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우면 떠나라 - Nova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이별 스크랩
박성빈 글.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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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실이 끊어진 뒤 훌쩍 여행을 떠나, 그 길의 이야기들을 자신의 일기장에 쓰듯이 블로그에 올림으로써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는 남자.
나는 그 사람을 모른다.
내가 그 사람을 만난 것은 이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이었다. 알지 못했던 사람은 책을 통해 아는 사람이 되었고, 실연이라는 이름의 고통스럽고 슬프면서도 토해낼 수 없는 - 그저 새어나올 뿐인 알지 못했던 감정은 피상적으로나마 아는 감정이 되었다.
그저 보기에는 아름다운 유럽의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이지만 그 속에 담긴 감정을 알고 다시 보면 쓸쓸한 도로와 자연으로 이루어진 사진들과, 그저 읽으면 세상 어디에서나 입 가진 사람이라면 늘어놓을 수 있는 켸켸묵기까지 한 감상이며 생각들은 ‘알고 난’ 뒤에는 가장 무거움 감정의 무게를 실은 - 마치 대리석에 새겨진 빗글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책이란 것은 좋은 것이다. 알지 못했던 사람, 알지 못하는 감정을 알게 해 준다는 점에서.
나는 책을 읽을 수 있어 행복하다. 이런 책이 있음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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