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 청개구리 New 이야기 그림책
탕무니우 지음, 조윤진 옮김 / 보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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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적 있지 않으세요? 평소에 즐겨 듣던 노래라 노래방에서 한번 불러봤는데 너무 어려워서 중간에 멈췄던 경험이요. 흘려 들으면 특별한 기교도 없는 것 같고 높은 음역대도 아닌 것 같았는데, 막상 노래를 부르려니 숨이 차고 고음불가 버전의 노래가 되는 상황 말입니다. 너무나 편안하게 노래 부르는 가수의 내공을 미처 깨닫지 못한 저의 ‘무모한 도전’이었던 것이지요.

그림책도 비슷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림을 보며 ‘이런 그림은 우리 아이도 그리겠어!’라고 생각했다가 요소 하나하나 세밀히 관찰하다보면 작가의 어마어마한 내공에 놀라게 되는 그런 그림책이요. 대만의 대표작가라 불리는 탕무니우의 작품들이 그렇습니다. 보림출판사을 통해 2019년에 <린 할머니의 복숭아 나무>, 2020년에는 <예술가 거미>가 출간되었고, 2021년 올해에는 이 책이 국내 독자들을 찾아왔습니다. <천하무적 청개구리>!! 오늘 소개해드릴게요.




<천하무적 청개구리>의 배경은 작은 연못입니다. 앞표지 속 청개구리들 사이에 유난히 다부진 표정과 포즈로 눈길을 사로잡는 핑크 개구리가 보이시죠? 하얀 도복에 빨간 바지, 긴 다리로 발차기를 선보이는 이 개구리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 천하무적 개구리 ‘강하호’입니다.




작은 연못에 청개구리들이 평화롭게 지내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곳에 어릴 때부터 남달리 두 다리가 튼튼한 강하호라는 소녀 개구리도 살고 있었지요. 강하호는 이 연못에서 일명 ‘홍반장’같은 존재입니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는 ‘해결사’죠. 이 연못에 두꺼비 왕이 나타나면서 평화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는데요, 청개구리 친구들은 강하호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하지만!!! 



두꺼비 왕의 어마어마한 무술 때문에 한방에 나가떨어지는 강하호. 충격을 받은 강하호는 연못 밖으로 나가 무술을 배워야겠다고 결심합니다. 친구들의 격려와 배웅을 받으며 전설 속 크나큰 호수로 떠난 강하호는 무술을 배워 무시무시한 두꺼비왕을 처단할 수 있을까요? 작은 연못에는 평화가 다시 찾아올까요?? 커다란 ‘강’과 넓은 ‘하’천, 크나큰 ‘호’수를 모두 경험한 천하무적 ‘강하호’의 뒷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꼭 그림책으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무술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에 용기와 자아성찰, 자기 발견까지 이야기가 뻗어나가는 <천하무적 강하호>는 소재나 이야기 진행 자체도 재미있지만, 탕무니우 작가에 대해서도 알고 나면 더욱 이 책을 깊이있게 누리실 수 있을 거예요.




먼저 ‘탕무니우’ 작가의 새 책이 국내에 소개될 때마다 온오프라인 서점에서는 "미국에 레오 리오니, 일본에 고미 타로가 있다면 대만에는 탕무니우가 있다"라는 문구가 걸립니다. 여기에는 그만큼 유명한 그림책 작가라는 뜻도 있겠지만, 탕무니우의 여러 작품들을 읽어보면 그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답니다. 간단한 텍스트, 작가만의 이미지, 유머와 독창성을 결합시켜 이야기를 전달하기 때문에 저런 문구가 붙은 것이죠.

1966년생으로 어린 시절 톰소여 같은 다채로운 생활을 해서 필명을 ‘탕무니우(湯姆牛)’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탕무湯姆가 톰을 뜻하고, 니우牛는 소 우.) 국립예술전문대학 조소과를 졸업했고 단순한 형태의 구조에 관심이 많았다고 해요. 가능한 한 단순하고 최소한의 요소를 통해 최대의 효과를 이루려는 ‘미니멀리스트’답게 그의 그림은 간결하고, 독특한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특징은 그의 책에 등장하는 동물들의 형상들에서 찾아 볼 수 있어요.




그의 책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기하학적 도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마치 그래픽처럼 보여지는 그림들은 단순화된 형태만큼이나 최소한의 색상으로 채워집니다. 핑크와 그린, 옐로우같이 만화에서나 볼 법한 이 색상들은 그림책 속에 조화롭게 담겨집니다. 단순화된 기하학 도형으로 표현된 탕무니우의 그림은 그리기 쉬운 그림이 아니라 그의 예술적 철학이 담긴 노력의 산물이자 그의 작품이라는 것을 단번에 인지시키는 시그니처가 된 것이죠.



영화 <쿵푸 팬더>에서 용의 전사로 거듭났던 팬더 ‘포’의 모습이 떠올려지는 개구리 '강하호' 이야기. 그녀가 매력적인 캐릭터로 다가오는 이유는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용기가 넘치며 포기를 모르는 모습도 있겠지만 그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 자기 자신의 강점을 찾아냈기 때문은 아닐까요? 강하다고 해서 무작정 다른 이들의 무술을 따라 해서는 ‘천하무적’이 될 수 없었을 겁니다. 스스로를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뒤 훈련에 훈련을 거듭한 강하호는 누구도 본적 없는 새로운 무술을 만들어 냅니다. 그렇게 강하호는 천하무적이, 전설이 된 것이죠.

뒷표지에는 이런 강하호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어요.


전설이 된 강하호의 이야기는 어쩌면 탕무니우의 자전적 이야기는 아닐까란 생각을 했습니다. 다른 이들과 비슷한 그림이 아니라 자신만의 그림 스타일로 대만의 대표작가라 불리게 된 탕무니우. 자신만의 강점으로 전세계 그림책 매니아들을 홀리며 누구도 본적 없는 새로운 그림책 세계를 창조해냈으니까요. 그림책계의 천하무적, 여전히 전설을 쓰고 있는 탕무니우의 그림책이 궁금하시다면, 이 책 <천하무적 청개구리>를 놓치지 마세요!


*본 서평글은 보림수피아23기로 선정되어, 보림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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