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브무브 플랩북 : 움직이는 지구 아티비티 (Art + Activity)
안소피 보만.피에릭 그라비우 지음, 디디에 발리세빅 그림, 박대진 옮김 / 보림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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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 이론에 따르면 직접 경험하고 체험하고 느끼는 것보다 효과적인 학습 방법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엄마 아빠는 쉬고 싶은 주말, 금쪽같은 시간을 쪼개어 미술관이나 박물관, 다채로운 체험학습장으로 아이들을 이끌죠. 하지만 직접 만져보거나 가볼 수 없는, 체험할 수 없는 것들도 존재합니다. 그때 책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하게 하죠. 고학년 아이들에게는 글밥이 많은 이론서를 들이밀 수 있지만 어린 아이들에게는 많은 개념이 담긴 자연 관찰책이나 과학 정보책은 이해하기 버겁기도 하고, 그 책을 읽어줘야 하는 엄마 아빠도 부담스럽습니다.

‘어떻게 하면 쉽고 재미있게 아이들에게 깊이 있는 과학 지식을 전달할 수 있을까?’, ‘아이가 재미있어 하며 스스로 책을 펼치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는 부모님들께 이 책을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바로 보림출판사에서 2021년 5월에 출간된 <무브무브 플랩북: 움직이는 지구>입니다.



이 책을 본격적으로 소개하기 앞서 팝업북에 대한 설명을 드려야할 것 같아요. 네이버 지식백과 시사상식사전에 따르면 “팝업북(Pop-up book)”은 책을 펼쳤을 때 입체적으로 그림이 튀어나오도록 한 일종의 장난감 책이라는 설명이 있습니다.




이런 팝업북의 표현방식 중 플랩(Flap)은 평면기법의 하나로 책장에 접힌 부분을 펼쳐서 볼 수 있도록 한 책인데요, 앞표지 우측 상단 빨간 동그라미에 “당기고 펼쳐 보는 45개 무브무브 플랩”이란 문구가 보이시죠? 표현 그대로 독자들이 스스로 움직이고 펼쳐보며 45가지의 재미를 누릴 수 있는 책이랍니다.



<움직이는 지구>라는 제목에 걸맞게 ‘우리 행성, 지구’에 대한 설명부터, 판의 이동을 다루고 있는 ‘지구의 운동’, 살아 있는 지구를 느끼게 하는 ‘화산’, 35억 년 전 지구의 모습부터 지금의 모습까지, ‘과거에서 현재로’ 환경에 적응해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해요. 또 그 변화의 그 증거인 ‘화석 안류’도 한 눈에 선보이고 있고, 물의 침식 퇴적 작용으로 인한 ‘풍경의 변화’, 수증기-물-얼음의 형태 변화를 거쳐 끝없이 움직이는 ‘물의 순환’, 매일 우리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하늘, 구름, 날씨’와 함께 ‘지구의 기후’와 우리 인간들이 이용할 수 있는 ‘쳔연자연’, 그리고 그 천연자연을 어떻게 소중히 사용하고 지켜나가야 하는지 까지 상세히 다루고 있답니다.

손으로 직접 만지며, 지구 구석구석을 여행할 수 있는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의 무한한 매력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합니다. 뒤표지에 ‘어린이를 위한 완벽한 지구 안내서’라는 소개 문구를 괜히 붙인게 아니었어요!!


이 책을 탄생시킨 작가들도 한번 살펴볼까요?



먼저 그림을 맡은 디디에 발리세빅(Didier Balicevic). 그는 스트라스부르의 장식예술학교( École supérieure des Arts decoratifs)에서 클로드 라포엥트(Claude Lapointe)의 지도 아래 일러스트를 공부했고,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를 2년간의 여행 후 파리에 정착하여 다양한 잡지와 어린이 전문 출판사(Nathan Jeunesse)와 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무브무브 플랩북: 움직이는 지구>가 자연과 과학 정보를 다룬 어린 친구들에게는 조금 어려울 수 있는 지식 그림책인데, 이를 부담없이 느끼게 해주는 디디에 발리세빅의 깔끔하고 선명한 그림은 이 책의 진입장벽을 낮줘줬어요.





어린 시절부터 책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을 가진 글작가 안소피 보만 (Anne-Sophie Baumann)은 소르본 대학에서 현대 문학을 공부했습니다. 그녀는 과학 분야의 편집자로 몇 년 동안 일했으며 생생한 그림과 다양한 플랩이 있는 책의 형식이 지식과 정보를 즐겁게 전달되는 통로가 되리라 생각해서 '무브무브 플랩북' 시리즈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공동 집필자인 피에릭 그라비우(PierrickGraviou)은 프랑스 지질 조사 기관인 BRGM 소속의 지질 공학자로 지질학적 유산의 홍보를 위해 수년 동안 일하며 이를 대중에게 알리는 안내서를 여러권 펴냈는데, 이 책 <무브무브 플랩북: 움직이는 지구>는 특별히 어린 독자들을 위해 참여했다고 합니다. 이런 전문가의 참여 덕분에 이 책를 찬찬히 읽다보면 깊이 있는 정보로 가득 찬 다큐멘터리를 한편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책을 펼치면 화산이 분출되고, 산과 구름이 솟아오르며 바퀴를 돌려 아이들이 직접 풍력 터빈도 돌릴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손으로 당겨보고 돌려보며 살아 움직이는 지구를 경험하고 느끼며 지구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책이예요. ‘지구’에 대한 정확한 개념 설명과 함께 지구 안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자연 현상들과 사실들은 흥미롭게 설명하는 <무브무브 플랩북: 움직이는 지구>. 아이와 어른 할 것 없이 모두를 즐겁게 하는 팝업북으로 무더운 이 여름을 나보시는건 어떨까요??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에게는 이 책이 더없이 좋은 참고서가 될거예요.




* 본 서평글은 보림수피아 23기로 선정되어, 보림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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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사라지기 전에
박혜미 지음 / 오후의소묘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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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반짝임 그 자체를 담아내셨네요! 아름다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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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 - 영화로 보는 인문학 여행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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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명연기, 감독의 멋들어진 화면 연출, 시대나 분위기를 나타내는 배경과 의상 세팅, 그 모든 것들을 아우르는 음악, 그리고 그것들을 담아낸 영상을 스크린!!! 종합예술이라 일컬어지는 ‘영화‘는 영상을 통해 보여지는 매체 가운데서도 가장 인기 있고 대중적인 분야인데요,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공연문화예술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영화관이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대신에 ‘집콕’하면서 극장 상영을 놓쳤던 영화나 예전에 봤던 영화들을 다시 보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학생일 때, 사회 초년생일 때 보았던 영화를 오랜만에 다시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그땐 저런 느낌이 아니었는데...’였어요. 같은 배우가 똑같은 대사를 내뱉는 장면도, 세월이 흘러 다른 상황에 놓인 제게는 과거와는 다르게 다가오더군요. 스크린의 기억이 새롭게 쓰이는 경험을 했다고 할까요?? 그리고 그런 경험을 영상매체가 아닌 텍스트로 만나게 하는 책이 있어 오늘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1000>은 “명작 영화 속 명언을 통해 다양한 가치를 통찰하는 힐링 인문학 여행서이다.“라는 책표지에 적힌 문구처럼 영화 속 대사를 통해 우리의 삶과 인간의 근원 문제에 관해서도 생각해보게끔 합니다. 무려 200편의 영화를 통해 1000개의 문장을 만나볼 수 있는 농축엑기스 같은 인문학 책인데요, 사람들을 울고 웃게 하고, 감정을 물들이고 삶을 되돌아보게 만들었던 명대사들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이 많은 영화와 대사들을 누가 모아놓았을까 궁금하실텐데, 저자 김태현는 ‘인문학자 지식큐레이터’라는 독특한 수식어가 붙어 있습니다. ‘지식큐레이터’라니... 보통은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기획하고 작품을 수집하고 관리하는 일을 하는 사람을 ‘큐레이터’라고 부르는데요, 그는 수만 권 이상의 독서를 통해 세상을 보는 통찰력을 키워왔고, 여러 분야의 지식 관련 빅데이터를 모으고 큐레이션을 하고 있답니다. 저자가 써온 그간의 저서를 보면 김태현씨의 관심사와 지식의 깊이를 알 수 있는데요, 철학, 문학, 심리학까지...광범위한 분야에서 자신이 모은 지식 큐레이션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삶에 좀 더 긍정적이고 통차력을 줄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노력해 왔다고 합니다.



저자는 <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1000>에서 고전이라 일컬어지는 옛 영화에서부터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도 석권한 2019년작 기생충까지 200편의 영화를 총 8개의 챕터로 분류해놓았습니다. 주제별로 꿈과 자유를 찾아주는 명대사, 사랑이 싹트는 로맨틱 명대사, 인문학적 통찰력을 길러주는 명대사, 사람의 심리를 파고드는 명대사, 지친 마음을 힐링해주는 명대사,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명대사,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는 명대사,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 안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명대사로 나뉘어집니다.



무려 1000개의 문장을 다루다보니 책분량 문제 때문이었는지 저작권 문제 때문이었는지 아쉽게도 영화포스터나 장면들이 들어가 있지는 않고, 오로지 텍스트로만 영화의 명대사를 전달합니다. 우리영화는 한글과 영어 자막, 외국 영화는 사용된 언어(영어, 일어, 중국어 등)와 번역까지 2개의 언어가 기본적으로 소개되고 있어요. 그리고 각 챕터를 나누는 페이지마다 박지현 작가의 일러스트레이션이 들어가 있는데요, 선으로만 표현된 영화의 장면이라 더 아련하고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눈길이 갔던 부분은 “Part2. 사랑이 싹트는 로맨틱 명대사” 부분이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장르가 로맨틱 코미디물이고 책 속에 소개된 영화를 거의 대부분 보았더라구요. DVD를 소장하고 있는 영화도 이 챕터가 가장 많았구요. 영화 속 인물들의 사랑은 어떤 식으로 표현되었는지, 대사를 통해 만날 수 있었어요.




Part.3 '인문학적 통찰력을 길러주는 명대사'에 실린 우리 영화 <기생충> 중의 이 대사도 빼놓을 수 없지요.



경험해보지 않은 삶을 영화를 '글'로 만날 수 있는 <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을 통해 영화를 볼 때 보다 더 깊은 사색과 통찰을 할 수 있었어요. 책을 읽다가 갑자기 영화 속 대사가 내 마음을 흔들 때, 그때 영화를 보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인문학적 요소에 집중하다 보면 전에 보았던 영화도 색다르게 다가올테니까요.

영화를 텍스트로 만나는 색다른 경험. 삶을 투영한 대사들을 통해 내 삶의 지침, 혹은 영양분으로 사용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본 서평글은 리텍콘텐츠 출판사가 진행한 서평단 모집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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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잡초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77
퀀틴 블레이크 지음,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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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다(自然스럽다)’라는 말은 인위적인 힘을 들이지 않고 저절로 된 것들을 말합니다. 농수산물에 ‘자연산’이라 이름 붙은 것들은 일단 가격이 더 비싸고, 사람의 힘을 더하지 않은 천연(天然) 그대로의 상태인 ‘자연’이라는 단어에 더욱 의미를 부여하죠. 전원주택, 친환경을 찾으며 ‘자연친화적인 삶을 꿈꾸기도 하고요.

그런데 정작 ‘자연적인 것’이 환영받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대한민국 아파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광경인데요, 따뜻한 봄이 되면 아파트 게시판에 주기적으로 공고가 붙습니다. “제초작업, 제초제 살포”가 그것이죠. 여기저기에 존재감을 뽐내는 잡초들은 요란한 소리를 내는 제초기와 독한 제초제로 말끔히 정리되곤 합니다. 사람들은 각잡힌 화단을 보며 만족하죠.

우리가 잡초를 보고 ‘뽑아내야겠다!’, ‘정리를 해야겠네.’라고 생각했다면, 작가는 좀 다르게 바라보나 봅니다. 그림책계의 대가 퀸틴 블레이크 작가는 길을 가다 존재감을 드러낸 ‘잡초’를 만나 이 책 <신기한 잡초>를 탄생시켰거든요.



영국의 그림책 거장, 퀸틴 블레이크 작가는 2020년 <The Weed>라는 제목의 작품을 발표했고, 2021년 시공주니어에서 <신기한 잡초>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의 시작은 우리가 흔히 보는 ‘잡초’에서 시작되었다고 해요. 퀸틴 블레이크 작가는 매일 아침 자신의 아파트에서 2분 정도 걸어 인근 지하실 사무실로 이동해 작업을 하는데, 하루는 사무실로 걸어가다가 포장도로와 정원 난간 바닥 사이의 틈새에서 작은 잡초가 자라는 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매일 매일 그것을 관찰하다보니 그 잡초는 3주 후에 흰색 꽃을 피워냈다고 해요. 척박한 곳에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잡초를 보며 자연스레 ‘자연의 힘’에 대해 떠올리게 되었고, 거기에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앞뒤표지에는 풀이 가득하고, 이름 모를 풀을 바라보는 4명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앞면지에는 하늘을 향해 뻗어가는 풀 한포기와 날아가는 새가 등장하는데요, <신기한 잡초>에 사건을 이끌어가는 중요 소재들이죠.




첫 문장부터 의미심장하게 다가옵니다.


꼭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상황을 이야기 하는 것 같죠? 앞표지에 등장한 4명의 사람은 메도스위트 가족입니다. 엄마, 아빠, 마르코, 릴리로 구성된 이 가족은 어느날 갑자기 갈라진 땅 밑으로 꼼짝없이 갇혀 버립니다. 구덩이에 빠져 어떤 것도 할 수 없었어요. 그때 가족과 함께 있던 새장 속 구관조 옥타비아가 해결사 역할을 합니다. 구덩이를 벗어나 바깥세상에서 씨앗 하나를 물어 갇혀 있던 가족들에게 다시 돌아오죠. 씨앗을 조심스레 심은 영리한 구관조, 옥타비아. 가족들은 이 상황은 지켜보기만 합니다.



하지만 이내 실망하고 말아요. 그 씨앗에서 움튼 것은 그냥 잡초였거든요. 하지만 구관조 옥타비아는 가족들에게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아무 걱정 말고, 가만히 보기만 하세요.”

그렇게 그 잡초는 점점 자랍니다. 엄청나게 자란 잡초를 메도스위트 가족들이 넋 놓고 쳐다보고만 있을 때, 또 다시 옥타비아가 제안을 합니다. 이 잡초를 타고 올라가보자고요.

마치 잭과 콩나무 속에 등장하는 식물처럼 하늘을 향해 쑥쑥 자라난 ‘신기한 잡초’는 메도스위트 가족의 탈출을 돕습니다. 물론 시련은 따르기 마련이지요. 체력이 고갈되고 손을 놓쳐 높은 곳에서 떨어질뻔 합니다. 메도스위트 가족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신기한 잡초’와 ‘구관조 옥타비아’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현명하게 문제를 해결해줍니다. 자연이 우리에게 그렇듯 어떠한 대가도 요구하지 않고요. 과연 메도스위트 가족은 안전하게 구덩이 밖으로 탈출할 수 있을까요?? 그들이 마주하게 된 바깥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퀸틴 블레이크 작가는 <신기한 잡초>를 통해 독자들에게 무엇을 전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언뜻 보면 자유분방한 검정색 펜선과 덜 칠해진듯한 수채화 그림에 작가가 단번에 휘리릭 그렸을거라 추측하지만, 그림을 찬찬히 뜯어보면 무척이나 섬세합니다. 인물의 미묘한 표정과 행동은 굉장히 자연스럽고 생동감도 담겨 있어요. 유튜브에서 퀸틴 블레이크 작가를 검색하면, 수많은 스케치를 거친 후 라이트박스를 이용해 섬세히 그림을 완성해 내는 그만의 작업 방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책 <신기한 잡초>의 그림에서도 퀸틴 블레이크 작가만의 특징들을 찾아볼 수 있어요.

하늘을 향해 쑥쑥 뻗는 잡초는 <잭과 콩나무>가, 씨앗을 물고 돌아온 옥타비아의 모습에선 <노아의 방주>에서 땅의 증거를 찾아 올리브 가지를 물고 온 비둘기가 떠올랐던 <신기한 잡초>는 거장 퀸틴 블레이크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자연의 힘’을 보여주는 우화처럼 다가왔습니다.

가족들의 이름으로 쓰인 ‘메도스위트’는 풀 이름입니다. 장미목 장미과의 여러해살이 풀인데요, 퀸틴 블레이크 작가가 가족의 이름(성)을 풀이름으로 정한 것도 숨은 의도가 있지 않을까요?? 가족이 커다란 구덩이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이 자연을 해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연과 공존하는 생명체- ‘잡초’였기 때문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도 해보았어요.



왜 땅이 갈라지게 되었는지. 거대한 구멍이 생겼는지 언급하지 않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뉴스 해외토픽에서 마주했단 거대한 싱크홀 현상이 우리나라에서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고, 동물들의 멸종 소식, 이상기후의 징조들을 보면서 자연을 끝없이 갈취해 온 우리 인간은 ‘그 결과를 고스란히 되돌려 받고 있구나’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로 인간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순간, 자연이 스스로 정화를 시작했다는 소식도 접하게 됐지요. 떠나갔던 물고기가 돌아왔고, 오염됐던 물이 맑아졌으며 시커멓던 하늘이 푸른빛을 되찾았어요. <신기한 잡초>에서처럼 우리 인간이 개입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두면', 자연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지요.

과학이 발전하고,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지만 인간의 힘으로는 되돌릴 수 없는 것들이 많아요. 자연의 힘을 믿는 것! 그 자연이 힘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 인간이 노력하고 도와주는 것! 아흔의 거장 퀸틴 블레이크 작가가 하잘 것 없는 잡초를 통해 자연의 힘과 생명의 신비를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신비한 집초>를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본 서평글은 시공북클럽에서 진행하는 6월 한달한권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되어, 시공주니어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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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림자는 핑크
스콧 스튜어트 지음, 노지양 옮김 / 다산어린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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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왕국> 주제곡이었던 ‘Let it go’의 목소리 주인공 ‘이디나 멘젤’. 그녀는 <겨울왕국> 성공 후, 콘서트를 열며 팬들과의 만남을 이어갔는데요, 2017년에 텍사스 콘서트 동영상이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 화제의 중심에는 11살 소년 루크가 있었어요.


이디나 멘젤이 무대에 올라 자신과 함께 노래를 부를 아이들을 모았을 때, 수많은 여자아이들 가운데 청일점인 루크가 단연 눈에 띄었죠. 이디나는 조심스레 루크에게 묻습니다. 혹시 이 노래를 아느냐고요? 당시 배경음악으로 ‘Let it go’가 흐르고 있었는데, 그녀의 콘서트에 온 소년들은 Trolls에 나왔던 Justin Timberlake의 'Can't Stop the Feeling'을 좋아했지 'Let it go'는 선호하지 않았답니다. 그러자 루크는 자신이 좋아하는 ‘Let it go’를 한 소절 부릅니다. 11살 소년의 'Let it go' 동영상은 화제가 되어 루크는 미국의 유명 TV 토크쇼 The Ellen DeGeneres Show에도 출연해요. 그리고 인터뷰에서 학교에서 많이 괴롭힘을 당했고, 아이들이 그를 게이와 여자라고 부르기도 했다며 'Let it go'를 좋아하는 소년의 고충(!)을 이야기했어요.

11살 소년의 뛰어난 노래 실력에 놀랐던 'Let it go' 동영상은, 제게 또 다른 놀라움과 궁금증을 남겼답니다. 남자 아이가 <겨울왕국>을 좋아하면 이상한건가? 남자아이가 여자주인공의 메인테마곡 ‘Let it go’를 부르면 놀림감이 되는 걸까???


루크의 동영상과 제 궁금증이 잊혀질 때 즈음, 이 그림책을 마주하게 됐어요. 오스트레일리아 맬버른에 거주 중인 작가 스콧 스튜어트. 스콧의 아들 콜린은 <겨울왕국>의 ‘엘사’를 좋아해서 늘 엘사 인형을 갖고 다녔는데, 여자들이 좋아하는 인형을 갖고 논다며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았다고 합니다. 아빠인 스콧은 여자용, 남자용을 구분 짓는게 잘못됐다고 생각했고 분홍색 그림자를 가진 남자아이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고 해요. 바로 그 그림책이 <내 그림자는 핑크>입니다.



파란 표지 위에 한 소년이 있습니다. 소년의 옆에는 곰인형과 토끼 인형이 바구니에 담겨 있고, 소년의 그림자는 반짝이는 핑크로 드리워져 있습니다. 그런데 소년의 모습과 다르게 핑크빛 그림자는 발레복 같은 치마를 입고 있고 손을 위로 쭉 뻗고 있어요. 아주 당당하고 자신있는 포즈로요




앞뒤 면지는 파란 벽면에 다양한 모양의 빈액자로 채워져있습니다. 속표지를 넘겨 첫 번째 페이지를 읽으면 그 액자가 뜻하는 걸 알 수 있어요. 온통 파랑색으로 채워진 집안 식구들의 사진들. 그리고 아이의 독백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아빠의 그림자도, 집안 남자들의 그림자도 모두 파란색이라고 말하는 아이. 하지만 자신의 그림자는 파랗지 않다고 이야기합니다. 자신의 그림자는 ‘분홍색’이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도 남자용이 아닌 것들이라고 이야기해요. 유니콘, 동화책, 분홍색 장난감, 공주, 요정...... 그리고 분홍색인 자신의 그림자가 가장 좋아하는 건 드레스를 입고 춤추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아빠가 들어오면 그림자는 춤을 멈춥니다.



아빠도 아들의 성향을 알고 있는 듯 담담하게 말합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곧 파란색으로 변할거야. 다 지나가는 과정일 뿐이야."



아주 파랗고, 엄청 크고, 힘도 세게 생긴 아빠의 그림자를 보며 아이는 자신이 분홍색 그림자를 가진 것이 큰 잘못을 저지른 것 같다고 말해요. 자신이 남들과 다르기 때문에 걱정하고 고민하고 불안해하는 아이. 이 아이에게 커다란 변화가 다가오는데요, 바로 새 학기가 시작되어 학교에 다녀야 한다는 것입니다. 준비물 리스트에 적힌 “옷을 단정히 입고 오기, 그림자도 데려오기! 가장 좋아하는 옷을 입히세요."라는 문구를 보고 아이는 망설임없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드레스를 입습니다. 좋아하는 드레스를 입고 분홍그림자를 데리고 학교로 향하는 아이를 아빠는 걱정스레 쳐다봅니다. 아이는 무사히 학교생활에 적응하게 될까요?? 아이를 조심스레 지켜보는 아빠는 아들에게 어떤 말을 할까요??



그림자는 내 모습 그대로를 빛에 따라 비춰냅니다. 내가 뛰고 있으면 그림자도 뛰고, 내가 손을 들고 있으면 그림자도 손을 들죠. 내 마음대로 떼어버릴 수 없는 그림자는 ‘나 자신, 나의 성향’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주 어릴 때부터 똑같아지길 강요받아요.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라는 속담처럼 남들과 조금만 달라도 호기심을 표현하고 다름을 지적합니다.

‘핑크=여자, 파랑=남자’라는 생각도 곰곰이 따져보면 이상한 점이 한 두지가 아닙니다. 누가, 왜 남자색 여자색을 구분해 놓았을까요? 사실 좋아하는 색을 선택하고 누릴 권리는 개개인이 모두 가지고 있는데 우리는 테아닐 때부터 어른들에게 그 공식을 주입받아왔죠. 그런데 이 그림책을 보며 색에 관해 자료를 찾다보니 재미있는 알았어요. 무역 간행물 Earnshaw 's Infants 'Department의 1918년 6 월기사에 이런 글이 있었데요.

“The generally accepted rule is pink for the boys, and blue for the girls. The reason is that pink, being a more decided and stronger color, is more suitable for the boy, while blue, which is more delicate and dainty, is prettier for the girl.”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규칙은 남학생에게는 분홍색이고 여학생에게는 파란색입니다. 그 이유는 좀 더 단호하고 강한 컬러인 핑크가 소년에게 더 어울리고, 더 섬세하고 고상한 블루가 소녀에게 더 예쁘기 때문이다.)

100 여년 전만해도 핑크는 남자, 블루는 여자에게 어울리는 색이라고 했다는 것! 놀랍지 않으세요?? 사실 색 자체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핑크든 파랑이든 편을 가르고 차별하는 것도 오로지 인간 뿐인거죠.

남들과 꼭 같아야 하나요?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에게 <내 그림자는 핑크> 속 주인공 아이가 했던 말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다른 것도 진짜 좋은 거잖아요."


다르기 때문에 더 재미있고, 다채로워지는 세상이 되길 바라며, <내 그림자는 핑크> 속 주인공의 아빠처럼 익숙했던 것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용기 있는 어른이 되길 바라며... 이 책을 우리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읽어줘야겠습니다.



★본 서평글은 제이그림책포럼에서 진행한 서평단 모집 이벤트를 통해, 다산어린이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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