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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 - 영화로 보는 인문학 여행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6월
평점 :
배우들의 명연기, 감독의 멋들어진 화면 연출, 시대나 분위기를 나타내는 배경과 의상 세팅, 그 모든 것들을 아우르는 음악, 그리고 그것들을 담아낸 영상을 스크린!!! 종합예술이라 일컬어지는 ‘영화‘는 영상을 통해 보여지는 매체 가운데서도 가장 인기 있고 대중적인 분야인데요,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공연문화예술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영화관이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대신에 ‘집콕’하면서 극장 상영을 놓쳤던 영화나 예전에 봤던 영화들을 다시 보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학생일 때, 사회 초년생일 때 보았던 영화를 오랜만에 다시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그땐 저런 느낌이 아니었는데...’였어요. 같은 배우가 똑같은 대사를 내뱉는 장면도, 세월이 흘러 다른 상황에 놓인 제게는 과거와는 다르게 다가오더군요. 스크린의 기억이 새롭게 쓰이는 경험을 했다고 할까요?? 그리고 그런 경험을 영상매체가 아닌 텍스트로 만나게 하는 책이 있어 오늘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1000>은 “명작 영화 속 명언을 통해 다양한 가치를 통찰하는 힐링 인문학 여행서이다.“라는 책표지에 적힌 문구처럼 영화 속 대사를 통해 우리의 삶과 인간의 근원 문제에 관해서도 생각해보게끔 합니다. 무려 200편의 영화를 통해 1000개의 문장을 만나볼 수 있는 농축엑기스 같은 인문학 책인데요, 사람들을 울고 웃게 하고, 감정을 물들이고 삶을 되돌아보게 만들었던 명대사들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이 많은 영화와 대사들을 누가 모아놓았을까 궁금하실텐데, 저자 김태현는 ‘인문학자 지식큐레이터’라는 독특한 수식어가 붙어 있습니다. ‘지식큐레이터’라니... 보통은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기획하고 작품을 수집하고 관리하는 일을 하는 사람을 ‘큐레이터’라고 부르는데요, 그는 수만 권 이상의 독서를 통해 세상을 보는 통찰력을 키워왔고, 여러 분야의 지식 관련 빅데이터를 모으고 큐레이션을 하고 있답니다. 저자가 써온 그간의 저서를 보면 김태현씨의 관심사와 지식의 깊이를 알 수 있는데요, 철학, 문학, 심리학까지...광범위한 분야에서 자신이 모은 지식 큐레이션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삶에 좀 더 긍정적이고 통차력을 줄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노력해 왔다고 합니다.

저자는 <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1000>에서 고전이라 일컬어지는 옛 영화에서부터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도 석권한 2019년작 기생충까지 200편의 영화를 총 8개의 챕터로 분류해놓았습니다. 주제별로 꿈과 자유를 찾아주는 명대사, 사랑이 싹트는 로맨틱 명대사, 인문학적 통찰력을 길러주는 명대사, 사람의 심리를 파고드는 명대사, 지친 마음을 힐링해주는 명대사,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명대사,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는 명대사,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 안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명대사로 나뉘어집니다.

무려 1000개의 문장을 다루다보니 책분량 문제 때문이었는지 저작권 문제 때문이었는지 아쉽게도 영화포스터나 장면들이 들어가 있지는 않고, 오로지 텍스트로만 영화의 명대사를 전달합니다. 우리영화는 한글과 영어 자막, 외국 영화는 사용된 언어(영어, 일어, 중국어 등)와 번역까지 2개의 언어가 기본적으로 소개되고 있어요. 그리고 각 챕터를 나누는 페이지마다 박지현 작가의 일러스트레이션이 들어가 있는데요, 선으로만 표현된 영화의 장면이라 더 아련하고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눈길이 갔던 부분은 “Part2. 사랑이 싹트는 로맨틱 명대사” 부분이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장르가 로맨틱 코미디물이고 책 속에 소개된 영화를 거의 대부분 보았더라구요. DVD를 소장하고 있는 영화도 이 챕터가 가장 많았구요. 영화 속 인물들의 사랑은 어떤 식으로 표현되었는지, 대사를 통해 만날 수 있었어요.


Part.3 '인문학적 통찰력을 길러주는 명대사'에 실린 우리 영화 <기생충> 중의 이 대사도 빼놓을 수 없지요.

경험해보지 않은 삶을 영화를 '글'로 만날 수 있는 <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을 통해 영화를 볼 때 보다 더 깊은 사색과 통찰을 할 수 있었어요. 책을 읽다가 갑자기 영화 속 대사가 내 마음을 흔들 때, 그때 영화를 보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인문학적 요소에 집중하다 보면 전에 보았던 영화도 색다르게 다가올테니까요.
영화를 텍스트로 만나는 색다른 경험. 삶을 투영한 대사들을 통해 내 삶의 지침, 혹은 영양분으로 사용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본 서평글은 리텍콘텐츠 출판사가 진행한 서평단 모집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