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마지막 여름
글로리아 그라넬 지음, 킴 토레스 그림, 문주선 옮김 / 모래알(키다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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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마지막까지 기억해야할 가치는 무엇인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묻게 되는, 그런 깊이 있는 그림책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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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섬 보림 창작 그림책
이진 지음, 한병호 그림 / 보림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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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우리는 잃어버린 것들이 참 많습니다.

특히 우리 아이들....아이들은 학교에 다니는 즐거움을 잃어버렸죠. 격주, 혹은 격일로 등교하며 온라인 수업이라는 새로운 학업방식이 등장했고,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의 단축 등으로 교실에서 또래 친구과 대면해서 이야기 하고 노는 것이 금지되었습니다. 소풍이나 체험학습, 수학 여행 등 단체로 움직이는 공동체험학습은 모두 연기되거나 취소됐으며, 마스크를 쓴 채 수업 일수만 채우고 있습니다. (아! 여름방학 일수도... 줄었군요...)

'라떼는 말이야'라는 유행어가 요즘 같은 시기에 더욱 더 크게 와 닿는 건 우리 아이들의 하루하루가 우리 때와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 소개해드릴 <엄마의 섬>은 우리가 잃어버린 그 때를 떠올리게 합니다. 출판사의 소개 글에는 "고단한 하루를 보낸 이들을 토닥이는 엄마의 자장가 같은 그림책"이라는 글이 적혀 있지만 저는 이렇게 이야기 하고 싶어요. 코로나19시대에 엄마가 전하는 아름다운 판타지 같은 이야기라고요. 이 그림책을 통해 위로를 얻고 그때 그 시절을 다시 꿈꾸게 되거든요.



책 제목에 '섬'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섬'하면 어떤 것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이 책을 펼쳐보기 전에 그림책에 등장하는 섬들을 떠올려보았습니다. 유애로 작가님의 <안녕 꼬마섬>에서 호기심 많은 꼬마섬이 바다 저편이 궁금했던 것처럼 섬은 (뭍에 사는) 우리에게 미지의 세계, 새로운 환경으로 다가오죠. 윌리엄 스타이그의 <아벨의 섬>에 등장하는 섬은 사랑하는 이와 헤어져 고립된 채 모험을 펼치는 장소로 등장했고, 아민 그레더의 <섬>에서는 섬주민들이 그랬듯 경계심으로 이방인를 배척하고 선을 긋는 고립된 ‘섬’의 이미지도 떠오릅니다.

하지만 오늘의 그림책에 등장하는 섬은 엄마의 어린 시절과 추억이 담겨 있겨 있는 포근하고 아름다운 공간입니다. 이 책은 이렇게 시작하죠.



실제로 글을 쓰신 이진 작가는 남해의 섬 나로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합니다. 11살 때 부모님 손에 이끌려 뭍으로 이주했지만, 늘 섬을 그리워했고, 몇 해 전 제주로 이주해 다시 섬사람이 되었다고 해요. 제주에 정착해 노란우산 그림책 책방을 열고, 박연철 작가님께 thebook 그림책작가 과정을 듣고 어린 시절 섬 생활을 기억하며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해요.

먼 바다에 해가 떠올라 섬이 깨어나는 순간부터 별들이 하나 둘 내려와 섬이 잠드는 순간까지... 살아 숨 쉬는 섬의 24시간을 담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섬이 주었던 것들을 기억하며 글을 쓰셨대요. 글을 읽으면서 뭔가 아련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이 들었는데, 작가님이 글을 쓰실 때의 그 마음이 글에도 배었나봅니다.

그림 역시 글과 멋지게 어울러져 한동안 방콕으로 바다보기 어려웠던 제게 원 없이 바다를 느끼게 해줬어요. 우리에겐 ‘도깨비를 사랑한 작가’로 널리 알려진 한병호 작가님이 그림을 그리셨어요. 30년 넘게 작가 생활을 하고 계시지만 이번 작업과정은 유난히 기억에 남았다는대요, 현장답사도 다녀오시고, 수도 없이 그리고 고민을 많이 하셨다고요. 그 고민 덕분에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책이 탄생한거겠지요?!



한병호 작가님은 글자 그대로 표현하기 보다는 함축적인 이미지와 독특한 색채로 시시각각 변하는 섬의 모습을 그림으로 담았습니다. 마치 인상파 화가들의 빛과 함께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을 표현했던 것처럼, 시각에 따라 하늘과 바다, 섬의 색은 변화합니다. 면지의 바다와 하늘, 첫 장면에 해가 떠오를 때의 바다와 하늘색만 봐도 이 점은 확연하게 나타나답니다. 아이들에게 하늘과 바다를 그려보라고 하면 천편일률적으로 파란 색을 칠하곤 하는데, 바다 위로 햇빛이 반짝일 때의 바다색과 나른한 오후 햇살이 비칠 때의 바다색이 얼마나 다른지...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되었어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섬이라는 공간이 얼마나 다채롭게 표현될 수 있는지, 마치 입체파 화가 피카소가 그러했던 것처럼 작가는 섬을 다양하게 재구성합니다. 바다에서 잡힌 물고기와 바다의 새 갈매기, 섬 사람들로 가득찬 섬의 이미지와 고불고불 좁은 골목길로 형상화된 섬, 별들이 내려와 잠드는 섬까지, 하나의 섬이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답니다.



코로나19로 국내 여행지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환상의 섬(!) 제주가 더욱 각광받고 있다고 하죠? 마음의 안식을 위해, 재충전을 위해 섬이나 바다로 휴가 떠나시는 분들이 계실텐데요, 혹 올 여름 휴가 계획이 없으시거나 바다가 그리운 분들이 계시다면 <엄마의 섬>으로 대신 힐링하셨으면 해요. 우리가 누렸던 그 바다가, 아름다웠던 그 이야기가 그림책에 담겨 있거든요.

아름다운 추억을 글로 나누어주신 이진 작가님과

멋진 그림으로 눈호강 시켜주신 한병호 작가님,

그리고 이런 아름다운 그림책을 세상에 내어주신 보림 출판사 관계자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서평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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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핀 이야기꽃 - 아이들을 사랑한 사서 푸라 벨프레 이야기
아니카 알다무이 데니즈 지음, 파올라 에스코바르 그림, 안지원 옮김 / 봄의정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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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영어공부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부모님이라면 <세사미 스트리트>나 <도라도라 영어나라> 같은 프로그램을 한번쯤 접해 보셨을 거예요. 이 프로그램들을 보다보면 영어 이외의 다른 언어가 종종 들리죠. 바로 에스파냐어입니다. 사실 <도라도라 영어 나라>는 원래 스페인어 교육 프로그램으로 제작된 것이고, <세사미 스트리트>에도 기초적인 에스파냐어를 가르치는 코너가 있어요. 만국공통어라 일컫는 '영어'를 쓰는 미국에서 '왜 에스파냐어를?'이라는 궁금증이 생겨났습니다. 그래서 찾아보았지요.

미국에서 영어 다음으로 많이 쓰는 언어, 사실상 미국의 제2 공용어라 불리는 언어가 바로 에스파냐어랍니다. 미국 내 히스패닉(에스파냐어를 쓰는 중남미계의 미국 이주민을 뜻함) 비중도 높고, 이런 높은 비중 때문에 에스파냐어만으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어린이 프로그램에서도 에스파냐어를 다루는 것이래요. (위키백과 참고)

미국의 공립학교 학생의 25%가 히스패닉계라고 하는데, 2018년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어린이를 위해 출판된 책의 3%미만이 라틴계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가 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라틴계 작가들의 어린이를 위한 책의 비율은 너무나도 미미합니다. 그렇다고 그런 노력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미국이라는 다양한 인종이 섞인 나라에서 히스패닉계 아이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노력! 그것도 책과 도서관이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적 정체성을 알리고자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1920년대에 말입니다. 바로 그림책 <도서관에 핀 이야기 꽃> 속 "푸라 테레사 벨프레"가 그 주인공 입니다.



뉴욕 공공도서관 시스템 최초로 푸에르토 리코 출신 사서였던 푸라 벨프레는 작가이자 민화 수집가, 인형극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1921년 푸에르토 리코 대학의 대학생이었던 그녀는 교사가 될 계획이었지만 언니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에 와서 이곳에 정착하기로 결정합니다. 당시 뉴욕으로 넘어온 많은 푸에르토 리코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그녀의 첫 번째 직업은 의류 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다중 언어 능력(에스파냐어, 영어, 프랑스어)은 곧 할렘의 135번가에 있는 공공 도서관에서 도서관 사서로 꽃을 피웁니다. 벨프레는 어린이 부서에서 일하면서, 스토리텔링에 대한 열정, 어린이 문학에 대한 사랑, 사서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합니다.



그녀가 쓴 에스파냐 바퀴벌레 마르티나와 멋지고 용감한 생쥐 페레즈의 이야기는 미국 대륙에서 푸에르토 리코인이 영어로 출판한 최초의 책이 되었고, 그녀는 이중언어로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에스파냐어를 사용하는 가정에서 아이들이 도서관에 다가가기란 얼마나 힘들었을지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됩니다. 히스패닉계 부모들은 도서관이 '영어'로만 가득 차 있을 뿐이라 생각하고는 도서관을 찾지 않았겠지요. 벨프레의 이야기와 노력은 이민자들이 도서관을 집과 같이 느낄 수 있도록 이끌었습니다. 그녀의 노력으로 도서관은 히스패닉계 주민들에게 중요한 문화 거점이 된 것이었죠.



이야기와 그림책으로 문화적 다리를 연결한 그녀의 노력은 1996년 설립된 ‘푸라 벨프레상’으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년에 한번씩 라틴, 라틴계 작가와 일러스트에게 수여되는 이 상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문학 중 라틴계 문화 경험을 가장 잘 묘사한 작품에 수여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에 담긴 마지막 문장처럼 ‘그녀가 심은 이야기 씨앗은 세상으로 뿌리를 뻗어아가 꽃을 피우고 울창한 숲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푸라 벨프레처럼 이민자 가족이었던 작가 아니카 알다무이 데니즈가 글을 쓰고, 콜롬비아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파울라 에스코바르가 아름답고 따뜻한 그림을 그려낸 <도서관에서 핀 이야기꽃> 을 읽으며, 자연스레 우리나라에 꾸준히 증가 중인 다문화가족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2050년 정도가 되면 다문화가족의 아이들이 초등학교에서 5명 중 1명이 된다는 기사를 접했는데요, <도서관에 핀 이야기꽃>을 읽으며 우리에게는 푸라 벨프레 같은 분이 있는지, 다문화가족에게 도움이 되고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어떤 문화적 씨앗이 심겨지고 있는지 고민하고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아름답고 의미있는 책을 번역 출간해주신 봄의정원 출판사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리며 글을 마무리 합니다.

푸라가 심은 이야기 씨앗은 세상으로 뿌리를 뻗어 나가 발을 내딛는 곳마다 꽃을 피우고 울창한 숲을 이루었어요. 지금도 멈추지 않고 이야기 싹을 틔우고 있지요. 마치 푸라가 늘 그곳에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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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두발자전거 햇살그림책 (봄볕) 37
세바스티앙 플롱 지음, 명혜권 옮김 / 봄볕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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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봄볕 출판사에서 2020년 4월에 출간된 <나의 두발자전거> 입니다!! 봄볕 출판사에서 선보이는 햇살그림책 시리즈 중 한권인데요,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우고 책 읽기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그림책 모음이라고 하네요. 다양하고 독특한 그림과 색은 봄날의 햇살처럼 아이와 어른의 감성을 어루만져 주는데요, <나의 두발자전거> 역시 읽고 있으면 슬며시 미소지어지는 그런 책이에요. 우선 표지부터 보실까요? 형광빛 모자와 글자가 눈길을 확 잡아끌죠?

 

 

표지에 등장하는 이 아이가 주인공인데요, 제목에는 '두발 자전거'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데, 표지 그림에는 아직 까만 보조바퀴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아이는 슬쩍 미소를 보이며, 독자들에게 '궁금하면 이 이야기 속으로 따라 들어와봐!'라고 말을 건네는것 같아요.

 

 

 

코로나19 때문에 집콕하는 우리 아이들처럼, 흐린 날 집안에서 혼자놀기 따분해 하던 한 아이가 있습니다. 멍하게 하늘을 바라보고 있지요? 이 아이는 엄마에게 "내 강아지"라 불리며 사랑과 보호를 받고 있어요. 하지만 아이는 '내 강아지'라 불리는게 마음에 들지 않는데요. 아마도 꼬꼬마 유아에서 '나 혼자 할래! 내가 할래'를 외치는 아동으로 성장하고 있는 이춘기(!) 정도의 꼬마 아이인것 같아요.

 

아이는 자전거를 끌고 거리로 나옵니다. 그리고 우연히 빨간 모자를 쓴 뭉치를 만나게 되죠. 아이는 뭉치를 따라가며 둘의 자전거 타기가 시작돼요.

 

 

마치 만화처럼 투닥투닥 둘의 자전거 타는 모습이 다채로운 컷으로 펼쳐지고, 아이는 뭉치의 도움을 받아 보조바퀴를 떼고 두발 자전거 타기를 시도합니다. 다치기도 하고, 훌쩍 훌쩍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는 포기 하지 않아요. 그리고 조금씩 혼자 스스로 방법을 터득하게 됩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고 몸부림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헤르만 헤세의 고전 <데미안>에 나오는 문구죠. 너무 거창하다 생각할 수도 있고, 조금은 뜬금없지만 저는 <나의 두발자전거> 책을 읽고 이 구절이 떠올랐어요. 보조 바퀴를 떼어내고 두발 자전거 타기가 우리가 성장하면서 겪는 통과의례(?) 같은 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내 강아지'라 불리는 아이는 계속해서 응석부릴 수도 있고, 보조바퀴를 달고 달리거나, 부모님께 계속 자전거를 잡아달라고 할 수도 있었을거예요. 하지만 아이는 그 세계를 벗어나려고 몸부림 치며 노력해요. 그리고 결국 알을 깨고 두 바퀴로 혼자 균형을 고 달리게 됩니다. 그렇게 아이는 스스로 균형을 잡아가며 성장하고, 앞으로 펼쳐질 인생길도 그렇게 또 달릴겁니다.

 

아이의 성장과 홀로서기를 느낄 수 있는 <나의 두발 자전거>. 성장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그림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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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파라파냐무냐무 - 2021 볼로냐 라가치상 코믹-유아 그림책 부문 대상 수상작 사계절 그림책
이지은 지음 / 사계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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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폭신한 식감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디저트 마시멜로! 마시멜로의 주성분은 젤라틴과 계란 흰자, 그리고 설탕이라고 해요. 하지만 마시멜로를 먹으면 그때 쌓인 지방은 지구 한바퀴 반을 돌아도 빠지지 않는다는 괴소문도 있었어요. 실제로 마시멜로 안에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은 Zero인데 말이죠.

달콤하지만 칼로리 폭탄이라 오해를 샀던 마시멜로가 이번에는 그림책 전면에 등장합니다. 전작에서 팥빙수의 유래를 유쾌하게 풀어냈던 이지은 작가의 손을 거쳐서 말이죠. <팥빙수의 전설>, <빨간 열매>, <할머니 엄마>와 <종이 아빠>까지... 이지은 작가님의 전작을 사랑했던 독자로서, 과연 이번 신작에는 ‘어떤 유쾌한 상상과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정말 궁금했답니다.

하지만 제목을 듣고 아무리 추측을 해봐도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짐작조차 힘들었어요. ‘이파라파냐무냐무’. 암호명 같기도 하고, 식물의 학명은 아닐까, 아니면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의 언어는 아닐까...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봐도 어떤 힌트도 나오지 않더라구요. (스포방지 차원에서 저 역시도 알려드릴 수 없어요.)

 

그렇게 받아든 <이파라파냐무냐무> 가제본판. 표지만 보고서는 내용 예측이 불가능했습니다. 검은 생명체(괴물?)는 갈색 음료가 든 찻잔을 들고 있고, 찻잔 속에는 하얀 생명체들이 빠져 있어요. 까만 고깔모자를 쓴 하얀 생명체는 암벽 등반을 하는 것 마냥 빨간실에 매달려 있는 것도 있고, 몇몇은 검은 생명체 머리 위에서 힘겹게 빨간줄을 당기고 있습니다. 게슴츠레 뜬 노란 눈에 혀를 날름거리고 있는 검은 생명체는 뭔가 공포물을 연상시키지만, 반전미 돋는 강아지처럼 귀는 얌전하게 접혀 있어요.

‘아~ 궁금하다 궁금해!!!’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앞표지를 넘기면 속표지까지 장장 4장에 걸쳐 이야기의 배경이 펼쳐집니다.

 

사건의 배경은 마시멜롱 마을입니다. 까만 고깔 모자(종 모양의 초콜렛!!!)를 쓰고, 그들의 모습과 닮은 버섯 모양의 집에서 단체 생활을 이어가던 마시멜롱들. 함께 먹을거리를 찾고, 같이 나눠 먹으며, 배부르면 잠드는...그런 평화로운 날들을 누리던 마시멜롱들은 어느날, 숲속에서 들려오는 기괴한 소리를 듣습니다. 속표지에 드디어 궁금증을 자아냈던 제목인 “이파라파냐무냐무!"가 가 등장해요. 그 소리는 검은 생명체 털숭숭이가 내는 소리였는데요, 마시멜롱 마을의 평화를 뒤흔든 “이파라파냐무냐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었을까요? 

 

 

 

 

<이파라파냐무냐무>의 서포터즈로서 이 그림책을 어떻게 소개해드려야하나 고심을 해봤는데, 이 책은 이런 분들이 선택했으면 좋겠어요. <!!!약간의 스포 포함!!!>

먼저, 소신 있는 작은 행동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아이에게 이야기 하고 싶은 분들!

무리에서 혼자 다른 목소리를 내기 힘듭니다. 용기가 필요하죠. 하지만 그런 작은 행동이 세상을 바꿀 수 있어요. 마시멜롱 친구들 중에도 그런 용기 있는 친구가 있답니다.

두번째로는, '선입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은 분들!

겉모습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두려워하거나 무서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나보다 크고 험악하게 생겼다면 또 이야기가 달라지지요. 한쪽면만 보고 쉽게 단정해버리는 '선입견'이라는 단어에 대해 아이들에게 짚어줄 수 있는 책이었답니다.

마지막으로 정확하고 바른 언어 습관에 대해서도 관심 있으신 분들!

최근에 줄임말, 외계어, 유튜버들이 사용하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이상한 말들이 어린 초등학생들 사이에까지 파고 들었는데요, 바르고 정확한 언어 사용과 표현은 옳바른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이죠. 울먹이거나 짜증내며 자신의 의사를 얼버무려 표현하는 어린 친구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대화의 기본이 무너지면 어떤 결과가 펼쳐지는지 눈으로 보여줄 수 있어요.

 

 

 

믿고 보는 이지은 작가의 신작 <이파라파냐무냐무>를 서포터즈로 먼저 만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아이와 소리내어 대사를 주고 받으며 읽으면 더 실감나고, 작은 캐릭터들의 표정과 행동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는 책이었어요. 마지막 페이지의 변화된 마을 표지판까지, 이지은 작가의 디테일함과 위트가 넘치는 이 책! 고민하지 마시고, 아이들과 '책읽는 즐거움' 함께 누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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