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받은 특별한 선물 - 육필서명 필자, 강인섭 김광균 김광협 김구용 김동리 김문수 김민부 김승옥 김영태 김종길 김태규 김현 김현승 마광수 문덕수 문익환 박남수 박두진 박목월 박성룡 박종구 박화목 박희진 서정주 석용원 송상옥 송수남 신봉승 오규원 이경남 이상보 이승훈 이청준 이탄 이해인 임인수
박이도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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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좋은 시 읽으며 사는 것은

진정한 행복한 일입니다. (중략)

일년 내내 봄 같은 날 되십시요!

p127

시에 대한 답례로 이런 편지글을 받는 다면 기분이 어떨까? 글귀 하나하나에 글쓴이의 마음이 가득 담겨 있어 읽을 때마다 기분이 좋을 것 같다. 행복에 대해 자주 떠오리는 요즘. 좋은 시 읽으며 사는 것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비록 시는 잘 모르지만, 시에 들어있는 마음은 전달될테니 아름다운 시어를 접하며 마음도 곱게 가꾸고 싶다. 종이 한 장에 표현된 글들이 마음에 와 닿아서 수첩에 적어 놓았다. 한번씩 읽을때마다 마음이 포근해지는 것 같다.

평생을 문인으로 사신 노시인이 지인들과 교류하며 나눈 글들을 엮어 내셨다. 우리가 짐작하기에도 어려운 시절을 함께 보낸 이들의 마음이 담긴 글들이다. 소소한 일상을 전하기도 하고 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지금은 하늘나라 가신 분들이 대부분이라 다시 뵐 수 없다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교과서에서만 뵈었던 성함을 뵐 때면 새로운 기분이다. '아~이 분 이셨구나.' '이런 분들과 서로 교류를 하셨구나' 글자 속에만 있던 분들이 현실로 튀어나온 느낌이다. 실제로 우리와 같은 세상을 사셨고 그 삶을 글로 표현하신 이들 이란걸 새삼 알게 된다.

가장 놀랐던 한 분은 김민부 시인이시다. 중학생일때 음악시간에 [기다리는 마음]을 배우곤 한동안 입에서 맴돌던 가사가 시였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았다. 그때 시가 아름답다는걸 처음 느꼈던것 같다. 학교에서 배우는 시는 아름다움을 느끼기 전에 이미 분석해서 암기하고 시험을 대비해야 하는 어려운 언어였는데, 그 생각이 조금은 바뀌었던 시절이었다. 책을 통해서 김민부 시인에 대해 표현하신 문장을 읽으며 그 모습이 그려지는듯 해서 신기했다.

책의 마지막에 소개된 이해인 수녀님. 문학, 특히 시에 문외한이지만, 하루 하루가 힘들었던 어느날 이해인 수녀님의 시를 우연히 읽게 되었다. 화려한 문구도 없었고, 잔잔하면서 그저 일상 같은데, 그 가운데 느껴지는 따스한 마음 한자락에 위로를 받았다. 이해인 수녀님의 글과 그에 대한 글을 읽으며 아는 분을 만난것처럼 정말 반가웠다. 아마도 다른 분들도 책을 읽으며 좋아하는 시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게 되면 이렇게 반가울것 같다. 글에서 뵙는것과 다른 인간적인 면모를 보게 되는 것 같다.

오랜 세월 문인으로 지내시며 같은 시대를 살았던 문단의 여러 문객들과 나눈 글들을 사장시키지 않고 공개해 주셔서 감사하다. 책 속에서 만나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라 새로웠다. 대단하신 분들이 보내셨던 일상의 한 부분을 보게 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친필을 접하면서 더 생생하게 전달이 되고, 원고지 편지글에 묻어나는 문인의 향기를 느껴보기도 했다. 워낙 교류하신 세월이 길다보니 분실된것들도 있으시다고 한다. 한권의 책으로 엮어 후대를 위해 선물로 주심에 감사하다. 이 책을 읽는 우리에게도 특별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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