들으면 특별한 기교도 없는 것 같고 높은 음역대도 아닌 것 같았는데, 막상 노래를 부르려니 숨이 차고 고음불가 버전의 노래가 되는 상황 말입니다. 너무나 편안하게 노래 부르는 가수의 내공을 미처 깨닫지 못한 저의 ‘무모한 도전’이었던 것이지요.

그림책도 비슷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림을 보며 ‘이런 그림은 우리 아이도 그리겠어!’라고 생각했다가 요소 하나하나 세밀히 관찰하다보면 작가의 어마어마한 내공에 놀라게 되는 그런 그림책이요. 대만의 대표작가라 불리는 탕무니우의 작품들이 그렇습니다. 보림출판사을 통해 2019년에 <린 할머니의 복숭아 나무>, 2020년에는 <예술가 거미>가 출간되었고, 2021년 올해에는 이 책이 국내 독자들을 찾아왔습니다. <천하무적 청개구리>!! 오늘 소개해드릴게요.




<천하무적 청개구리>의 배경은 작은 연못입니다. 앞표지 속 청개구리들 사이에 유난히 다부진 표정과 포즈로 눈길을 사로잡는 핑크 개구리가 보이시죠? 하얀 도복에 빨간 바지, 긴 다리로 발차기를 선보이는 이 개구리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 천하무적 개구리 ‘강하호’입니다.




작은 연못에 청개구리들이 평화롭게 지내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곳에 어릴 때부터 남달리 두 다리가 튼튼한 강하호라는 소녀 개구리도 살고 있었지요. 강하호는 이 연못에서 일명 ‘홍반장’같은 존재입니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는 ‘해결사’죠. 이 연못에 두꺼비 왕이 나타나면서 평화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는데요, 청개구리 친구들은 강하호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하지만!!! 



두꺼비 왕의 어마어마한 무술 때문에 한방에 나가떨어지는 강하호. 충격을 받은 강하호는 연못 밖으로 나가 무술을 배워야겠다고 결심합니다. 친구들의 격려와 배웅을 받으며 전설 속 크나큰 호수로 떠난 강하호는 무술을 배워 무시무시한 두꺼비왕을 처단할 수 있을까요? 작은 연못에는 평화가 다시 찾아올까요?? 커다란 ‘강’과 넓은 ‘하’천, 크나큰 ‘호’수를 모두 경험한 천하무적 ‘강하호’의 뒷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꼭 그림책으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무술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에 용기와 자아성찰, 자기 발견까지 이야기가 뻗어나가는 <천하무적 강하호>는 소재나 이야기 진행 자체도 재미있지만, 탕무니우 작가에 대해서도 알고 나면 더욱 이 책을 깊이있게 누리실 수 있을 거예요.




먼저 ‘탕무니우’ 작가의 새 책이 국내에 소개될 때마다 온오프라인 서점에서는 "미국에 레오 리오니, 일본에 고미 타로가 있다면 대만에는 탕무니우가 있다"라는 문구가 걸립니다. 여기에는 그만큼 유명한 그림책 작가라는 뜻도 있겠지만, 탕무니우의 여러 작품들을 읽어보면 그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답니다. 간단한 텍스트, 작가만의 이미지, 유머와 독창성을 결합시켜 이야기를 전달하기 때문에 저런 문구가 붙은 것이죠.

1966년생으로 어린 시절 톰소여 같은 다채로운 생활을 해서 필명을 ‘탕무니우(湯姆牛)’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탕무湯姆가 톰을 뜻하고, 니우牛는 소 우.) 국립예술전문대학 조소과를 졸업했고 단순한 형태의 구조에 관심이 많았다고 해요. 가능한 한 단순하고 최소한의 요소를 통해 최대의 효과를 이루려는 ‘미니멀리스트’답게 그의 그림은 간결하고, 독특한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특징은 그의 책에 등장하는 동물들의 형상들에서 찾아 볼 수 있어요.




그의 책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기하학적 도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마치 그래픽처럼 보여지는 그림들은 단순화된 형태만큼이나 최소한의 색상으로 채워집니다. 핑크와 그린, 옐로우같이 만화에서나 볼 법한 이 색상들은 그림책 속에 조화롭게 담겨집니다. 단순화된 기하학 도형으로 표현된 탕무니우의 그림은 그리기 쉬운 그림이 아니라 그의 예술적 철학이 담긴 노력의 산물이자 그의 작품이라는 것을 단번에 인지시키는 시그니처가 된 것이죠.



영화 <쿵푸 팬더>에서 용의 전사로 거듭났던 팬더 ‘포’의 모습이 떠올려지는 개구리 '강하호' 이야기. 그녀가 매력적인 캐릭터로 다가오는 이유는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용기가 넘치며 포기를 모르는 모습도 있겠지만 그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 자기 자신의 강점을 찾아냈기 때문은 아닐까요? 강하다고 해서 무작정 다른 이들의 무술을 따라 해서는 ‘천하무적’이 될 수 없었을 겁니다. 스스로를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뒤 훈련에 훈련을 거듭한 강하호는 누구도 본적 없는 새로운 무술을 만들어 냅니다. 그렇게 강하호는 천하무적이, 전설이 된 것이죠.

뒷표지에는 이런 강하호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어요.


전설이 된 강하호의 이야기는 어쩌면 탕무니우의 자전적 이야기는 아닐까란 생각을 했습니다. 다른 이들과 비슷한 그림이 아니라 자신만의 그림 스타일로 대만의 대표작가라 불리게 된 탕무니우. 자신만의 강점으로 전세계 그림책 매니아들을 홀리며 누구도 본적 없는 새로운 그림책 세계를 창조해냈으니까요. 그림책계의 천하무적, 여전히 전설을 쓰고 있는 탕무니우의 그림책이 궁금하시다면, 이 책 <천하무적 청개구리>를 놓치지 마세요!


*본 서평글은 보림수피아23기로 선정되어, 보림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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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닌 누군가를 생각해 위고의 그림책
윌바 칼손 지음, 사라 룬드베리 그림, 이유진 옮김 / 위고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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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을 배경으로 10명의 아이들이 표지 앞뒤면에 그려져 있습니다. 눈을 감고 왕관을 쓰고 만세를 하고 있는 아이부터 개구리와 교감을 나누는 아이, 요가 동작을 따라하는 아이, 젖소 그림을 그리는 아이, 빨간 가방을 메고 양동이를 들고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뒷모습의 아이, 빨간 멜빵바지를 입고 뛰는 아이, 고양이와 마주하고 있는 아이, 안경을 쓴 주근깨 가득한 아이, 책을 읽는 아이 등… 제각각 다른 행동,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아이들입니다.

표지를 가득 채운 이 아이들이 <내가 아닌 누군가를 생각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들이고, 매 페이지마다 한 명씩 자신들의 이야기를 합니다. 릴레이 형식으로 다음 아이가 이야기를 이어가고 이야기는 면지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앞면지를 보면 그네를 타고 있는 한 여자아이에게 어른 여성이 헬멧을 건내며 무언가 이야기합니다. 오토바이가 보이고 풀밭에 떨어진 노란 점퍼도 보이지요? 속표지를 넘기면 그 노란 점퍼를 입고 단추를 채우는 아이가 등장합니다. (첫 단추를 잘못 채웠네요.) 오토바이와 빨간 헬맷, 원숭이 인형도 보이는데요, 이 여자아이는 ‘올리비아’입니다. 원숭이 인형을 오늘 반 친구들에게 보여줄 거래요. 엄마 등에 기대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올리비아의 시선은 노란 조끼를 입고 젖소 목장으로 향하는 아이들에게 향해 있습니다. 그리고 소를 보러 목장에 온 저 아이들 중 하나라면 '어떤 느낌일까? '라며 질문을 하죠.





다음 페이지는 젖소 목장에 온 아이 중 젖소 등에 타고 있는 ‘무세’가 이야기를 이어 받습니다. 젖소의 살갗이 아주 부드럽고 따뜻해서 계속 잠들어 있고 싶어진다는 이 아이는 젖소 농장 근처에 있는 빨간 트랙터에 꽂힙니다. 자신도 그런 트랙터를 갖고 싶고 이 다음에 크면 소를 기르고 싶다고 하죠. 그리고 저렇게 트랙터에 앉아서 운전하는 사람은 어떤 기분일지 궁금해 합니다.

이제 다음 주자는 예측할 수 있으시겠죠? 네. 빨간 트랙터에 앉아 있는 아이 ‘욘’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펼쳐진 면에서 한쪽은 일러스트가, 다른 한쪽에는 아이의 독백 형식으로 이야기가 이어지고 다음 주자에 대한 힌트가 이렇게 자그마한 그림으로 남겨져 있어요.



아이들의 이야기는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미래의 꿈, 할머니의 죽음이나 전쟁, 난민, 투병과 아픔 등 다양한 소재를 담고 있고 그들은 각기 자신이 처해보지 못한 다른 이의 삶을 궁금해 합니다. 서로 다른 장소에서 서로 다른 10명의 아이들이 들려주는 각기 다른 이야기들. 하지만 아이들의 이야기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아이들이 떠올리는 이 질문이에요.


우리 모두는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 듯 보이지만 서로 영향을 주고 있고, 서로가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그렇게 멀지 않다고 글과 그림으로 보여줍니다. 더불어 이 책은 우리가 가진 편견과 우리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합니다. 릴레이 형식으로 이어지던 이야기는 첫 장면에 등장했던 올리비아가 다시 나오며 마무리 되죠. 그리고 그 릴레이 바톤을 책 밖에있는 독자들에게 넘깁니다.


마지막 뒷면지까지도 이 그림책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내듯 처음에 등장한 올리비아의 모습과 함께 이야기 속 아이들이 나왔던 장소들이 지도에 담겨 있습니다. 너무나 다르게 느껴졌던 아이들, 아주 멀게만 느껴졌던 존재들이 모두 연결되어 있었구나 깨닫게 되며 무릎을 탁 치게 됐던 장면이에요.



스웨덴에서 2019년에 출간된 이 책의 원제는 <Jag och alla>. 해석하자면 <나 그리고 모두>이고 스웨덴 출신의 작가인 윌바 칼손, 사라 룬드베리가 글과 그림을 맡았습니다. 두 작가 모두 스웨덴을 대표하는 문학상인 아우구스트상을 수상한 저명한 작가들인데요, 글과 그림이 완벽하게 어우러집니다.



윌바 칼손이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일러스트레이터 사라 룬드베리의 그림을 만나 완벽하게 재현됩니다. 지난해 국내에 소개된 <여름의 잠수>를 통해 국내 그림책 애독자들의 마음을 빼앗았던 사라 룬드베리의 그림은 이 작품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어요.

같은 지역 안에서도 다양한 상황과 입장의 아이들이 있고 서로 다른 '나'와 '너'는 그렇게 '우리'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내가 아닌 누군가를 생각해>. 이 매력적인 책을 여러분도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본 서평글은 네이버카페 제이그림책포럼에서 진행한 서평단 모집 이벤트를 통해, 위고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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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ㅅㅅㅎ - 제1회 사계절그림책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그림책
김지영 지음 / 사계절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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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검색창에 ‘마음’이란 단어를 입력하면 연관검색어가 뜹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단어가 ‘마음 내려놓기’이고 그 다음이 ‘마음 다스리기’네요. ‘마음 챙김’, ‘마음 추스르다’ 등도 함께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마음’이 내 마음대로 안 될 때를 경험합니다. 내 마음을 나도 잘 모르는 상황이요. 그래서 ‘마음’과 관련된 검색어에 내 마음을 내려놓고 다스리며 스스로를 토닥이는 방법 등이 함께 검색되는 것 같아요. 어른인 우리도 마음 하나 제대로 표현하고 추스리지 못해 저렇게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공부하는데, 표현이 서툰 우리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 관리가 더 어렵겠지요? 그래서 울음이나 짜증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땐 당사자인 아이도, 지켜보는 부모님들도 속이 타죠. 어떻게든 달래주고 싶지만, 뭐가 문제인지 잘 알지 못하는 아이의 마음 속 상황. 그런 마음을 김지영 작가가 이 그림책 <내 마음 ㅅㅅㅎ>에 담아냈습니다.



제목이 <내마음> 아니야? 혹은 인쇄가 잘못됐나? 모음은 없고 왜 'ㅅㅅㅎ' 자음만 남아있지? 궁금해 하는 분도 계실텐데요, <내 마음 ㅅㅅㅎ>은 초성만 남겨진 제목으로 독자들의 호기심을 끝없이 자극합니다. 초성퀴즈를 풀 듯 남겨진 ‘ㅅㅅㅎ’이 과연 무엇일까? 수많은 단어들을 상상하게 만들어요.

책표지에 반짝이는 은박이 보이시죠? 이 그림책이 대상 수상작임을 알리는 영예로운 표식입니다. 사계절출판사에서 지난 2020년 5월, 신인 및 기성작가를 대상으로 창작자를 응원하고 참신한 그림책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제1회 사계절그림책상’ 공모를 진행했습니다. 국내 그림책 시장의 열기를 반영하듯 총 299편의 작품이 응모되었고 치열한 예심과 본심을 거쳐 단 하나의 대상작이 뽑혔는데, 그 책이 바로 <내 마음 ㅅㅅㅎ>이에요. 심사에는 서현, 송미경, 이지은 작가님이 참여하셨는데, 뒤표지에 심사위원들의 심사후기가 간략하게 남겨져 있습니다.


형광 핑크빛 앞표지에는 일명 ‘바가지 머리’를 한 볼 빨간 아이가 독자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목 <내 마음 ㅅㅅㅎ>이 아이 얼굴 속에 어우러져 있어요. ㅅㅅ은 눈썹, ㅎ은 삐질(^^;) 흐르는 땀처럼 말입니다.

앞뒤 면지도 놓쳐서는 안될 요소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상하좌우 모서리에는 ‘ㅎ’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돌려져 자리 잡고 있고 앞면지에는 입 삐죽 나온 표정의 'ㅅ‘이, 뒷면지에는 웃음 띤 표정의 ‘ㅅ’이 채워져 있습니다. 이 이야기 속 아이의 감정 변화를 그림책 앞뒤 면지에 남겨놓았다고 할 수 있죠.



속표지를 넘기면 아이스크림을 날름날름 햝아먹는 아이가 “이상해…”라며 독자들의 시선을 끌어 모읍니다. 그리고 다음 장에 갑자기 모든 것이 ‘시시해’졌다고 이야기해요. 평소에 좋아하던 기차, 자동차, 블럭, 게임기, 물총이랑 장난감, 막대 사탕, 공, 공룡과 씽씽이까지도 모두 시시해졌답니다. 시시하다고 이야기하며 코를 파고 있는 이 아이의 모습이 너무나도 사실적이라 ‘풉’하고 웃음이 나왔어요.



뭘 해도 마음이 ‘싱숭해’진 아이는 자신의 마음이 왜 이렇게 된 건지 그 이유를 따져보게 됩니다. 왼쪽 페이지에는 아이의 행동, 오른쪽에는 그 상황에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단어 배치가 계속 반복되는데, 그 단어들은 초성 ‘ㅅㅅㅎ’의 변형입니다. 반복되는 'ㅅㅅㅎ' 단어들에 감흥ㅇ 떨어질 무렵 , 김지영 작가는 보란 듯이 ‘ㅅㅅ’을 회전시키고 자음을 겹치기도 하면서 독자들에게 예상치 못한 반전을 선사합니다. 매달 진행하는 그림책 소모임에 이 책을 소개해드렸는데, 함께 읽었던 분들이 그러시더라구요. ‘이 작가님, 천재 아니야?!’라고요. ‘ㅅㅅㅎ’ 자음을 각기 다른 글자 변형시키고, 이미지와 연결해 시각화 하는 솜씨가 대단합니다. 다음 장엔 어떤 'ㅅㅅㅎ' 단어가 등장할까 상상하는 재미를 아이들과 함께 누릴 수 있어요.


홍익대 판화가를 졸업한 김지영 작가는 이 작품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판화 소스를 찍어 콜라주 작업으로 완성했고, 사용한 색도 형광핑크, 형광주황, 파랑색으로만 채웠습니다. 단순한 형태의 이미지와 최소한의 색으로 선택과 집중을 해서 만든 것인데요, <내 마음 ㅅㅅㅎ> 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작가님의 두 딸 덕분이었답니다. 아이들이 3~4살 무렵 한동안 달고 살던 ‘시시해’, ‘심심해’ 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데요. 초성만 따서 ‘ㅅㅅㅎ’을 반복해보니 재미있었고 그 아이디어를 모아 2019년 첫 더미가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작가님의 육아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신선하고 참신한 <내 마음 ㅅㅅㅎ>. 모든 게 다 시시했던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읽고 회복하는 과정을 마주하다보면, 우리 아이도 읽어주는 어른들도 스스로 ‘마음 챙김’이 될 것 같은 그런 그림책이랍니다. 그리고 이런 재미난 그림책을 만드는 우리 작가님들이 계속 나온다면 이 책의 표지색처럼 '우리 그림책 시장의 미래도 핑크빛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은 그림책을 발굴하고 출간해준 사계절 출판사에도 감사를 전하며, 이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본 서평글은 사게절 출판사에서 진행한 서평단 이벤트에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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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최고야!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71
토미 드 파올라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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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림책을 읽다가 비슷한 느낌의 음악이나 영화가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그림책도 책을 덮고 나서 예전에 봤던 이 영화가 기억났어요. 2001년에 국내에 개봉한 영화 <빌리 엘리어트>요. (2017년 재개봉)


탄광촌 출신의 소년 빌리가 편견에 맞서 발레리노에 도전하는 내용을 담은 이 영화는 뮤지컬로도 제작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죠. 주인공 빌리는 남자는 강해야 한다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체육관에 다니며 권투 연습을 합니다. 하지만 권투가 자기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죠. 그러다 우연히 발레 수업을 엿보게 된 빌리는 발레에 끌리게 되고, 아버지에게는 권투를 배우러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발레 수업을 다니며 꿈을 키웁니다. 하지만 거짓말은 결국 들통 나고 발레리노를 꿈꾸는 빌리에게 아버지는 이런 말을 하죠.


"남자가 발레라니. 호모나 하는거지."


춤을 추고 싶은 소년과 남자다움을 강요하는 아버지. 영화 속 빌리와 빌리 아버지 같은 모습이 토미 드파올라의 1979년작 <Oliver Button is a Sissy>에도 담겨 있어요. ‘Sissy’는 ‘계집애 같은 사내’를 뜻하는데 국내에서는 2005년 문학과지성사에서 <올리버 버튼은 계집애래요>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가 절판되었고, 이번에 북극곰 출판사에서 <우리는 최고야!>라는 제목으로 표지와 제목을 바꿔 복간되었습니다. 



주인공 우리는 조금 다른 성향을 가진 남자아이입니다. 혼자 숲 속을 산책하거나 줄넘기, 책 읽기, 그림 그리기, 종이 인형 만들기나 옷 입는 것을 좋아해요. 활동적인 놀이보다는 혼자서 정적인 놀이를 즐기는 조용한 기질의 아이인 것이죠. 아들의 이런 모습을 보고 아버지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여자애처럼, 남자아이답게…’

영화 <빌리 엘리어트> 속 아버지가 발레를 하고 싶어 하는 빌리에게 권투를 권했듯, <우리는 최고야!> 속 아버지는 다른 남자아이들처럼 공놀이를 하라고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타고난 기질이라는 것이 있고 성향이 있잖아요. 우리는 아버지가 말하는 ‘남자다운 놀이’가 재미있지 않았습니다. 빨리 달리지도, 공을 잘 다루지도 못해서 남자아이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합니다. 좋아하지 않는 일을 억지로 강요당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놀림거리가 되는 상황은 어린 우리가 감당하기는 힘들었을 거예요.

아들의 성향을 잘 알고 있는 엄마는 그래도 운동을 해야 한다며 아이에게 신체활동을 권하고, 우리는 무용학원에 가게 되었어요. 운동이란 명목 아래 아빠도 특별히 무용 학원에 다니는 걸 허락합니다. 까맣게 반짝이는 탭댄스 구두를 신은 우리. 우리는 연습에 연습을 이어가며 춤에 푹 빠집니다.


하지만 우리의 학교생활은 그리 녹녹치 않습니다. 우리의 반짝이는 탭댄스 구두는 남자아이들 사이에서 또다시 놀림감이 되었고, 벽은 우리를 조롱하는 낙서로 채워집니다. 여자아이라고 놀림 받는 우리는 어떻게 될까요? 우리의 학교생활에 평화가 찾아올까요? 우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온전히 누릴 수 있었을까요? 아니면 자기 자신다움을 포기하게 될까요?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제목 <우리는 최고야!> 속 ‘우리’를 ‘인칭대명사 '우리(We)'라고 생각했습니다. 앞표지에 웃음 띤 얼굴로 몸을 움직이는 아이와 그걸 지켜보는 고양이가 ‘우리(We)'일거라 여긴거죠. 토미 드파올라의 자료를 찾다가 북극곰 출판사에서 주인공 이름을 ‘우리’라고 의역해 놓은 것을 알았습니다. ‘왜 그랬을까? 이유가 무엇일까?’ 혼자서 조심스레 그 이유를 추측해 보았어요.


’나(I)와 너(You)‘,처럼 확실하게 나뉘어 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포함되는 대상, ’우리‘ 속에 함께하는 존재라는 의미로도 해석되었고, 성별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이름이 아니라 중성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우리‘를 사용한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서와는 다르지만 번역하는 과정에서 우리 독자들의 해석의 다양성, 상상의 즐거움을 주기 위한 북극곰 출판사가 고심의 흔적이라 여겨졌습니다.


토미 드파올라의 다른 작품인 <오른발, 왼발>이나 <위층 할머니 아래층 할머니>등은 노화나 질병에서의 회복, 죽음 등 어려운 주제를 그림책에 담고 있습니다. 주제는 무겁지만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고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그는 최대한 명확하고 단순하게 그림을 그립니다. 그리고 이 책 <우리는 최고야!> 역시 다름과 존중이라는 심오한 주제를 쉽게 그림책에 담아냈습니다.

4살 때부터 이미 자신은 커서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무대에서 노래하고 탭댄스를 출 것이라고 이야기 한 토미 드파올라는 로라 잉걸스 와일더상, 칼데콧 아너상, 뉴베리 아너상, 스미스손메달 수상, 안데르센상 미국 후보지명, 레지나 메달 수상 등을 받으며 거장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그는 평생 270권 이상의 책을 만들었고 이를 계산해보면 55년동안 매해 4권 이상의 신간을 발표한 것이었대요. 예술적 영감과 이야기가 넘쳤던 그가 쓰고 그린 <우리는 최고야!>에 더욱 눈길이 가는 이유는 이 그림책이 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소수자였던 그는 어린 시절 따돌림 당했던 경험과 탭댄스를 향한 애정을 투영시켜 <우리는 최고야!>를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남들과 다른 취향과 행동으로 괴롭힘을 당했지만, 예술을 사랑하고 춤을 즐길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토미 드파올라는 인터뷰를 통해 가족 덕분이었다고 말한적 있는데요, 그를 지지하고 지원한 가족들이 있었기에, 토미 드파올라는 그림을 그리고 춤을 추며 예술가로서의 자신의 꿈을 펼쳤습니다. ‘여자애같아(Sissy)’라는 단어가 ‘최고야!(Star)' 단어로 바뀐 이유는 편견이 사라지고 다름을 인정받았기 때문이었을 거예요. 남들과 다름을 인정받았고 존중받았기 때문에 우리는 토미 드파올라의 주옥같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죠.

2020년 3월, 스튜디오로 사용하던 헛간에서 추락한 후 수술로 인한 합병증으로 토미 드파올라는 8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고 더 이상 그의 새로운 작품은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작품 속에서 그가 삶에서 깨우친 삶의 지혜와 교훈들은 영원히 이어지리라 믿습니다.


*본 서평글은네이버카페 '책 읽는 마을, 북촌'에서 진행한 서평이벤트를 통해 북극곰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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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무지개! 작지만 소중한 1
테리사 트린더 지음, 그랜트 스나이더 그림, 조은수 옮김 / 두마리토끼책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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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쓴 지 벌써 1년이 넘었습니다. 메르스나 사스처럼 ‘잠깐 조심하면 넘어가겠지’ 했던 이 전염병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인 ‘팬데믹’으로 선포했고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엄청난 변화를 겪어야만 했습니다.

‘거리두기’라는 말이 일상이 되었고, 마스크를 쓰고 수시로 열을 체크하며 여전히 아슬아슬한 하루하루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마주보고 이야기하는 모습은 사라지고 비대면 화상 회의, 온라인 수업이 우리들에게 당연한 일상이 되어버렸어요. 변화된 사회, 바뀐 우리들의 모습…. 이 모든 것이 한 권의 그림책에 담겼습니다. <내일은 무지개!> 속에요.



책을 감싸고 있는 노란 띠지에는 '팬데믹 그림책'이라는 소개와 함께, '뉴욕에 사는 작가가 겪은 일을 그림책으로 만들어 내다'라는 설명이 있는데, <내일은 무지개!>의 글작가 테리사 트린더는 이 책을 쓴 계기를 책 속에 이렇게 남겼습니다.


레인보우 커넥션(Rainbow Connection)이라는 프로젝트 들어보신적 있나요? 코로나19가 초토화시킨 이탈리아 전역에서 "Tutto andra bene"라는 메시지가 적힌 무지개가 있는 배너나 그림을 게시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일이 잘 될 거야”로 번역되는 이 프로젝트는 유럽에서 시작되어 미국, 캐나다, 영국을 통해 무지개가 있는 창문으로 퍼져나갔대요. 실내 공간에만 머물러야 하는 아이들을 위로하고 서로가 연결되어 있음을 알린 무지개! 잠시 산책이 허용된 시간에 이웃집 창문 속 무지개를 보며, 지금은 거리를 두고 있지만 우리는 모두 함께이고 서로가 연결되어 있음을 알린 ‘레인보우 커넥션’ 프로젝트가 작가 테리사 트린더에게 영감을 주었던 것이죠.



그래서 이 그림책 <내일은 무지개!>에는 무지개가 가득합니다. 앞표지 그림뿐만 아니라 책등 위 아래에도 무지객 자리잡고 있고, 제목도 < !>7가지 무지개색이 채워져 있어요. 제목에 느낌표(!)가 들어 있어서 작가가 의도한 바가 있을까 궁금했는데, 원제목은 <There is the rainbow>입니다. 번역 출간한 '두마리토끼책' 출판사에서 한글로 번역을 하며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느낌표를 추가했을 거라 추측되네요.



두 아이가 색분필(혹은 크레파스?!)을 손에 들고 서로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속표지에 그려지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책장을 넘기면 이런 문장이 나와요.


아이들이 그린 무지개에 시작과 끝이 있듯, 이야기속에 언급되는 것들에도 한 쪽과 다른 쪽이 있음을 반복해서 보여줍니다. 네모난 화면 저쪽, 창문 넘어, 길 건너편, 마을 너머, 강 건너편, 가파른 산 너머, 슬픔 너머, 사나운 폭풍우가 지나고 난 후... 마치 코로나19 역시 시작이 있고 그 건너편인 코로나 종식을 향해 사람들은 고군분투하고 있고, 지금 우리는 '그 사이에 무언가'를 하며 참고 견뎌야 한다고 말이죠.

홀로 방에서 노트북을 펼친 아이의 시선은 같이 온라인 수업을 듣는 반 친구들에게 머물러 있고, 창문을 무지개로 꾸미고 있는 한 아이의 시선 너머에는 서로를 생각하고 위하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몸이 불편한 할아버지를 위해 식료품을 전하는 이웃, 마스크를 쓰고 산책하며 거리를 두는 사람들의 모습, 대면하기 보다는 편지나 전화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 사람들의 모습은 코로나19를 견뎌내고 있는 지금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행운의 상징인 '무지개'가 코로나19시대에 위로와 상생의 상징으로 떠오른 것은 우연이 아닐거예요. 비 온 뒤 하늘에 반짝 나타나는 무지개는 매일 볼 수 없는 것이지만, 내 이웃의 창문에서 무지개를 발견하면서 작은 희망을 얻게 됩니다. 각기 다른 식깔이 빛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각자의 집에서 고립된 우리는 떨어져 있지만 연결되어 있고, 무지개가 끝나는 지점에서 황금 항아리를 찾을 수 있듯 코로나 19가 종식되는 그 날에 다시 희망과 회복을 얻을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라는 먹구름 속에서 아이들이 그려 낸 작은 희망을 담은 <내일은 무지개!>. 가장 힘겨운 시기를 겪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하는 그림책입니다.

* 본 서평글은 네이버카페 제이그림책포럼에서 진행한 서평단 모집 이벤트를 통해, 두마리토끼책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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