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휴일 1
나가하라 마리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연애 휴일, 한마디로 애인없는 2천일을 바라보고 있는 28세 아가씨. 슬픈 일이지만 나도 거의 근접해 있다. 여자도 아닌 내가 이 만화에 공감을 느낀 것은 나이를 먹었기 때문일까… 아직도 여전히 [후르츠 바스켓] 같은 하이틴 청춘 로맨스에도 공감을 느끼고, 심지어는 [엑셀 사가]에도 공감을 느껴 버리기는 하지만, 어릴 때는 [시마과장]은 이해를 못 했었거든. 지금은 이해가 된다. 아, 사실 아직 [황혼유성군]은 못 이해하겠다. 고로 아직 난 젊은 게야(먼산).
고등학교 때 선생님께서 해 주신 말이 있다. 20대는 순수, 30대는 열정, 40대는 패기, 50대는 노련미로 살아가는 게 남자라고. 10대는? "젖비린내지 뭐." 라시던 멋진 분이셨다. 20대까지는 아직도 순수한 나이라는 뜻일까… 30세를 앞둔 나이라는 것은 이제 순수의 시대를 벗어나 열정적으로 살아갈, 어린 시절의 감성을 가진 채 어른으로서 자신의 인생을 책임져야 하는 나이인 것이다. 차라리 고3으로 돌려보내줘. 고3이 놀 자유도 아플 자유도 없는 다소(?) 불운한 종족이라면, 30대를 앞둔 우리들은 놀 자유도 아플 자유도 있는 심히(?) 불운한 종족이란 말이다. 그 때는 몰랐지만, 그 때는 차라리 행복했었다. [소소한 휴일]의 주인공 호노카는 그런 나이의 머뭇거림을 소소하고 불명확하고 어슴프레하게 드러내고 있다. '어린' 것들에게는 비추천. 그림도 내용도 민숭민숭하다. 하지만 나이가 된 사람들에게는 효과가 상당히 큰데, 일에 지쳐가는 저 나이의 리얼한 묘사와 자연스레 형성될 수밖에 없는 공감대의 효과가 상당히 강렬해 왠지 독자의 미래가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비참하다). 이대로 가면 나도 저 나이에는 천덕꾸러기 아들이 될 수밖에 없을 듯한데… 35세까지 공부만 할 계획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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