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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두발자전거 ㅣ 햇살그림책 (봄볕) 37
세바스티앙 플롱 지음, 명혜권 옮김 / 봄볕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봄볕 출판사에서 2020년 4월에 출간된 <나의 두발자전거> 입니다!! 봄볕 출판사에서 선보이는 햇살그림책 시리즈 중 한권인데요,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우고 책 읽기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그림책 모음이라고 하네요. 다양하고 독특한 그림과 색은 봄날의 햇살처럼 아이와 어른의 감성을 어루만져 주는데요, <나의 두발자전거> 역시 읽고 있으면 슬며시 미소지어지는 그런 책이에요. 우선 표지부터 보실까요? 형광빛 모자와 글자가 눈길을 확 잡아끌죠?

표지에 등장하는 이 아이가 주인공인데요, 제목에는 '두발 자전거'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데, 표지 그림에는 아직 까만 보조바퀴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아이는 슬쩍 미소를 보이며, 독자들에게 '궁금하면 이 이야기 속으로 따라 들어와봐!'라고 말을 건네는것 같아요.

코로나19 때문에 집콕하는 우리 아이들처럼, 흐린 날 집안에서 혼자놀기 따분해 하던 한 아이가 있습니다. 멍하게 하늘을 바라보고 있지요? 이 아이는 엄마에게 "내 강아지"라 불리며 사랑과 보호를 받고 있어요. 하지만 아이는 '내 강아지'라 불리는게 마음에 들지 않는데요. 아마도 꼬꼬마 유아에서 '나 혼자 할래! 내가 할래'를 외치는 아동으로 성장하고 있는 이춘기(!) 정도의 꼬마 아이인것 같아요.

아이는 자전거를 끌고 거리로 나옵니다. 그리고 우연히 빨간 모자를 쓴 뭉치를 만나게 되죠. 아이는 뭉치를 따라가며 둘의 자전거 타기가 시작돼요.

마치 만화처럼 투닥투닥 둘의 자전거 타는 모습이 다채로운 컷으로 펼쳐지고, 아이는 뭉치의 도움을 받아 보조바퀴를 떼고 두발 자전거 타기를 시도합니다. 다치기도 하고, 훌쩍 훌쩍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는 포기 하지 않아요. 그리고 조금씩 혼자 스스로 방법을 터득하게 됩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고 몸부림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헤르만 헤세의 고전 <데미안>에 나오는 문구죠. 너무 거창하다 생각할 수도 있고, 조금은 뜬금없지만 저는 <나의 두발자전거> 책을 읽고 이 구절이 떠올랐어요. 보조 바퀴를 떼어내고 두발 자전거 타기가 우리가 성장하면서 겪는 통과의례(?) 같은 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내 강아지'라 불리는 아이는 계속해서 응석부릴 수도 있고, 보조바퀴를 달고 달리거나, 부모님께 계속 자전거를 잡아달라고 할 수도 있었을거예요. 하지만 아이는 그 세계를 벗어나려고 몸부림 치며 노력해요. 그리고 결국 알을 깨고 두 바퀴로 혼자 균형을 고 달리게 됩니다. 그렇게 아이는 스스로 균형을 잡아가며 성장하고, 앞으로 펼쳐질 인생길도 그렇게 또 달릴겁니다.
아이의 성장과 홀로서기를 느낄 수 있는 <나의 두발 자전거>. 성장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그림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