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행복론 - 97세 경제학 교수가 물질의 시대에 던지는 질문
리처드 이스털린 지음, 안세민 옮김 / 윌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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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만으로도 뭔가 좋은 느낌이 든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단어이기에 그런 느낌이 드는것 같다. <지적 행복론>을 읽으면서 '행복'과 관련된 재미있는 것들을 접하게 된다. 그 중 하나가 이거다.

"남성, 여성, 젊은이, 노인. 누가 더 행복한가?" 생각해보지 않았고, 막연하게 '이러지 않을까?'라고만 여겼던 거라 책을 읽으면서 역습 당한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것 같다. 읽으면서 이해는 되나 어느 부분에서는 동의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든건 개인적인 의견이다.

누가 더 행복하다고 생각하는가? 평생의 행복에 관한 일반적인 패턴 그래프를 보면 파도 물결 같이 보인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보면 다른 부분들도 있겠지만 대략적인 그림이 그렇다고 한다. 크게 20세부터 65세 이상의 나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U자형 곡선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어느 연구에서나 그렇듯 제한점이 존재한다. "현재, 나는 행복한가? 무엇으로 얼마만큼 행복한가?" 그렇다면 "누가 더 행복한가?"에 대해 어떤 답을 하겠는가? 이런 질문에 쉽게 답하기는 힘들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건 누가 더 행복하다고 하는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각자의 행복을 위해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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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친절한 죽음을 원한다 - 삶의 완성으로서의 좋은 죽음을 말하는 죽음학 수업
박중철 지음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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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라도 생존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죽음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가치의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메멘토 모리 - 죽음을 기억하라

p170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자주 접하게 된다. 삶은 나에게 하나뿐이기에 자신에게는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죽음에 대해서는 말하기를 꺼린다. 인간의 성장 발달 단계에 따라 노인은 죽음과 맞닿아 있지만, 그 앞에서는 더욱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태어나는 것은 내 선택이 아니라 의견을 말할 수는 없어도 죽음에 대해서는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는 있다. 그래서 간간히 장례식에 갈때, 어느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나서 "내 장례식은 이랬으면 좋겠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나는 친절한 죽음을 원한다>를 읽어 가면서 나에겐 '친절한 죽음'은 어떤 것일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동안 경험했던 죽음과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이뤄지고 있는 죽음에 대해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면서 더 생각이 많아진다. 자기 결정권의 측면에서 이런 이야기들이 자주 논의되었으면 좋겠다. 생명유지에만 집착하는 한국문화에서 벗어날때인것 같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우리가 생각하고 싶지 않아 고개를 돌렸던 '죽음'에 대해서 현재의 실태와 우리가 언젠간 맞이하게 될 죽음에 대해 드러내고 다양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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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친절한 죽음을 원한다 - 삶의 완성으로서의 좋은 죽음을 말하는 죽음학 수업
박중철 지음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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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할머니께서 독감으로 병원에 입원하셨을 때 온 가족은 비상 체제였다. 할머니 연세가 있으시니 혹시나 하는 걱정에 할머니의 건강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1인실에 입원해 계셨는데, 병원의 구조가 1인실로 가는 복도에 6인실 병실이 있었다. 병실문이 열려 있어서 지나가면서 병실에 계신 분들을 뵙곤 했는데, 문가에 누워 계셨던 어떤 할아버지가 늘 눈에 띄었다. 아마도 할머니 연배로 보였기에 마음이 쓰였던것 같다. 병원에 자주 들락거리다 보니 주워듣게된 그 할아버지의 이야기에 마음이 아팠다. 병원에 입원하신지 오래되셨고 코에 산소줄을 매고 계셨으며 의식이 있으실때가 거의 없으셨던 분이다. 처음에는 가족들도 자주 면회를 왔으나 긴병에는 장사가 없다고 시간과 함께 가족들도 지쳤던것 같다. 몇번의 고비는 있으셨다는데, 그때마다 좋은 의료 기술로 위기를 넘기셨고, 지금은 돌아가실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 형상이었다.


그 때 병원 복도를 오갈때 마다 스쳐지나가면서도 별별 생각이 다 들었던것 같다. 병원에서는 당연히 생명을 살려야하는 의무와 책임이 있다. 그런데, 누가봐도 마지막이시라는걸 알 수 있는 상황에서도 생명을 연장 시키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의식도 없이, 자신의 몸도 가누지 못하면서 생명만을 연장시킨다는 건 누구를 위한 것일까? 무엇이 옳다는 생각보단 만약에 내가 저런 상황이 된다면 저렇게 살고 싶지는 않을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물론, 먼 훗날의 일이라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생명은 누구에게나 소중하니까 말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책에 실린 여러 사건들을 보면서 연명의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요즘은 미리 위급 상황시 생명 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쓴다고 한다. 병원에서도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때 도움이 되겠고, 가족들도 마음 아프지만 본인의 의지를 따르는데 도움이 될 듯 하다.

잘 사는게 중요한 만큼 잘 죽는다는것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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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이라는 모험 - 미지의 타인과 낯선 무언가가 하나의 의미가 될 때
샤를 페팽 지음, 한수민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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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은 나를 내 자신으로부터 벗어나도록 인도하여

내가 하나의 미래와 하나의 세계에 진입할 수 있게 해주고,

내가 단순히 존재에만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다른 존재로 생성될 수 있게 해준다.

p265



만남이라는 건 어떤걸까? 만남은 참 신기하다. 지인들과 언제부터 친해졌을까를 떠올려보면 정확한 시점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냥 알고 지내다가 어느날, 어느 시점에선가 말이 통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급작스럽게 친해진 경우도 있고, 처음부터 마음이 맞아서 친해진 경우도 있다. 대면대면 했던 이들과 어느샌가 친해져서 서로 교류 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것은 정말 재미있는것 같다. 만남에 대해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저자의 글을 따라가며 만남과 그에 대한 철학적인 시각,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만나게 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프랑스어로 '만남'은 'la rencontre'는 '길에서 누군가와 부딪치는 일'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자 사람 인은 사람과 사람이 서로 기대 있는 모양을 의미한다고 한다. 혼자가 아닌 자신과 다른이와 함께 해야한다는 뜻에서 동양과 서양이 가진 '만남'의 의미에 담고 있는 본질은 비슷하단 생각이 든다. 자신과 타자(대상, 상대)에 대해 따로 논의된 바는 없으나 이미 바탕으로 깔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살면서 여러 형태의 만남을 갖게 된다. 이 세상에 태어나면서 필연적으로 갖게 되는 부모 - 자녀 의 만남. 사회적 교육을 시작하면서 갖게 되는 친구의 만남. 성장해서 사회인이 되면서 갖게 되는 직장, 이성 등의 여러 만남들이 있다. 우리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기에 만남에는 어떤 울림이 있고 의미가 있다. 그저 마주하거나 스쳐지나가는 것은 제외한다. 이렇게 타인과 만난다는건 어떤걸까? 철학자들은 자기들의 시선으로 만남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고, 우리도 영화나 소설등의 이야기를 통해서 만남에 대해 객관적으로 보게 되기도 한다.


어느 시에서 표현된 것처럼 한 사람이라는 우주가 다가오는 느낌의 만남도 있을 것이다. 어떠한 만남이든 우리는 만남을 통해서 자신을 알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면 꼭 빠지지 않고 불렀던 노래가 떠올랐다.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라는 가사의 노래다. 그 노래를 부를때면 친구들과의 만남이 계속되고 함께 한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곤 했다. 가사가 만남의 심오한 이치를 담고 있는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타자였던 친구들과의 사이를 생각하게 되었다. 서로 비슷한 성향이라 오래 만남이 계속되고 있다고 여겼는데, 서로의 시각으로 바라보며 비슷해지는 과정을 지나왔기에 서로 더 비슷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에 소개된 여러 철학자들의 시선을 통해서 만남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변증법적 이론에서 우리는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아닌 존재와 만나야만 한다.'(p.308)는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자신뿐만 아니라 타자라는 다른 존재가 필요하다. 우리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서로의 모습을 비춰준다. 서로의 차이에서 매력을 느끼기도 하고 다름으로 갈등하기도 한다. 우리는 그런 존재다. 만남이 더욱 소중해지며 기대가 된다.


'다른 사람과 함께 있지 않고 오로지 홀로 있다면 우리는 어떤 존재도 아니다.' (p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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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받은 특별한 선물 - 육필서명 필자, 강인섭 김광균 김광협 김구용 김동리 김문수 김민부 김승옥 김영태 김종길 김태규 김현 김현승 마광수 문덕수 문익환 박남수 박두진 박목월 박성룡 박종구 박화목 박희진 서정주 석용원 송상옥 송수남 신봉승 오규원 이경남 이상보 이승훈 이청준 이탄 이해인 임인수
박이도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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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좋은 시 읽으며 사는 것은

진정한 행복한 일입니다. (중략)

일년 내내 봄 같은 날 되십시요!

p127

시에 대한 답례로 이런 편지글을 받는 다면 기분이 어떨까? 글귀 하나하나에 글쓴이의 마음이 가득 담겨 있어 읽을 때마다 기분이 좋을 것 같다. 행복에 대해 자주 떠오리는 요즘. 좋은 시 읽으며 사는 것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비록 시는 잘 모르지만, 시에 들어있는 마음은 전달될테니 아름다운 시어를 접하며 마음도 곱게 가꾸고 싶다. 종이 한 장에 표현된 글들이 마음에 와 닿아서 수첩에 적어 놓았다. 한번씩 읽을때마다 마음이 포근해지는 것 같다.

평생을 문인으로 사신 노시인이 지인들과 교류하며 나눈 글들을 엮어 내셨다. 우리가 짐작하기에도 어려운 시절을 함께 보낸 이들의 마음이 담긴 글들이다. 소소한 일상을 전하기도 하고 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지금은 하늘나라 가신 분들이 대부분이라 다시 뵐 수 없다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교과서에서만 뵈었던 성함을 뵐 때면 새로운 기분이다. '아~이 분 이셨구나.' '이런 분들과 서로 교류를 하셨구나' 글자 속에만 있던 분들이 현실로 튀어나온 느낌이다. 실제로 우리와 같은 세상을 사셨고 그 삶을 글로 표현하신 이들 이란걸 새삼 알게 된다.

가장 놀랐던 한 분은 김민부 시인이시다. 중학생일때 음악시간에 [기다리는 마음]을 배우곤 한동안 입에서 맴돌던 가사가 시였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았다. 그때 시가 아름답다는걸 처음 느꼈던것 같다. 학교에서 배우는 시는 아름다움을 느끼기 전에 이미 분석해서 암기하고 시험을 대비해야 하는 어려운 언어였는데, 그 생각이 조금은 바뀌었던 시절이었다. 책을 통해서 김민부 시인에 대해 표현하신 문장을 읽으며 그 모습이 그려지는듯 해서 신기했다.

책의 마지막에 소개된 이해인 수녀님. 문학, 특히 시에 문외한이지만, 하루 하루가 힘들었던 어느날 이해인 수녀님의 시를 우연히 읽게 되었다. 화려한 문구도 없었고, 잔잔하면서 그저 일상 같은데, 그 가운데 느껴지는 따스한 마음 한자락에 위로를 받았다. 이해인 수녀님의 글과 그에 대한 글을 읽으며 아는 분을 만난것처럼 정말 반가웠다. 아마도 다른 분들도 책을 읽으며 좋아하는 시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게 되면 이렇게 반가울것 같다. 글에서 뵙는것과 다른 인간적인 면모를 보게 되는 것 같다.

오랜 세월 문인으로 지내시며 같은 시대를 살았던 문단의 여러 문객들과 나눈 글들을 사장시키지 않고 공개해 주셔서 감사하다. 책 속에서 만나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라 새로웠다. 대단하신 분들이 보내셨던 일상의 한 부분을 보게 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친필을 접하면서 더 생생하게 전달이 되고, 원고지 편지글에 묻어나는 문인의 향기를 느껴보기도 했다. 워낙 교류하신 세월이 길다보니 분실된것들도 있으시다고 한다. 한권의 책으로 엮어 후대를 위해 선물로 주심에 감사하다. 이 책을 읽는 우리에게도 특별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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