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랗고 커다란 물고기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81
다카시나 마사노부 지음, 아라이 료지 그림, 김보나 옮김 / 북극곰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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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그림책이 좋은 그림책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케바케(case by case)이겠지요.

다채로운 기법으로 미적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거나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반전을 선사하는 그림책들도 물론 매력적이고 좋은 그림책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깨달음을 주는 그림책, 읽고 나서 뭔가 하나는 얻을 수 있는 그림책을 좋은 그림책이라 말하고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커다랗고 커다란 물고기>는 제게 ' 좋은 그림책'으로 다가온 책입니다.



원제는 <おおきな おおきな さかな (大きな 大きな 魚)>. 한국어로 번역된 제목과 똑같아요. 특이한 점은 이 책이 국내에서는 북극곰 출판사에서 20201년 8월에 번역 출간했지만, 일본에서는 1999년에 출간된 책이라는 거예요. 하루에도 수십 권 씩 다양한 그림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왜 20년이나 된 옛(?) 그림책이 국내에 번역 출간됐을까요? 그 답을 찾으려면 찬찬히 살펴봐야겠지요?



샛노란 바탕에 커다란 빨간 물고기, 그 물고기를 타고 낚시를 즐기고 있는 밤톨처럼 생긴 한 아이가 표지에 있습니다. 창이 넓은 밀짚모자를 쓰고 힘껏 낚시대를 당기고 있네요. 도시락 바구니 속 삼각김밥(오니기리)도 큰 물고기를 낚으라는 듯 응원하는 모습이구요. 뒤에서 지켜보고 있는 해님도 파란 지붕의 집도 슬며시 미소 짓고 있네요. 앞뒤 면지도 파란 바탕 속에 물고기가 가득합니다. 물고기를 많이 잡고 싶은 아이의 바람을 담은 것 같아요.




속표지에는 바람이 잠잠해서 구름도 쉬어가고 있는 바닷가의 풍경이 담겨 있고, 속표지를 넘기면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밤톨처럼 생긴 귀여운 이 아이는 아빠와 바다낚시를 가기로 해서 무척 들떠있어요. 마치 바다 속 물고기가 전부 자신의 물고기인양 반친구들에게 ‘물고기를 주렁주렁 잡을 거라고’ 신나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고’ 첫 바다낚시에 나선 아이는 아주 작은 물고기 한 마리를 잡았다 놓아줍니다. 무척 실망한 아들을 향해 아빠는 이런 말을 건네죠.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엄청 기대하고 노력했지만 결과가 그에 못 미치는 일들이 많이 있어요. “노력=결과가 아니다.”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인생 선배인 아빠는 실망한 아들에게 허튼 위로나 ‘다음번에는...’이라는 허황된 약속은 하지 않습니다. 무심하고 덤덤한 아빠는 은근하고 자상하게 마음을 표현해요. 커다란 물고기를 잡지 못한 아들을 생선가게로 데려가거든요. 커다란 물고기를 주렁주렁 잡겠다고 큰소리 친 아들이 빈손으로 집으로 돌아갈 것이 못내 걱정스러웠던지, 생선가게에서 싱싱한 생선을 아이와 함께 고릅니다. 그리고 엄마 앞에서 ‘이렇게 커다란 녀석을 잡을 줄이야!’라며 아들을 치켜세워줍니다. 참 멋진 아빠죠??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 펼쳐집니다. 반 친구들에게 물고기를 주렁주렁 잡을거라고 자랑을 해뒀으니, 당연히 친구들은 이 아이가 얼마나 큰 물고기를 잡았는지 궁금하겠죠. 아이를 보자마자 친구들이 달려와 질문을 해댑니다. 과연 이 아이는 자신이 잡은 물고기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할까요?? 복잡 미묘한 상황과 아이의 심정을 드라마틱하게 담아낸 <커다랗고 커다란 물고기>. 아이가 마주한 문제 상황은 어떻게 풀리게 될까요?



1999년에 출간됐지만 국내에서 뒤늦게 번역한 이유를 책을 다 읽고 나서 이해하게 됐습니다. 어쩜 저리도 아이의 심정을 잘 담아내고 있는지, 그림은 또 어쩜 저렇게 찰떡처럼 맞아떨어지는지... 아이의 마음 상태가 그림으로 고스란히 전해져옵니다.


이 책이 좋은 책으로 다가온 이유는, 아이의 심리를 너무나 잘 표현하기도 했고 그런 마음 상태를 가진 아이를 어떻게 달래주는 것이 좋을지 부모님들의 대처 방법에 대해서도 잘 담아낸 것 같아서 입니다. 실망하는 아이, 두려워하는 아이에게 어떤 식으로 위로를 건네야하는지 여러 육아서가 전하는 포인트를 이 한권의 그림책 속에 담아냈거든요. 어떤 상황이나 상태에 대해 부모가 아이보다 더 호들갑을 떨거나 설레발을 치면 아이가 그 상황을 더 나쁘게 받아들일 수도 있고, 오히려 부모에게 마저 마음을 닫을 수 있습니다.

아이의 상태에 크게 동요하지 않고 조용히 한마디씩 건네는 <커다랗고 커다란 물고기> 속 아빠는 사실 늘 아이를 지켜보고 아이의 마음을 알아채는 다정한 아빠임에 틀림없어요. 저도 아이의 감정에 일희일비하며 설레발치는 엄마가 아니라 '이 그림책 속 아빠처럼 되고 싶다. 닮고 싶다!'라는 생각을 절로 들었고, 그래서 이 책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반짝이는 햇살처럼 자신의 시그니처 컬러인 ‘노랑’을 책표지로 내세운 아라이 료지의 그림도, 좋은 어린이 책을 쓰기 위해 여전히 노력하고 있는 다카시나 마사노부 글작가의 담백한 글도 참 좋았던 <커다랗고 커다란 물고기>. 화려한 기교나 번뜩이는 반전은 없지만 그래서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더 크게 다가온 매력적인 그림책이었어요.



*본 서평글은 네이버카페 '책이 있는 마을, 북촌'에서 진행한 서평이벤트를 통해 북극곰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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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켜 줄게 - 종이로 만든 멸종 위기 동물 풀빛 지식 아이
쿠날 쿤두 지음, 조은영 옮김 / 풀빛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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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끝나기 무섭게 연일 고온다습한 찜통더위,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여름이니까 더위가 당연한 게 아니냐고 반문하는 분도 계실지 모르지만, 끝을 모르는 더위가 지구촌 곳곳에서 문제가 되고 있어요.


여러 뉴스를 통해 지구 곳곳이 '폭염, 폭우, 산불'까지.... 우리 인간은 궁여지책으로 어떻게든 대처를 합니다. 하지만 자연 속 식물과 동물들은 그렇지 못하죠. 그들은 자연의 변화를 오롯이 받아내는 존재이며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대상입니다. 이 그림책 <우리가 지켜 줄게>는 그 취약한 대상들… 지구에서 사라지기 직전, 사라지려는 동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책표지를 보시면 빙하 위에 북극곰이 있습니다. 바다 저 너머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는데, 그동안 그림책 속에서 만났던 여느 북극곰과는 조금 다릅니다. 사진도 아니고 드로잉이나 채색화도 아닌 것 같죠? <우리가 지켜 줄게>라는 제목 밑에 작은 글자로 적힌 부제에 표현 기법에 대한 힌트가 숨어 습니다. “종이로 만든 멸종 위기 동물”!!! 그렇습니다. 이 그림책에 등장하는 멸종 위기 동물들은 모두 ‘종이’로 만들어졌습니다. 가위로 자르거나 손으로 찢어서가 아니라, 종이를 구겨서 동물들의 형태를 만들었다고 해요. 우리가 흔히 쓰는 A4용지가 입체적인 동물들의 모습으로 태어난 것이죠.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 전, 작가 쿠날 쿤두는 “작가의 말”을 통해 이 책을 왜 쓰게 되었는지 말합니다. 인도 캘커타 남쪽 ‘파툴리’라는 변두리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초록으로 가득한 환경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해요. 하지만 그 초록색 가득한 동네는 도시로 변했고, 어린 시절 보았던 동물들은 이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답니다. 지금 생물 다양성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 미래의 후손들은 책을 통해서 야생 동물을 접해야한다며, 어린 친구들에게 야생 동물을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어 이 책을 만들었다고 밝히고 있어요.



이 책 <우리가 지켜 줄게> 속에 등장하는 멸종 위기 동물들은 총 16종입니다. 뉴스나 다큐멘터리 등으로 익히 알고 있었던 벵골호랑이나 북극곰, 북부흰코뿔소, 갈라파고스 펭귄들도 있고, 이 책을 통해 위기에 처한 그들의 상태를 새롭게 알게 된 동물들도 있었어요. (북대서양참고래, 말레이천산갑, 수마트라오라우탄, 매부리바다거북, 피어리순록, 태평양바다코끼리, 산악고릴라, 브라질맥, 눈표범, 흰죽지수리, 바키타돌고래, 아프리카코끼리)



이 동물들이 어느 대륙, 어떤 나라에 주로 서식하고 있는지, 왜 이 동물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는지, 이 동물들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각 페이지 마다 자세하게 다루고 있고, 마지막에는 세계지도 속에 그들의 서식지가 한 눈에 들어오게 도식화 해놓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각 동물 정보들에 대한 참고 사이트, 자연 야생 동물 보호 단체에 대한 정보까지 다루고 있어서 이 책을 읽은 후 멸종 위기 동물들에 대한 더 깊이 있는 접근까지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오픈해놓았어요.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쿠날 쿤드 작가의 사진과 정보에 담고 있는데, 쿠날 쿤드가 어린 아들을 품에 안고 미소 짓고 있는 사진이 실려 있어요. '아들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가?'했더니 이 책을 이렇게 종이를 구겨 작업하게 된 계기가 아들 때문이었더라구요. 다양한 매체와 양식을 활용해 작업해 왔던 쿠날 쿤드는 2018년 한 살도 채 되지 않은 아들이 구겨 놓은 종이 뭉치가 강아지 머리처럼 보인다고 생각했고, 이를 시작으로 자기만의 독특한 예술 스타일을 발견해 냈답니다. 종이를 구겨 형태를 잡고 디지털 배경을 덧입혀 만든 <우리가 지켜 줄게>는 확실히 기존의 종이 예술과는 차별화 되며 독자들에게는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이 책이 탄생하게 만든 일등공신이 바로 작가의 품 속에 안긴 아들이었던거죠.




작가 쿠날 쿤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제작과정을 상세히 보여주고 있는데요,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을 소개하는 그림책이 많이 있지만 이 그림책이 유난히 눈에 띄는 이유는 평범한 종이의 이유 있는 변신 때문일겁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A4용지의 변신 과정이 놀랍고 또 신기했어요. <우리가 지켜 줄게>를 재미나게 읽은 아이들과 동영상을 보며 쿠날 쿤드 작가처럼 만들어보는 것도 이 책에 등장한 동물들을 더 기억하고 멋진 독후활동이 될 것 같아요.


지구의 방대한 종 다양성을 절대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꼭 알았으면 좋겠다는 작가 쿠날 쿤두. 그가 멸종 위기 동물들을 아름다운 종이 조형물로 탄생시켜 생물 다양성을 지키는 노력을 해보자고 하는 이유는 어쩌면 그가 '아빠’이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우리가 지키지 않고 무분별한 개발과 사냥, 환경 오염이 계속되면 다음 세대들은 멸종 위기 동물들을 이렇게 책으로만 봐야하니까요.



<우리가 지켜 줄게> 책 뒤표지에 남겨진 마지막 문구입니다. 늘 우리 곁에 자연스레 있었기 때문에 그 소중함을 놓치고 사는 것들이 참 많이 있는데요, 우리가 자연을 통해 누렸던 모든 것들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무분별한 개발과 사냥, 환경 오염으로 점점 사라져 가는 동물들은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멸종 위기 동물들을 지키고 생태계를 살리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많은 작가들이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그림책으로 담아 내는 이유는, 그 길이 우리를 살리기 때문일 거예요. 환경을 지키고 살리는 것이 나와 우리 아이, 더 나아가 우리 모두의 미래를 살리는 길이기 때문이겠지요. 이 책을 읽고 생태계 상황을 제대로 아는 것이 지구를 사랑하고 지키려는 노력의 첫걸음이 될 수 있어요. 이제는 우리가 지켜줘야 할 때 입니다.



*본 서평글은 풀빛출판사가 진행한 서평단 모집 이벤트를 통해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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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할아버지와 줄넘기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78
모리야마 미야코 지음, 구로이 겐 그림, 박영아 옮김 / 북극곰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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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해드릴 <나무 할아버지와 줄넘기>는 북극곰 출판사의 해외 그림책 시리즈인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시리즈’ 78번째 책으로 2021년 7월에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그림책에서 문고판 책으로 옮겨가는 중간 단계의 책으로 72쪽에 글자도 크고 그림도 많아서 어린 친구들도 부담 없이 펼칠 수 있어요. 다만 한 가지 독특한 점이 있는데, 이 책을 처음 받아든 저희 아이의 반응은 이랬어요.

우리나라 대부분의 책들이 왼쪽이 묶여 있고(좌철) 글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로쓰기로 되어 있는데 반해, 이 책은 오른쪽이 묶여 있으며(우철) 글자는 위에서 아래로 세로로 쓰여 있고 진행방향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야기가 넘어 갑니다. 2018년에 국내 소개된 이 책의 작가 모리야마 미야코의 또 다른 작품 <오늘 참 예쁜 것을 보았네> 역시 이 책과 같은 제본방식과 세로쓰기로 출간되었어요. 일본에서 출간된 원작과 똑같은 형태의 고수는 ‘원작자의 번역 출간시 요구조건이었다’라는 이야기를 북극곰 출판사 편집장님의 인스타 라이브 방송을 통해 들은 적 있어요.

가로쓰기 글자에 익숙한 저희 아이는 책을 넘기는 것도 낯설고 속도감 있게 읽어내지 못해 살짝 짜증을 냈지만, 아이에게는 너와 비슷한 또래의 일본 아이들은 이런 형태의 책을 읽는다고 설명해주며 다른 나라 책의 형태를 경험해보는 ‘문화 체험’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답니다.



흔들의자에 앉아 창밖의 노을을 바라보는, 눈썹이 하얀 다람쥐가 속표지에 등장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 다람쥐 할아버지죠. 다람쥐 할아버지는 숲 가장자리 높은 나무 위에 혼자 살고 있는데, 어느 날부터 나무 아래에서 꼬마 곰이 줄넘기를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친구들에 비해 줄넘기 실력이 달렸던 꼬마 곰이 혼자서 연습하고 있었던 거죠. 처음에 꼬마 곰은 줄넘기를 5개도 넘지 못했지만 매일 꾸준히 연습하며 조금씩 실력을 키워가는 중이었어요. 그런 꼬마 곰의 모습을 나무 위에서 조용히 지켜보던 다람쥐 할아버지는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로 응원을 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상황은 묘하게 흘러가게 되죠. 연습을 거듭하던 꼬마 곰의 줄넘기 실력은 늘었을까요? 다람쥐 할아버지에게는 어떤 일이 생겼을까요??!! 꼭 책으로 직접 확인해보세요~ ❤️



<나무 할아버지와 줄넘기>를 쓴 작가 모리야마 미야코(森山京)는 이력이 독특합니다. 20, 30대에는 잘나가는 광고 카피라이터였다고 해요. 1968년 바쁜 와중에 틈틈이 재미로 써 온 이야기가 고단샤 아동문학 신인상에서 가작 입선하게 된 것을 계기로 1969년 아동문학 작가로 데뷔하게 됩니다. 2018년 88세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수많은 그림책, 동화, 아동 문학작품을 세상에 남겼는데요, 모리야마 미야코 작품의 특징 중 하나는 동물들이 의인화되어 등장해 아이들의 감성과 마음의 변화까지 이야기로 생생하게 그려낸다는 점입니다. 긴 여운을 주는 그녀의 작품은 어린 아이부터 어른까지 폭넓은 독자층으로부터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 책 <나무 할아버지와 줄넘기>에서도 두 주인공, 다람쥐 할아버지와 꼬마 곰의 감정 묘사를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섬세하고 아름답게 담아냈답니다.

전반적으로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의 <나무 할아버지와 줄넘기>는 그림 작가 구로이 켄(黑井健)의 일러스트도 큰 몫을 하고 있습니다. 그의 섬세하면서도 부드러운 붓 터치는 평화로운 숲속 마을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합니다. 그리고 아기 곰과 다람쥐 할아버지의 심성마저 돋보이게 만들었어요. 그림을 찬찬히 보고있으면 두 주인공들의 심성까지 전달되는 느낌이랄까요? 



제게 이 책은 누군가를 위한 응원과 격려가 어떠해야하는지를 곱씹어보게 했어요. ‘관심’과 ‘관여’는 글자 하나만 다를 뿐, 그 의미는 확연히 다릅니다. 다람쥐 할아버지가 꼬마 곰에게 보여 준 것은 세심한 배려와 깊은 관심입니다. 이건 육아하는 엄마들의 기본자세일 거예요. 저처럼 결과에 연연해며 아이에게 ‘관여’해서 줄넘기 때문에 속상해하는 아이를 단기 속성학원에 데려가지는 않았겠지요. 사실 아이에게 필요한 건 끝까지 지켜봐주는 엄마의 믿음 가득한 눈빛과 '괜찮아'라는 한마디였을텐데 말이죠.

<나무 할아버지와 줄넘기> 속 다람쥐 할아버지의 격려법을 보고 많이 반성하고, 후회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저도 다람쥐 할아버지처럼 한발 떨어져서 묵묵히 바라봐 주고 응원해주는 그런 어른, 그런 엄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변함없는 관심과 응원을 받은 꼬마 곰처럼 '세상의 따뜻함'을 경험한 아이의 얼굴에는 저렇게 미소가 번질테니까요. 이 그림책을 자주 펼쳐보며 마음 수양을 좀 더 해야겠습니다.



* 본 서평글은 네이버카페 '책 읽는 마을, 북촌'에서 진행한 서평이벤트를 통해 북극곰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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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무브 플랩북 : 움직이는 지구 아티비티 (Art + Activity)
안소피 보만.피에릭 그라비우 지음, 디디에 발리세빅 그림, 박대진 옮김 / 보림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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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 이론에 따르면 직접 경험하고 체험하고 느끼는 것보다 효과적인 학습 방법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엄마 아빠는 쉬고 싶은 주말, 금쪽같은 시간을 쪼개어 미술관이나 박물관, 다채로운 체험학습장으로 아이들을 이끌죠. 하지만 직접 만져보거나 가볼 수 없는, 체험할 수 없는 것들도 존재합니다. 그때 책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하게 하죠. 고학년 아이들에게는 글밥이 많은 이론서를 들이밀 수 있지만 어린 아이들에게는 많은 개념이 담긴 자연 관찰책이나 과학 정보책은 이해하기 버겁기도 하고, 그 책을 읽어줘야 하는 엄마 아빠도 부담스럽습니다.

‘어떻게 하면 쉽고 재미있게 아이들에게 깊이 있는 과학 지식을 전달할 수 있을까?’, ‘아이가 재미있어 하며 스스로 책을 펼치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는 부모님들께 이 책을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바로 보림출판사에서 2021년 5월에 출간된 <무브무브 플랩북: 움직이는 지구>입니다.



이 책을 본격적으로 소개하기 앞서 팝업북에 대한 설명을 드려야할 것 같아요. 네이버 지식백과 시사상식사전에 따르면 “팝업북(Pop-up book)”은 책을 펼쳤을 때 입체적으로 그림이 튀어나오도록 한 일종의 장난감 책이라는 설명이 있습니다.




이런 팝업북의 표현방식 중 플랩(Flap)은 평면기법의 하나로 책장에 접힌 부분을 펼쳐서 볼 수 있도록 한 책인데요, 앞표지 우측 상단 빨간 동그라미에 “당기고 펼쳐 보는 45개 무브무브 플랩”이란 문구가 보이시죠? 표현 그대로 독자들이 스스로 움직이고 펼쳐보며 45가지의 재미를 누릴 수 있는 책이랍니다.



<움직이는 지구>라는 제목에 걸맞게 ‘우리 행성, 지구’에 대한 설명부터, 판의 이동을 다루고 있는 ‘지구의 운동’, 살아 있는 지구를 느끼게 하는 ‘화산’, 35억 년 전 지구의 모습부터 지금의 모습까지, ‘과거에서 현재로’ 환경에 적응해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해요. 또 그 변화의 그 증거인 ‘화석 안류’도 한 눈에 선보이고 있고, 물의 침식 퇴적 작용으로 인한 ‘풍경의 변화’, 수증기-물-얼음의 형태 변화를 거쳐 끝없이 움직이는 ‘물의 순환’, 매일 우리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하늘, 구름, 날씨’와 함께 ‘지구의 기후’와 우리 인간들이 이용할 수 있는 ‘쳔연자연’, 그리고 그 천연자연을 어떻게 소중히 사용하고 지켜나가야 하는지 까지 상세히 다루고 있답니다.

손으로 직접 만지며, 지구 구석구석을 여행할 수 있는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의 무한한 매력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합니다. 뒤표지에 ‘어린이를 위한 완벽한 지구 안내서’라는 소개 문구를 괜히 붙인게 아니었어요!!


이 책을 탄생시킨 작가들도 한번 살펴볼까요?



먼저 그림을 맡은 디디에 발리세빅(Didier Balicevic). 그는 스트라스부르의 장식예술학교( École supérieure des Arts decoratifs)에서 클로드 라포엥트(Claude Lapointe)의 지도 아래 일러스트를 공부했고,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를 2년간의 여행 후 파리에 정착하여 다양한 잡지와 어린이 전문 출판사(Nathan Jeunesse)와 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무브무브 플랩북: 움직이는 지구>가 자연과 과학 정보를 다룬 어린 친구들에게는 조금 어려울 수 있는 지식 그림책인데, 이를 부담없이 느끼게 해주는 디디에 발리세빅의 깔끔하고 선명한 그림은 이 책의 진입장벽을 낮줘줬어요.





어린 시절부터 책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을 가진 글작가 안소피 보만 (Anne-Sophie Baumann)은 소르본 대학에서 현대 문학을 공부했습니다. 그녀는 과학 분야의 편집자로 몇 년 동안 일했으며 생생한 그림과 다양한 플랩이 있는 책의 형식이 지식과 정보를 즐겁게 전달되는 통로가 되리라 생각해서 '무브무브 플랩북' 시리즈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공동 집필자인 피에릭 그라비우(PierrickGraviou)은 프랑스 지질 조사 기관인 BRGM 소속의 지질 공학자로 지질학적 유산의 홍보를 위해 수년 동안 일하며 이를 대중에게 알리는 안내서를 여러권 펴냈는데, 이 책 <무브무브 플랩북: 움직이는 지구>는 특별히 어린 독자들을 위해 참여했다고 합니다. 이런 전문가의 참여 덕분에 이 책를 찬찬히 읽다보면 깊이 있는 정보로 가득 찬 다큐멘터리를 한편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책을 펼치면 화산이 분출되고, 산과 구름이 솟아오르며 바퀴를 돌려 아이들이 직접 풍력 터빈도 돌릴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손으로 당겨보고 돌려보며 살아 움직이는 지구를 경험하고 느끼며 지구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책이예요. ‘지구’에 대한 정확한 개념 설명과 함께 지구 안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자연 현상들과 사실들은 흥미롭게 설명하는 <무브무브 플랩북: 움직이는 지구>. 아이와 어른 할 것 없이 모두를 즐겁게 하는 팝업북으로 무더운 이 여름을 나보시는건 어떨까요??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에게는 이 책이 더없이 좋은 참고서가 될거예요.




* 본 서평글은 보림수피아 23기로 선정되어, 보림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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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사라지기 전에
박혜미 지음 / 오후의소묘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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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반짝임 그 자체를 담아내셨네요! 아름다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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