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각기동대 -상
시로 마사무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9년 7월
평점 :
품절


였던가? 이런 분위기의 대사였을 것이다. 이 문장으로 시작한 시대의 걸작, [공각기동대]. 심지어는 [매트릭스]까지 영향을 주었다고 일컬어지는(1편만. 2,3편은 그냥 액션물) 이 애니메이션은 오시이 마모루의 실력이 120% 드러나 있기는 하지만 그 기본틀을 잡은 것은 시로 마사무네의 만화 [공각기동대]이다.
국가의 의지에 의해 국가에 손해가 되는 인물을 제거하는 국가조직 공안 9과. 그리고 공안 9과의 에이스 쿠사나기 모토코 소령. 그녀의 육체는 전투용으로 설계된 ‘의체’이다. 그녀의 티타늄 두개골 안에 든 것은 ‘인간’의 두뇌이다. 그러기에 그녀는 인권을 인정받으며, 인간으로 대우받는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 든 것은 인간의 뇌세포일까. 내 육체를 지배하는 것은 고스트=자율의지=‘영혼’일까. 과연 공안의 비품인 여성형 사무보조 안드로이드와 자신의 차이는 무엇인가. 스스로의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프로그램 ‘인형사’와 자신의 차이는 무엇인가. 과연 이 껍질-shell 속에 ghost-영혼은 있는가.
이런 철학적이고 사변적인 의문 사이사이에 끼워진 것은 ‘이것은 미래다!’라고 외치는 사소한 소품, 사소한 사건들. 범접할 수 없을 정도의 미래를 그려내기는 쉽다. 이미 기억에 없는 과거를 묘사하기도 쉽다. 현실이 아닌 판타지를 표현하기도 쉽다. 하지만 현실과 밀접하게 이어져 있으면서도 무엇이 어떻게 발전할 지 예측할 수 없는 근미래를 이토록 실감나게 그려낼 수 있음은, 놀랍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시로 마사무네의 작품을 찾아보기 힘들다. 슬픈 일이다.
책을 꺼내보았는데, 이런 대사였다.
[기업 네트워크가 지구를 뒤덮고 전자가 보편화되어도 국가나 민족이 사라져버릴 정도로는 정보화되지 않은 가까운 미래-]
하지만 애니메이션에서 보았던 저 위쪽 대사가 더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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