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야당 딸들 복간본 1
유치 야요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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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야당은 교토에 자리잡은 전통 과자점이다. 17대 370년을 이어온, 교토에서는 ‘평범한’ 과자점으로 17대 여주인이 이어받은 이후 전시와 관광객에 대한 판매 등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370년의 역사를 짊어지고 걷는, 그런 ‘역사’ 그 자체다. 그리고 [후쿠야당 딸들]은 그런 후쿠야당에 태어난 세 자매가 살아가는 이야기.

착하고 다소곳하며 꼼꼼한 장녀, 막무가내고 반항적인 차녀, 아직 세상물정 모르는 막내. 그러나 사실은 착한 아이가 되기 위해 감정을 죽이고 꿈을 버리고 그저 발치만을 내려다보며 이끄는대로 레일 위를 걸어온 맏이와 완벽한 언니의 모습에 짓눌려 반항하는 것으로밖에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는 동생, 그리고 맹목적인 사랑의 울타리를 벗어나 스스로를 깨달아가는 막내라는 세 자녀가 아수라장 난장판을 거치며 어른이 되고, 역사를 이루어가는 이야기라고 하겠다.

그리고 그녀들은, 역사를 이어간다. 17대는 18대가 되고 370년은 380년이 된다. 어머니가 정해준 레일을 벗어나려 하던 딸은 어머니가 되어서는 자신의 딸에게 레일을 깔아주고, 언니보다 관심을 끌고 싶어서 말썽을 부리던 딸은 어머니가 되어 관심을 가져 달라는 둘째딸의 말썽을 야단친다. 그리고 그 아이들은, 역사를 만들어간다. 그렇게 역사는 흐른다.

우리 역사는 반만년이란다. 그런데 왜 우리에게는 이런 만화가 없을까. 만화가 없기 때문일까, 전통을 소중히 여기지 않기 때문일까.

아니면 설마, 전통이란 게 아예 없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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