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 콤플렉스
츠다 미키요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00년 12월
평점 :
품절


츠다 미키요씨는 내가 아주 좋아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그리고, 내가 가장 처음 접한 동인녀이기도 하다(그때는 동인이 뭔지도 잘 몰랐었지... 그렇게 생각하면 날 이 세계에 빠트린 대악당일지도). 캐릭터 특성도 그림체도 아주 좋아해서, [패밀리 콤플렉스]는 수많은 츠다 미키요 작품들 중에서도 무척이나 아끼는 작품이다.

아버지, 어머니, 사내아이 둘, 여자아이 둘의 대가족인 사카모토 가. 지나치게 화기애애한 이 가족 속에서 차남 아키라는 위화감을 느끼고 있다. 그 위화감이란, “다른 가족들은 전부 예쁘게 생겼는데 자신만 평범한 외모라는 것.” 뭐 화면상으로야 아키라가 더 귀여운 맛도 있습니다만... 츠다 미키요는 ‘안 예쁜’ 사람은 아예 못 그리는 듯하다. 요시나가 후미를 본받아라! 어쨌건 작품 안에서 보기에는, 문학청년풍의 미청년인 나빠, 미소녀로 오인받는 엄마, 사나이다운 사나이 형, 여자들이 환장하고(...) 따라다니는 누나, 인형처럼 귀여운 여동생 사이에서, 아키라면 수수한 얼굴이란다.

...라는, 정상적인 집안에서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고뇌에 빠진 소년의 이야기.

내용 자체는 별다를 것 없고, 어차피 1권짜리 단편이라 이 여섯 명을 하나하나 소개하는 걸로 끝나버리는, 이야기의 도입부 같은 느낌이지만 그 도입부가 꽤나 재미있다. 사실 초기작답게 컷 분할이나 캐릭터의 감정 표현, 시선방향 등에서 빈틈이 크게 보이는 것이 아주 신경쓰이기는 하지만 참고 볼만한 가치가 있다.

그리고 이 단편의 캐릭터들은 [프린세스 프린세스]에 그대로 등장하니 기뻐해도 좋으리라. [프린세스 프린세스]에서는 ‘신성 하루미 왕국’의 2대인 아키라(그래, [패밀리 콤플렉스]의 주인공 아키라 말이다)가 주요 캐릭터로 등장하는 정도이고 사카모토 가에 놀러갔을 때 가족들 전원이 한번씩 얼굴만 내민 선이지만, 언제쯤 여동생 후유키가 등장해주지 않을까 한다. ‘인형같은 여자아이’가 자기혁명을 한 끝에 도달한 곳은... 그러고보니 친구 잘못만나 연애는 물건너 간 쇼코도 있군.

아, 꼭 겉표지를 벗겨 볼 것. 츠다 미키요 작품은 그 밑의 책 표지에 흑백만화가 앞뒤로 한장씩 더 있다. 모든 작품이 다 그러니, 까먹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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