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그젝션 Exaxxion 6
소노다 켄이치 지음 / 세주문화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왜 지구를 정복하는가? 굳이 말하자면, '그게 이익이 되니까' 일 것이다. 힘들여 점령해도 얻는 게 없다면 점령할 필요가 없겠지. 그렇다면 점령 과정에서도 사회 간접자본의 파괴나 노동력인 인류의 감소는 최대한 피해야만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향에서 생각하는 픽션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 끝난 다음은 어떻게 할지 생각도 없이 일단 때려 부수고 보는 작품들인데, 이것만은 틀리다. 10년 전에 슬그머니 다가와 조약을 맺고 기술 원조를 하여 생산성을 발달시키고 정부 계층에 친 레오팔드파를 침투시키며 특히 무기체계에 오버테크놀로지를 제공한 뒤 단번에 펑. 이렇게 조직적인 저항을 제거하고 아무 피해 없이 전 지구를 손에 넣은 후, 무단공포정치와 정보 조작을 통해 저항의지를 약화시키고 차근차근 도축해 간다. 일단 1차 식민행성 이민단을 5천만으로 상정하고 노동력 이외의 유휴인간은 반란조직의 공격으로 위장해 청소하고 건강검진을 핑계로 체포해 식량으로 가공, 그걸 그대로 피난민에게 제공해 대중에 대한 감정 조작을 실시하며 모든 불만은 '비이성적이고 무의미하며 무모한 반 레오팔드 조직'에게 떠넘긴다. 이렇게 이상적인 정복이 있는가.
재수없이도 로스트 테크놀로지를 가진 정체불명의 저항조직이 등장해 그대~로 역정보조작을 먹이는지라 엄청 생고생을 하고는 있지만 여기서도 가장 걱정하는 것은 저항조직에게 밀려나는 게 아니라 '무단통치와 군정에 의해 식민지 운용비용이 증가하여 경제적 가치가 없는 B급 식민행성으로 낙인찍히는 것.' (먼산) 한편 이 정체불명의 저항조직은 사실 저항조직이 아니라 이 기회를 틈타 지구 정복을 목적으로 하는 진정한 악의 조직으로(남산), 이그젝션이라는 초 거대로봇으로 레오팔드의 병기들을 청소하고 그 와중에 생긴 민간인 피해는 몽땅 레오팔드와 자치정부에 떠넘긴다. 현재 식민성 장관과의 비밀회담으로 레오팔드 본성과의 연결을 끊고 서로 협력하여 이쪽은 지구인의 일인자 자리를, 식민성 장관한테는 지구 거주 레오팔드인의 일인자 자리를 서로 나눠 먹는다는 계획을 세우는 듯하다. 뭐 그러면서도 서로 뒤통수 때리려고 정신이 없으니, 역시 지구정복쯤 가려면 이 정도는 머리가 굴러야 하는 것일까나.
세주. 다음 권이 최종권인데 안 내놓을 셈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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