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와 그녀 2
난바 아츠코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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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만화의 구도에는 결국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그 구도를 벗어나버리면 순정만화가 아니게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그남자 그여자] 아닐까(분명히 순정물이긴 하지만 뒤로 갈수록 뭐랄까...--;; 라는 느낌). 결국 같은 상품을 팔아야 한다면 그 수단은 그것을 어떻게 잘 포장하고 잘 광고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것은 때로는 캐릭터이기도 하고, 사건이기도 하며, 감정의 묘사이기도 하다. 바로 여기에서 작가의 역량이 결정된다.
[선배와 그녀]는 작가의 역량을 확연하게 증명해 보인 작품이다. 반했다는 사실을 단 몇 페이지 안에서 압축시켜야 하는 감정의 흐름 -이것을 제대로 못 하는 작가도 부지기수다- 을 난바 아츠코는 자기부정과 재부정으로 해낸다. 여기에 이어 2권이라는 공간 안에서 삼각관계를 깔끔하게 종식시켰다는 것 역시 뛰어난 실력을 내보인다. 작가 난바 아츠코는 신인이라지만, 이런 신인의 등장은 크게 환영할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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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게 될 사람 - 단편
타카하시 신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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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서점에 갔다가 타카하시 신 특유의 그림체를 발견하고는 결국 차비를 톡톡 털었던 책. 나 그날 어떻게 집에 왔더라...? 타카하시 신의 단편 모음집으로, 타카하시 신의 작품다운 작품으로 가득한 선물상자나 다름없다. 손바닥 안에 들어올 만큼 조그맣고, 화려하지도 고급스럽지도 않은 것. 그 안에 가득한 것은 반짝거리는 보석이 아니라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 그런 사소한 것. 여름의 태양, 기분 좋은 땀방울을 씻어내리는 맑은 빗줄기, 귓가를 스치는 청량한 바람. 뚜껑을 여는 순간 그런 것들이 확 퍼져나오는 선물상자인 것이다. 나 자신에게 건네준 선물 중에서 이토록 감동적이었던 것을, 나는 아직까지 만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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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인형 괴담 4
타카다 유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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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2권에서 이제 끝나는 건가 싶었건만(...) 이런 식으로 이어간다면 옴니버스의 장점인 무한작품연재가 가능할 듯도 하건만 이렇게 빨리 끝내는 건 인기가 없는 걸까, 작가가 질린 걸까. 일반적으로는 작가가 아무리 질렸대도 인기 있으면 무한히 나오게 돼 있지만, 이 만화가는 ‘자그마치’ 타카다 유조란 말이다. 질렸으면 자기 맘대로 때려칠 인간이다... 하기사 사람이 죽었는데 사실은 인형이래~ 라는 원패턴을 계속 우려먹고 있으니 작가가 질리든 독자가 질리든 둘 중 하나는 확실할지도. 그래도 키쿠 아씨가 갈수록 멋져져서 행복한 권. 5권이면 양이 얼마 안 되니 전권 소장해도 별 문제는 없을 듯하다. (아이실드 사 모으다 때려친 인간이 여기 한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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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전설 탐정파일 3 - 메리
에스토 사카에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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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처음부터 예상은 했지만 추리물의 탈을 벗어던지고 초능력 배틀로 전환. ‘나쁘지는 않은 정도’로 이야기가 이어져간다. 하지만 머리가 가로로 수박따듯(?) 잘려나간 메이드 아가씨는 상당히... 애초에 괴담물이었고, 애초에 제목부터가 어번 레전드 - 도시전설에 관한 것이었으니만큼 대충 예측한 대로였지만 지나치게 예상한대로 사람을 끌고가도 좀 슬퍼진다.
아, 그러던 와중에도 갑자기 팍 튀어 준 건 상당히 좋았다. 엄청 놀랄 장면이 하나 숨어있다. 궁금한 사람은 사서 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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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가 바꾼 세계 - 신대륙 발견 이후 세계를 변화시킨 흥미로운 교환의 역사
앨프리드 W. 크로스비 지음, 김기윤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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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대체역사물에 미쳐 지내던 시기에, ‘아메리카 대륙이 발견되지 않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하는 생각을 한 일이 있다.
매독이나 담배는 전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감자도 전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감자가 전래된 이후 유럼의 빈민층에게 감자가 얼마나 중요한 식량이었던가. 마름병으로 감자가 절멸 수준까지 흉작이었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굶주림을 피해 고향을 떠나야 했었던가. 그렇다면, 이 위대한 구황작물이 없었다면 얼마나 많은 유럽인들이 생명을 잇지 못했을까?
아메리카 대륙이 없다면 미국이 건국될 리 없고, 미국이 없는데 미국 독립전쟁이 벌어질 리 없다. 그렇다면 프랑스가 독립전쟁에 참전할 리 없고 그 대책없는 군비 소요도 없었으며 시민들의 불만도 없고 프랑스 대혁명도 없었을지도? 그럼 나폴레옹의 등장도 없고 자유평등박애 정신이 확산되지도 않았을 것이며 각 민족의 독립의식 고취도 없고 유럽의 민주화는 크게 늦어지지 않았을까. 남미와 동남아시아에의 제국주의적 침탈도 없고 일본의 개항도 없고 알래스카는 여전히 러시아 땅이며 2차대전은 독일의 승리일 것이고...
이렇게 아무런 근거도 적합성도 없이 무한히 뻗어나가던 망상과는 조금 다른 방향이지만, 이 책 [콜럼버스가 바꾼 세계 ]은 꽤나 흥미 깊은 방식으로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이라는 역사적 사건의 중요성을 논하고 있다. 역사의 작은 실개천에서 물장구를 즐기는 즐거움을 아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접해도 후회하지는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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